조기진단에 생존율 달린 폐동맥고혈압, “약제 도입‧급여 간절”

2024-07-20 05:41:46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 질병코드‧폐동맥고혈압 전문센터 필요”


폐동맥고혈압 치료를 위한 약제 도입 및 급여 기준 보완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제언과 함께,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 질병코드를 생성하고 폐동맥고혈압 전문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 등장했다. 

대한폐고혈압학회가 19일부터 20일까지 양일간 개최되는 제9회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 및 제4회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PH Korea 2024 with 4th EASOPH)를 기념해 19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학회의 국내 폐고혈압 생존율 향상을 위한 노력과, 의사-정부-환자간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들이 공유됐다.

폐고혈압은 전 세계 인구의 1%에서 여러 원인에 의해서 생기는 난치성 질환으로, 국내에는 약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또 폐고혈압의 한 종류(WHO 분류상 5개군 중 1군)인 폐동맥고혈압은 약 6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폐동맥고혈압의 국내 5년 생존율은 약 72%, 평균 생존기간은 13.1년으로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된 편이지만 일본 등 선진국의 폐동맥고혈압 생존율이 85% 이상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아직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폐고혈압학회 김대희 정책이사(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국내 폐고혈압 극복을 위한 정책’을 주제로 신규 약제 도입: 건강보험 급여, 전문센터 설립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김대희 정책이사는 “해외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치료제들이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고 있다. 국내 도입 및 사용 시 그간 증상조절에 그쳤던 국내 폐동맥고혈압 치료 옵션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규 약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폐동맥고혈압의 전문치료제로는 △엔도텔린 경로 표적치료제 (암브리센탄, 보센탄, 마시텐탄) △PDE5 억제제 (실데나필, 타다라필, 리오시구앗) △프로스타사이클린 경로 표적치료제 (셀렉시팍, 에포프로스테놀, 트레프로스티닐, 일로프로스트, 베라프로스트) 등이 있는데 김 정책이사는 이러한 약제를 2~3가지로 조합해 사용하는 것이 치료의 근간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가이드라인은 처음부터 병합요법을 쓰도록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2022년 2월 개정 고시에 따르면 ‘순차적 병합 요법’만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초기 병합요법이 보험지원되고 있지 않아, 여러가지 기준 만족 시 3개월 단위로 병합요법을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폐고혈압 약제 급여 및 처방현황 문제점은 △고위험 환자 초기 3제병합요법 불가 △초기 병합요법 급여 불가뿐만이 아니었다. 

김 정책이사는 △고위험 환자에서 사용되는 프로스타사이클린 경로 표적치료제 ‘에포프로스테놀’ 부재 △고위험 환자에서 사용되는 프로스타사이클린 경로 표적치료제 ‘에포프로스테놀’ 부재 △고위험 환자 △PDE5 억제제 중 실데나필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특히 PDE5 억제제 중 ‘타달라필’은 국내 허가조차 안 돼있고, ‘리오시구앗’은 급여를 받지 못해 시장에서 거의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더해졌다.

이외에도 김 정책이사는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은 질병코드조차 잡혀있지 않으며, 질병코드가 없어서 집계도 불가능하다. 환우회 등 여러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170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나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정책이사는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에 대한 질병코드가 잡히도록 하고, 희귀질환 지정 및 산정특례 지정으로 진료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학회에서 정책적인 여러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정책이사는 폐동맥고혈압 전문 센터 설립을 강조하며 “국내에는 폐고혈압 전문처방센터는 고사하고 다학제팀을 갖춘 병원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라 정부의 관심이 간절하다. 전문센터냐 아니냐에 따라 환자의 생존율이 극명하게 차이난다는 내용은 이미 많이 보고돼왔다.”고 강조했다. 

환자 발굴을 위해서는 약제 도입 및 급여만큼이나 국민들의 질환에 대한 인식 향상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때문에 학회는 폐고혈압 질환 인식 향상을 위해 대국민 ‘폐,미리(Family) 희망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캠페인 이름에는 “폐(고혈압), 미리 발견하면 치료 희망 가득해요”라는 뜻이 담겨있다. 

페,미리 희망캠페인은 △폐고혈압 조기진단과 전문 치료의 중요성 알리기 △표준화된 교육자료의 제작과 배포를 통해 일반 환자, 가족들 대상 질환의 이해도와 접근성 향상 △미디어를 통한 올바른 질환 정보, 조기발견과 적기 치료의 중요성 강조 등을 목적으로 2017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김경희 홍보이사(인천세종병원 심장내과)는 “폐고혈압은 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10년 이상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홍보이사는 “캠페인 사업의 일환으로 의료진 대상 폐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교육 자료 등을 개발해 배포, 교육하고 있으며, 환자들 또한 폐고혈압의 종상 등 질환의 이해도를 높이고 적합한 병원에 방문할 수 있도록 대국민 교육 영상을 제작, 학회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학회는 질환에 대한 정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캠페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폐고혈압학회 정욱진 회장(길병원 심장내과)은 난치성 질환인 폐고혈압의 근본적인 극복을 위해 ‘전주기 정밀의학을 활용한 폐고혈압 극복 프로젝트’(OPUS-K)를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OPUS-K 프로젝트는 국내 폐고혈압 진료지침 준수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 폐고혈압 생존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회의 핵심 중장기 프로젝트다. 

정욱진 회장은 “OPUS-K 프로젝트를 통해 진단 바이오마커 및 치료표적 발굴 중개연구, 정밀의학 국제협력체계 구축, 근거 창출을 위한 무작위 임상연구, 진료지침 준수율 향상 이행연구 등 크게 가지 과제를 수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 뒤쳐진 난치성 폐고혈압의 5년 생존율을 95% 이상, 특히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 10%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전 세계적인 수준에 못 미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국내의 경우, 현재 폐동맥고혈압은 조기에 진단받으면 70% 이상의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 및 관리의 전문성을 강화를 위해 (가칭) OPUS-K에 대한 K-ARPA-H 등 정부의 중장기 연구 프로젝트에서 주제 선정과 지속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폐고혈압학회 김기범 학술이사(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가 이번 학술대회에 대해 소개했다.

김기범 학술이사에 따르면 제4회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와 동시 개최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폐고혈압, 미리 알고, 제대로 치료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라는 주제 아래 열렸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대만 아시아 4개국 포함 21개국의 전문가 5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학술이사는 “심장내과, 소아과, 류마티스내과, 호흡기내과 등 여러 분야 의료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학제 치료를 논하는 협력의 장으로, 대한혈관학회(KOVAS) 및 대한심부전학회(KSH)와의 공동 세션도 마련해 폐고혈압 극복 방법, 최신 치료 등을 다각도로 고민했다”고 이번 학술대회의 의미를 전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 저작권자 © Medifo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본 기사내용의 모든 저작권은 메디포뉴스에 있습니다.

메디포뉴스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416 운기빌딩6층 (우편번호 :06224)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아 00131, 발행연월일:2004.12.1, 등록연월일: 2005.11.11, 발행•편집인: 진 호, 청소년보호책임자: 김권식 Tel 대표번호.(02) 929-9966, Fax 02)929-4151, E-mail medifonews@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