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사제도 운영에 중요한 ‘전문약사의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칙(안)’이 이달 말에 확정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성공적인 전문약사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수련 교육기관 인증 기준 등을 빠르게 보완·마련해야 한다는 지적 등도 제기됐다.
6월 17일 오후 2시 코엑스 컨벤션센터 3층 오디토리움에서 ‘2023년도 한국병원약사회 춘계학술대회’가 “전문약사, 환자안전에 한걸음 더”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민명숙 한국병원약사회 전문약사운영단 단장은 올해 4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가 자격의 전문약사제도는 아직까지도 실질적인 운영에 필요한 규칙이 일부 확정되지 않는 등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보건복지부령인 ‘전문약사의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칙(안)’이 대통령령과 함께 올해 초에 입법이 예고됐었으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재입법 예고됐고, 4월 14일부터 5월 24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민 단장은 “다행스럽게도 최근 전문약사제도에 대한 의견 수렴이 끝나 빠르면 이번달인 6월 말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후 학술대회 세션과 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국가 전문약사제도 세부 시행방안’에 대한 진행 상황 등이 보고됐다.
◆전문약사 자격 인정 및 전문과목
민 단장은 2020년 4월 약사 업무의 전문화를 통해서 보건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약사법 개정이 이뤄졌음을 설명하며, 이에 따라 올해부터 전문약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 인정을 받을 수 있음을 안내했다.
이어서 전문약사의 전문과목으로는 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 감염, 장기이식, 정맥영양, 종양, 중환자 등을 소개했으며, 이외에도 보건복지부령으로 ‘통합약물관리’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보건복지부령이 추진되고 있음을 전했다.
다만, 민 단장은 기존의 써왔던 ‘악료’라는 원칙이 빠지게 됐으며, 최근 떠오르고 있는 빅데이터와 AI 등과 관련된 ‘의학정보’가 전문과목에 제외됐음을 전하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전문약사 교육과정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전문약사 교육과정과 관련해 살펴보면, 전문약사가 되려면 전문약사 자격시험을 봐야만 하며, 전문약사 자격시험 응시하는 사람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수련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전문과목별 교육과정을 1년 또는 일정 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또, 전문약사 교육과정은 실무경력 인정기관에서 3년 이상 약사로 종사한 경력이 있는 사람만 신청할 수 있으며, 시험 공시일을 기준으로 직전 5년 이내에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민 단장은 “아직 보건복지부령이 마련되지 않아 전문약사 수련교육기관이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라도 빠르게 수련교육기관을 확정해 각 약사들의 실무경력 인정 및 1년간의 교육과정을 갖춘다면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전문약사 자격시험 응시자격 특례
이와 함께 그동안 병원약사회에서 13번의 시험을 통해 배출한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한 1646명을 위한 ‘전문약사 자격시험 응시자격 특례’에 대한 안내도 진행됐다.
해당 안내에 따르면 대통령령 시행 전 한국병원약사회로부터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 중 전문약사 자격시험 응시일 기준 직전 5년 이내에 의료기관에서 해당 전문과목 분야에 1년 이상 종사한 사람은 실무경력 및 수련 교육 요건을 미충족하더라도 대통령령 시행일로부터 3년간 전문약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즉, 병원약사회를 통해 전문약사 자격을 기취득한 1646명에 해당하는 사람들 중 의료기관에서 취득한 자격증과 관련된 전문과목 경력 1년을 2026년 4월까지 증빙하면 실무경력기간 또는 수련교육기간을 갖추지 않아도 전문약사 자격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셈이다.
◆전문약사 수련교육 및 실무경력 인정 기관 조건
민 단장은 전문약사 수련 교육기관에 대해 발표했다.
민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전문약사 수련 교육기관은 각 전문약사 전문과목 분야에 대해 수련체계 등 일정한 조건을 갖춘 병원, 종합병원, 약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기관·단체 중 환자약물관리, 연구, 교육, 리더십 등 전문과목별 직무역량 및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해 평가결과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관이다.
이중 병원은 병원급 의료기관 중에서도 병원과 종합병원만 해당하며, 해당 병원급 의료기관의 약사들은 내분비·노인·소아·심혈관·감염·장기이식·정맥영양·종양·중환자 등의 9개 과목으로 한정해 받을 수 있다.
이어 지역 약국의 약사들의 경우에는 약국 또는 보건복지부가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 제공 능력이 있다고 인정하는 기관·단체을 통해 통합 약물 관리 전문과목 한정으로 수련교육을 받을 수 있다.
민 단장은 “위 부분에 대해 보건복지부령 공포 3년이 경과한 시점으로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하여 3년 동안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무경력 인정기관으로는 병원급 의료기관과 군보건의료기관 및 약국 등이 포함됐다. 군 보건의료기관의 경우 병원약사들이 지원할 수 있는 전문 과목에 한정해 추가됐다.
다만,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은 실무경력 인정기관에서 제외됐는데, 그 이유는 업무분야가 한정적이고 전문과목과 연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무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는 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이 끝이다.
◆전문약사 자격시험의 응시·시행 절차
자격시험의 주기는 매년 1회 이상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인력 수급 상황에 따라서 특정 전문 과목에 대한 시험이 치러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합격 기준은 총점 60% 이상이다.
이외에도 자격시험 실시 안내 방법과 자격시험 응시원서 서식, 응시수수료의 납부 의무 및 결정 방식과 반환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전문약사제도 시행에 따른 제언
국가전문약사제도 시행에 따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첫째로 민 단장은 “전문약사 수련 교육기관을 지정하기에 앞서 수련 교육기관을 인증하는 기관을 우선적으로 지정돼야만 6월 말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전문약사의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칙이 확정된 이후 각 병원들이 기준들을 마련 및 충족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수련 교육기관은 직무 역량이나 업무 수행 능력 등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서 각각의 전문 과목에 대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수련 교육환경 ▲교육 프로그램 ▲교육자 기준 및 충족 여부 등에 대한 기준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민 단장은 “앞으로 전문약사를 취득할 생각이 있는 약사들 중 특례에 따라서 실무경력이 3년 이상 충족되는 약사들이 당장 앞으로의 1년 동안의 수련 교육기관에서의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각의 약사들이 담당하는 업무 특성을 비롯해 병원마다 업무 환경과 수요 등이 다르므로 교육과 업무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며, 전문약사 자격시험 실시·관리기관의 경우 전문약사 자격시험 운영위원회와 출제위원회 구성 등도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2026년 4월 이전에 전문약사 자격 유효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사람들을 위한 재인증도 진행된다.
민 단장은 “현재의 전문약사 자격은 민간 자격이지만, 자격이 유효한 자에 대해서 시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병원약사회에서는 전문약사 첫 시험이 진행되기 전에 올해 안에 재인증을 일괄 진행할 생각으로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올해부터 전문약사 자격시험 응시자격 특례기간이 적용되는 만큼, 최소 올해 12월에는 1차 국가 전문약사 자격시험이 진행돼야 전문약사 자격 기취득자들이 총 3번의 기회를 활용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라고 첨언했다.
아울러 민 단장은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이번에는 빠져있는 전문과목에 의학정보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조언과 함께 전문약사 인력 기준과 수가 마련을 위해서는 전문약사와 관련된 연구들이 많이 진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