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 청소년 주요 증상은 도둑질·중도 포기?

2023-05-16 09:00:51

온라인 도박 중독 청소년…우울증·고립성 ↑

온라인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오프라인 보다 3배 더 강하게 중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백지현·정유숙 교수, 한림대의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윤혜 교수 연구팀이 2018년 기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도박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 561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노출 경로에 따른 청소년 도박 주요 증상’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참여 중인 활동을 불참하거나 중도 포기함 ▲도박 안하는 친구들과는 어울리지 않음 ▲내기/도박 계획함 ▲기분이 나쁨 ▲이기기 위해 다른 날 다시 도박하러 감 ▲타인에게 도박/내기 하는 것을 숨김 ▲도박/내기를 하는 게 잘못되었다 느낌 ▲점심 식사나 옷을 사는데 사용하는 용돈을 도박에 사용 ▲도박/내기를 하기 위해 돈을 훔침 등 총 9가지의 청소년 도박 증상에 대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각 문항마다 중증도를 점수로 매겨 도박 문제 심각성 척도(Gambling Problem Severity Scale)를 측정했다.



그 결과,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도박 노출 경로에 따라 온라인 그룹과 오프라인 그룹으로 나눈 뒤, 두 그룹간에 도박 문제 심각성 척도 점수 총합을 비교했을 때, 온라인 그룹이 오프라인 그룹 보다 중증도가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박 노출 경로와 관계없이 ‘도박/내기를 하기 위해 돈을 훔침’ 증상이 매개·근접 중심성과 연결강도 점수가 모두 99~100%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로 ‘참여중인 활동을 불참하거나 중도 포기함’이 각각 근접 중심성 91%와 연결강도 82%를 기록하는 등 높았다.

이와 함께 온라인 그룹은 ▲기분이 나쁨 증상이 근접 중심성과 연결강도 모두 93% ▲도박 안하는 친구들과는 어울리지 않음이 근접 중심성 85%과 연결강도 87%를 기록하는 등 높았다. 

오프라인 그룹은 ▲‘내기/도박 계획함’은 근접 중심성 79%과 연결강도 64% ▲‘이기기 위해 다른 날 다시 도박하러 감’이 근접 중심성 73%, 연결강도 62%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돈을 훔치는 행위가 청소년 도박의 주요 증상인 것이었으며, 활동을 불참하거나 중도 포기하는 행위도 충동성을 기반으로 한 증상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연구팀은 “이러한 증상들은 추후 이른 학업 중도 포기나 자퇴로 이행되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연구팀은 온라인 그룹이 오프라인 그룹 보다 중증도가 더 높았던 만큼 증상 특징 또한 달랐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도박에서 중심적인 증상 중 하나는 도박으로 인해 기분이 나쁘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도박과 비슷한 온라인 게임 중독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우울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온라인 도박은 오프라인 보다 더 중독적이라 할 수 있는데, 우선 베팅 금액이 더 싸고, 이용이 빠르고 편리하며, 익명으로 이용이 가능함은 물론, 다양한 컨텐츠들과 시선을 끄는 마케팅도 한 몫을 하고 있는 시점이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온라인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중독으로 인해 조절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죄책감이 우울감으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라인 그룹은 도박을 안 하는 친구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특징을 보였는데, 혼자 플레이하는 온라인 도박 특성상 사회적 도태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도박 중독은 청소년들이 도둑질, 학교 결석과 같은 드러나는 행동 문제로 인해 직접 치료를 찾기 전까지 알아채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청소년 도박에 대한 ‘유입 경로’와 ‘심리적 특징’을 함께 분석하여 세부적인 증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차후 청소년 도박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 최근호(IF 3.992/2021년 기준)에 게재됐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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