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위험이 아직도 곳곳에 산재해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원숭이 두창’이 서양을 덮쳤다.
원숭이 두창은 Monkeypox 바이러스에 의한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천연두와 유사하나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질병이다. 작은 수포로 시작해 농포가 생기고, 가운데가 움푹 파지다가 궤양이 형성되다 딱지가 떨어지는 과정을 거친다.
열, 두통, 근육통, 요통 등의 초기 증상을 보이며 발열 후 1~5일 이내에 발진이 출연한다. 자연치유 질환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수주 내 회복된다.
원숭이 두창은 최근 새로 생긴 질병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사회적인 관심을 야기한 것은 처음이다. 때문에 의료계의 관심도 대두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발맞춰, 유튜브를 통해 원숭이 두창 브리핑을 진행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원숭이 두창은 1958년 덴마크 실험실 원숭이에서 두창 유사질환 유행으로 처음 발견됐다. 이후 1970년 아프리카, 2003년 미국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2018년부터는 영국에서 지속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에는 지난 5월 7일 16개국의 250명 이상에서 원숭이 두창 확진 또는 의심 증세가 발생한 것으로 WHO에 보고돼 심각성이 대두됐다.
원숭이 두창은 기후 변화, 열대우림 개발, 풍토병 지역의 지리정치적 및 무장 분쟁, 매우 높은 인구 이동, 천연두백신 접종 중단 후 집단면역 감소 등으로 출연 또는 재출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올해 아프리카 외에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주로 발생한 인체감염의 특징은, 양성애자를 포함한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5월 2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MSM(male sex with male)을 대상으로 권고했으며 26일에는 영국 HSA에서 90명의 원숭이 두창 누적 사례를 발표했다.
이어 27일 미국 CDC에서는 9명의 원숭이 두창 발병 사례가 모두 MSM였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시켰다.
김 교수는 “MSM 커뮤니티에 대한 성 접촉이나 밀접 접촉을 하지 않는다면 국외에 방문해도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예방 주의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원숭이 두창에 대한 인체 감염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입국할 때 공항에서 검역 설문조사를 하더라도 잠복기가 21일로 굉장히 길다. 검역대를 지나는 5분 사이에 증상이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다가 열이 나는 등 의심 증세로 인해 발견된다.
김 교수는 “원숭이 두창이 코로나19와 같은 공기 전파가 아니기 때문에 대규모 집단 유행으로 진행되진 않는다.”면서도 “질병청이나 방역 당국이 공항 검역과 일반 병의원의 홍보 자료를 배포해 원숭이 두창을 의심해서 빨리 신고하고 검사하는 등 시스템을 빨리 갖춰놓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에 의하면 과거 천연두 백신을 접종받았다면 원숭이 두창에 감염되더라도 약하게 앓게 된다.
김 교수는 “원숭이 두창의 잠복기가 5~21일이기 때문에 4일 이내에 접종하면 85% 발병 예방 효과가 있다. 설사 발병한다 하더라도 질환의 중증도를 낮출 수 있다.”며 “당장은 급한 일이 아니지만 앞으로 국내 발생 여부에 따라 정부에서도 항바이러스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은 것은 예방과 치료다. 김 교수는 “원숭이 두창 항바이러스제가 tecovirimat, cidofovir, brincidofovir 세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cidofovir, brincidofovir는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 자료는 없으나 시험관에서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동물 연구에서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가 포함된 폭스 바이러스 질환 치료효과가 입증된 바 있어 급한 경우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tecovirimat 성분 st-246은 미국에서 천연두 생물 테러 등에 대비해 천연두 치료 항바이러스제로 개발했다.”며 “역시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 자료는 없지만 동물 실험에서 원숭이 두창 치료효과가 입증됐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국가 전략 물자로 비축하고 있어서, 의사가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하면 투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항바이러스제가 아직 없다. 앞으로 발생 여부에 따라 정부에서 항바이러스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당장 급한 일은 아니지만 발생상황 봐서 확보 여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 천연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원숭이 두창에 감염돼도 약하게 앓게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천연두 백신을 갖고 있다.며 “좀 더 안전하고, 좀 더 개량된 백신이 Imvanex와 Jynneos 백신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Imvanex는 유럽에서 2013년 7월에 허가를 받았고, Jynneos는 2021년 6월 미국에서 허가받았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4주 간격으로 피하 접종하는 것으로 허가됐다.”며 “앞서 미국이나 영국에서 Imvanex 또는 Jynneos 백신을 확보하고 원숭이 두창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에서 접종을 시작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원숭이 두창 확진자를 보호장비 없이 밀접 접촉해 감염 위험이 있는 의료진에게도 접종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지금 천연두 백신, 두창 백신이 있긴 하지만 만약을 위해 일부라도 좀 더 안전하고 개선된 Imvanex나 Jynneos 등을 확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또 “2차 감염자, 3차 감염자가 생기면 그만큼 또 불안 요인이 되고, 코로나 유행에 엎친 데 덮친격으로 더 걱정거리가 될 수가 있다.”고 우려하며 “밀접 접촉자에서 노출 후 예방 백신으로 두창 백신을 사용해 2차 감염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