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피하고 싶은 급성 뇌졸중 중 막힌 혈관을 뚫기 힘든 경우 주변에 정상 혈관과 연결해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6까지 6년 동안 급성기 혈관폐쇄성 뇌졸중을 보인 모야모야병 환자 37명에서 이 치료법을 시행한 결과, 모두 혈류상태가 좋아져 증상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모야모야병’은 원인을 알 수 없이 뇌혈관이 점차 좁아지는 희귀 난치성질환으로 완치가 힘들다.
이 새로운 치료법은 국소마취후 두개골(머릿뼈)과 뇌막에 작은 구멍을 내는 ‘두개 천공술’과 혈관증강제 약물투여를 병합한 일명, ‘최소침습 역방향 혈관재생성법’이다.
이 치료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가 되는 막힌 혈관이 아닌 두개골 외(外) 위치한 정상 혈관에 혈관재생을 돕는 약물을 투여하고, 이 두 혈관을 가로 막고 있는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는 두 개 천공술을 시행한다. 그 결과 두 개의 혈관이 연결되고 점차 혈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는 것을 확인했다. 원래 상태가 좋지 않은 혈관은 치료가 힘들지만, 이 혈관이 상태가 좋은(혈류가 풍부하고 건강한) 혈관과의 연결로 점차 혈류가 원활해지면서 증상이 호전됐다.
연구팀은 이번 모야모야병뿐 아니라 혈류가 불안정하고 저하된 급성기 혈관폐쇄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이 치료법을 적용한 연구를 최근에 완료(임상연구 NIMBUS, NCT02603406)했고, 그 연구결과에서도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의 혈관생성법은 전신마취 하에 혈관문합술(혈류가 풍부한 혈관과 직접 연결 혹은 혈류가 풍부한 조직을 부착 점차 혈류량을 늘림)로 허혈성 뇌경색 발생 및 뇌과관류 증후군(좁아진 혈관이 늘어나면서 갑자기 혈류가 증가해 신경학적증상이 발생하는 현상) 등의 부작용이 있었지만, 이번 치료법은 국소마취하에 쉽고 간단한 시술과 혈관증강제 투여만으로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혈관생성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 치료법이 ‘작은 상처의 회복과정’ 기전에 의한 것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서 적혈구 성장 호르몬제로 빈혈치료에 흔히 사용되며, 허혈성질환에서 혈관생성 및 조직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 ‘에리스로포이에틴(EPO, Erythropoietin)’이 형질전환생장인자 베타(TGF beta) 및 매트릭스 메탈프로테아제(MMP)-2 활성을 유도해 ▲조직염증 제어 ▲혈관재생인자 유도 ▲혈관생성 증가 ▲혈관안정성 유도 등 부작용 없이 건강한 혈관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홍지만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급성기에 악화되거나 신경학적 변동이 많은 혈관폐쇄성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서 응급 재개통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 빠르고 건강한 혈관재생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대뇌 장벽의 작은 상처와 혈관증강제의 병합치료임을 확인했다”며 “여러 이유로 급성기에 혈관을 뚫는 치료가 힘든 뇌졸중 환자에서 이 치료법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초실험을 진행한 박근화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실제 임상에서 경험한 역방향 혈관재생 개념을 세포실험 및 동물실험에서 그 기전을 밝힌 최초의 연구로, 또 다른 새로운 치료법의 기반(근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중개연구 전문 국제 SCI 학술지, ‘뉴로바이올로지 오브 디지즈(Neurobiology of Disease)’에 2019년 12월 ‘대뇌장벽파괴술과 혈관증강제 투여는 영양분이 풍부한 두 개외 환경으로부터 역방향 혈관생성을 유도한다(Cranial burr hole with erythropoietin administration induces reverse arteriogenesis from the enriched extracranium)’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