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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의사가 직접 개발하는 클라우드 EMR, 변화의 움직임 꿈틀거린다

아직 과거 기술에 머물러 있는 EMR(전자 의무 기록)… 차세대 EMR로 다양한 개선책 제시
빅데의터 임상활용연구회 22차 온라인 세미나, ‘EMR 플랫폼’ 다뤄

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하루 종일 사용하게 되는 EMR(전자의무기록)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소개됐다.

빅데의터 임상활용연구회(회장 김헌성)는 22차 온라인 세미나를 2월 21일 ‘지금은 EMR 플랫폼 전쟁중, MZ 세대용, EMR 난타전’이라는 제목으로 개최했다.



올해로 창립 4주년을 맞은 빅데의터 임상활용연구회는 빅데이터 및 디지털 의료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정기적인 세미나를 개최, 정회원 수 900명에 이르는 단체로 성장했다.

가톨릭의대 김헌성 교수, 연세의대 윤덕용 교수,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교수의 공동 진행으로 활기찬 분위기에서 세미나가 진행됐다. 세미나 1부에서는 EMR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2개의 주제 특강이, 2부에서는 EMR 개발 기업 4곳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연세의대 윤덕용 교수(연구회 부회장)는 ”대학원에서도 프로그램으로 데이터 분석을 하다보면 느끼는 답답한 부분이 많다. 그런 불편함들을 현장에서 개선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면 자극이 됐다. 오늘은 EMR이라는 진료 환경에서의 한계를 실제로 극복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네이버헬스케어 나군호 소장은 ‘디지털헬스케어 2023’이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에서 하고 있는 디지털케어의 주요 솔루션들을 소개했다. 나군호 소장은 그가 세브란스병원 재직 중이던 8년 전 EMR의 불편함으로 인해 네이버에 연락했었고, 그게 인연이 돼 2년 전 네이버에 제안을 받고 합류하게 됐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나군호 소장은 2023년 디지털 헬스케어 키워드 6가지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케어, ▲장소의 제약이 없는 케어, ▲음성기술 활용, ▲AI를 통한 의료진 업무 효율화, ▲의료데이터 통합과 상호 호환, ▲디지털 치료제를 들었다.

나군호 소장은 음성기술 활용 측면에서 음성 인식을 통한 EMR 작성과 함께 네이버헬스케어의 클로바AI 케어를 소개했다. 클로바는 환자(사용자)의 과거 대화 내용을 기억하면서, 대화 스크리닝을 통해 환자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알아내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의 말투를 파악하고 적절한 때 추임새를 넣으면서 공감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클로바AI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나군호 소장은 발표를 마치며 “2년 전 네이버로 옮길 때 가족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놀랐다. 디지털헬스가 이렇게 뜰 줄 몰랐는데, 예상보다 운이 좋았다. 운칠기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만족스럽고, 앞으로도 헬스케어 B2B 업체로서 좋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차의과대학 정보의학 교실 한현욱 교수가 ‘의료플랫폼 실상을 알려주마’라는 제목으로 의료 플랫폼이 추구해야 될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한현욱 교수는 “플랫폼은 본연의 역할도 수행하지만, 보완적인 파생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조할 수 있는 기반이다. 플랫폼은 연결하는 네트워크효과와 함께 서로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양면시장의 특성을 가진다. EMR은 병원 내에서 연결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이라면, 비대면 진료, 빅데이터 제공 등 다양한 헬스케어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현욱 교수는 “그동안 의원급 EMR은 병원 내 기기로 사용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한계로 인해 향후에는 클라우드 EMR이 뜰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생적인 것들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300여 개 EMR들이 난립하고 있어 무엇이 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절대 강자도 없고, 수익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보안 이슈도 끝없이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클라우드 EMR 환경을 기본으로 하는 생태계에서 의료진들의 플랫폼 의존도는 지금보다 더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과정들을 통해 세계적으로 좋은 모델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부에서는 혁신적인 EMR을 제작하고 있는 회사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그동안 전자 기술과 의학의 분야 이해도가 달라 EMR 발전이 어려웠다면, 의사 출신으로 직접 EMR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눈에 띄었다.

㈜에이치디정션의 장동진 대표는 안과 전문의 출신으로서 진지하게 클라우드 기반 EMR을 고민해, 시계열로 모든 기록이 한 눈에 보이게 하는 서비스인 ‘트루닥’을 구축했다. 트루닥은 현재 네이버 사내병원에 서비스 중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돼도 진료실 사용성이 유지되고, 생성된 정보는 직관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메디블록의 이은솔 대표도 의사 출신이다. 이은솔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 EHR 닥터파레트 2.0을 소개하며 환자와 상호 작용이 가능하고, 웹 기반이며 모바일 플랫폼 연동이 가능한 점을 강조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병변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고, 집이나 카페 등 다른 곳에서 작업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더존비즈온 송호철 대표는 기존 병원 데이터 시스템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한 정밀의료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와 환자용 APP 서비스를 소개했다. 의원용 EMR은 현재 병행 운용하며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원닥의 김선근 대표는 내과 전공의 과정중에 기존 EMR을 개선하고자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EMR과 같이 사용하면서 데이터를 옮길 필요 없이 비대면 진료 등 향후 바뀌는 진료 방향에 대응할 수 있는 음성 인식 등 편의성을 갖춘 EMR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EMR 개발 관련된 여러 가지 이슈들을 다뤘다. 현재 EMR 시장은 4개의 큰 업체가 약 77%를 점유하고 있으며, 이전 데이터와의 연동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EMR 업체로 제품 변경이 어려운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에 해외 진출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고 있지만, 해외 환경에 맞는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의사별로 편의성에 대한 요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 구축에서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확고한 중심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의료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공유의 시대에 EMR 개선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차세대 EMR인 클라우드 EMR이 도입되기까지의 진통이 있지만, 다양한 공급자와 수요자가 있는만큼 향후 시장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