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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효율적이고 체계적인 C형간염 진단-치료시스템 수립돼야”

대한간학회 이한주 이사장

C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이 생긴 환자들의 80% 가량에서 만성간염 상태로 진행하게 되고, 만성C형간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간경변증, 간세포암종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에 C형간염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노력은 대만, 미국, 일본 등 이미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정책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바이러스성 간염 중 유일하게 C형간염만 국가검진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해 질병관리청 주도로 만56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이 진행돼 그 결과 발표가 다가오는 10월 간의 날 기념식에서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 8월 발표된 ‘2020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C형간염은 전년 대비 20.8% 증가했고,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8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시범사업의 효과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대한간학회는 2030년까지 국내에서 C형간염을 종식시키는데 앞장서고자 학회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선포한 바 있으며, C형간염에 대한 학회 유튜브 동영상이나 특집 기사를 통해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대한간학회 이한주 이사장으로부터 C형간염 퇴치를 위해 해외 국가들이 기울이는 노력들 중 우리가 벤치마킹 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고, 학회는 앞으로 더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자세히 들어봤다. 


◇질병관리청의 ‘2020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C형간염은 전년 대비 20.8% 증가했고,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83.2%를 차지했다. 증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대한간학회는 지난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C형간염 검사 및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다각적인 방법으로 교육 및 홍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일반인들과 의료진의 관심도가 증가한 것도 그 이유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2020년 가을 질병관리청 주도하에 만56세(1964년생)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됐던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C형간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어떤 위험이 있을 수 있는지?

C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이 생긴 환자들의 80% 가량에서 만성간염 상태로 진행하게 되고 만성C형간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간경변증, 간세포암종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C형간염이 국내 간경변증 원인의 3위, 간세포암종 원인의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한바 있다. 따라서 C형간염은 반드시 조기에 치료돼야 하는 질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시 비용대비 효과성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입증돼왔지만 바이러스성 간염 중 유일하게 C형간염만 국가검진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국가검진항목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왜 도입돼야 하는지?

의학의 발전 속도를 보건정책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C형간염도 그 중 하나라 생각한다. 그동안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졌던 C형간염의 치료법이 완성됐지만 진단과 치료를 지원해 주는 제도적인 장치가 아직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6년 C형간염 집단 발생 당시 정부에서도 C형간염 집단 검진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바 있으나, 당시 결론이 모호해 정책으로 실현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당시에는 비약적이고 급속도로 개선된 C형간염 약제의 치료 효과와 이로 인한 건강 예후 관련 지표들이 충분히 나오지 않은 시기였고, 또한 인하된 약가의 효과도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와 같은 결론이 나왔던 것으로 우리 학회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건강검진 항목으로 포함되기 위해서는 중요한 건강문제여야 하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어야 하고, 검진방법이 수용성이 있어야 하며, 검진으로 인한 이득이 손해보다 커야 하며, 비용대비 효과가 있어야 한다. 

최근의 자료를 이용한 비용 효과분석은 모두 집단 검진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오고 있다. C형간염은 간경변증, 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서 이들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모두 고려하면 인구 10만 명당 10명 이상 사망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치료약제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8-12주가량의 단기간 치료로서 98% 이상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는 유병률이 아무리 낮아도 전인구 선별검사가 비용효과적임을 이미 분석, 공표하고, 정책화한 상황이다. 

미국 CDC에 따르면, 직접 의료비용만을 고려할 경우 유병률이 0.07% 이상인 경우 18세 이상 전인구 C형간염 선별검사가 비용효과적임을 밝히고 있고, 간접 사회비용을 함께 고려할 경우 유병률이 훨씬 더 낮아도 극단적으로 비용효과적이기 때문에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큰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질병관리청 주도로 시행된 C형간염 무료검진 시범사업의 결과와 효과는 어땠고,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2020년 질병관리청 주도하에 1964년생 국민들을 대상으로 해 ‘C형간염 조기 발견 시범사업’이 실시됐다. 아직 질병관리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태라서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으나,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자세한 결과는 올해 10월에 있을 간의 날 기념식에서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범사업에서 고위험군이 최대한 검사를 받을 수 있으려면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할 텐데, 최소 필요한 적정 예산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C형간염 퇴치를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최대한 많은 환자들을 찾아내어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즉 10이라는 예산을 10년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 보다는 100만큼의 예산을 1년 동안 집중적으로 투입해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의미이다. 

항체검사비용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저렴한 검사법을 적용한다면 40세 이상 모든 성인에서 평생 1회 검사 비용은 1천억 원 내외로 추정되며, 항체 양성자에 대한 PCR 확진 검사도 약 300억 정도로 예상된다.

◇C형간염 퇴치를 위한 해외 국가들의 노력 중 우리도 벤치마킹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지?

C형간염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노력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정책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만의 예를 들 수 있다. 대만은 최대한 빠르게, 최대한 많은 환자를 찾아내어 완치시켜야 정책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인식하에 대만 위생복리부 산하 ‘대만국가 C형간염 주력 프로젝트 사무실’이라는 전담조직과 전문가단체의 자문을 위한 지도위원회를 설립하고, 2025년까지 25만 명을 치료한다는 목표로 C형간염 퇴치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정책을 통해 C형간염으로 인한 간질환, 간암 합병증을 감소시켜 2040년까지 관련된 사망자를 5.4만 명까지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책의 효과로 인해 약 492억 대만 위안(한화 2조 149억 원)의 C형간염 관련 합병증 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소요되는 정책 비용 457억 대만 위안(1조 8719억 원)을 고려하더라도 총 35억 대만 위안(1430억 원)을 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18~79세를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를 권고하고 있고, 일본도 2002년부터 C형 간염 위험 요인과 관계없이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나라들처럼 무증상의 C형 간염을 빠짐없이 찾아내고 진단된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진단-치료 시스템이 정책적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업은 일몰성 사업으로 단기간에 많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해 전염원이 되는 C형간염을 모두 퇴치하는 것이 목표이다. 초기 재정적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의료비용과 사회적 손실을 감소시킬 수 있어 비용 효과적이다.  

◇학회 차원에서 C형간염 퇴치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들은 무엇인지?

대한간학회는 수년전부터 대국민 홍보, 의료진 교육, 정부관계부처와의 긴밀한 협력과 토의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C형간염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20일 간의 날 기념식을 기점으로 대한간학회는 한국간재단과 함께 ‘2030 Goodbye HepC’라는 슬로건 하에 2030년까지 국내에서 C형간염을 종식시키는데 앞장서고자 학회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선포한 바 있다. 


또한, 바이러스간염 퇴치를 위한 특별 위원회를 조직해 정책적으로 C형간염 퇴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대국민 홍보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C형간염에 대한 영상을 제작 배포하고 있고, 관련된 특집 기사를 함께 보도하고 있다. 

올해에는 C형간염에 대한 의료진들의 인식 제고와 관심 증대를 위해 서울시의사회와 업무협약 체결을 해 의료진에 대한 C형간염 교육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학회의 이러한 노력들은 C형간염이 퇴치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끝으로 남은 임기 동안 이사장님이 역점을 둔 사업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대한간학회의 오랜 숙원사업인 C형간염 국가검진항목 도입을 위해서 남은 임기동안에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고자 한다. 또한, 유튜브 채널 및 언론 매체를 활용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그간 우리나라 간질환의 흐름과 변화를 정리하고 간질환 극복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인 간질환 백서’ 개정 작업을 완료해 추계 학회에 발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의료진 여러분께서 C형간염 퇴치를 위한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