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윤영욱)이 지난 15일 의과대학 본관 유광사홀에서 의학교육을 위해 헌체하신 고인들의 뜻을 추모하는 ‘감은제(感恩祭)’를 거행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윤영욱 학장은 “의학은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며, 이러한 성장의 가장 큰 바탕에는 기증자분들과 유가족 분들이 계신다고 생각한다”며 “감은탑에 새겨진 이름 하나하나를 가슴에 다시 한 번 새기며 기증자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겠으며, 그 정신에 답하기 위해 학생들이 생명 앞에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참의료인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과 양성에 힘쓰겠다”고 추모의 말씀을 전했다.
의학과 1학년 하민혁 학생대표는 “해부학 실습 시간에 만나게 되는 기증자분들이야말로 의학도들의 첫 환자이자 최초의 스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인체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것은 기증자분들과 유가족 분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2021학년도 해부학실습을 진행하고 있는 97명의 의학과 1학년 학생을 대표해 의학발전의 발판이 되라는 기증자분들의 말씀을 받들어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엄창섭 교수는 “해부는 단순히 신체의 구조와 기능을 배우는 게 아니라 기증자의 뜻을 함께 공부하는 것이며, 신체 기증 또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필요한 숭고한 박애정신과 고귀한 희생정신이 필요하다”며 “우리 학생들이 환자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는 좋은 의사가 되어 기증자들의 헌신에 보답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엄숙한 가운데 작년 4월부터 현재까지 의학발전을 위해 헌체한 50명의 이름이 호명됐다. 이후 윤영욱 의과대학장, 서문경애 간호대학장, 해부학교실 교수진이 제단에 헌화했으며, 학생들은 기증자들의 이름이 아로새겨진 감은탑에 국화꽃을 내려놓고 묵념했다.
한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은 매년 4월 세 번째 목요일에 의학교육과 의학발전을 위해 헌체한 고인들의 뜻을 추모하는 합동 추모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996년 기증자들의 이름을 새긴 감은탑 건립 이후, 고대의대의 시신 기증 운동 활성화와 사회적인 인식 변화로 시신을 기증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해 1982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총 1376구의 시신이 기증됐으며, 시신 기증을 약정한 사례도 7697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