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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대형병원 폐쇄 소식에 비상 걸린 지역 의료기관들

전남대병원 코호트 조치, 다른 병원들 긴장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그동안 전문가들이 경고해온 겨울철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늘어나고 특히 대형병원이 코호트 조치 되는 등 병원 내 집단감염도 빈번해지자 병원들이 바짝 긴장 태세에 들어갔다.

광주·전남지역의 응급환자와 중환자를 전담해 치료하는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하는 전남대병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원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17일부터 본관 1동 전체 입원실에 대해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남대병원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29명이다. 지난 13일 병원의 전공의 확진 판정 이후 의료진을 포함해 병동 환자와 직원 등 계속해서 원내 감염이 발생, 광주(24명)를 포함해 전남 목포(4명), 경기 광명(1명)까지 확진자가 나와 확산 여파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김성진 병원장 직무대행은 “원내 확진자 발생 이후 외래진료, 수술, 응급실 등 병원 전체의 진료과정이 중단된 데 대해 지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병원의 조치를 이해해 주시고, 진료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 코호트 격리 조치는 지역 다른 병원들에까지 큰 위기의식과 함께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같은 광주지역에 있는 조선대병원은 문진소를 새롭게 신축함과 동시에 코로나19 감염 예방 및 원내 방문객 불편 해소를 위해 체온 확인, 키오스크 시스템, 휴대폰 사전 문진 제도 등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및 접촉 여부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선별진료소로 안내해 병원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3명이 발생하는 등 그동안 코로나19 청정 지역으로 통하던 강원지역 일부 시군에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조치가 시행된다. 이에 춘천 소재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최대로 강화한 방역대책 수준 그대로 이행한다면서도 혹시 모를 사태에 항상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지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충남은 같은 날 기준 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그 이전부터 콜센터 등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천안과 아산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로 격상해 시행 중이다.

더군다나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지난 8월 원내 의료진이 감염돼 일부 시설 폐쇄를 경험한 바 있어 병원 폐쇄만큼은 피하고 싶을 것.

이에 순천향대천안병원 감염내과 유시내 교수는 병원 폐쇄와 원내 감염방지 조치에 대해 “의료진 감염은 진료 인력의 감소로 직접적으로 환자 진료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감염된 의료진이 다른 환자나 동료에게도 전파시킬 수 있어 이는 병원 폐쇄 등 심각한 의료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병원 폐쇄를 막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도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지침을 결정한다”며 “확진환자나 의심환자 진료를 보는 의료진에 최우선으로 보호구를 지급하고, 특히 의료진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음압병실 복도에는 인터락 구조의 자동문을 새로 설치했고, 선별진료소에는 글로브월을 설치해서 직접 노출 없이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또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손 위생,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가 핵심”이라며 “불편하더라도 학교나 직장에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잘 씻고, 정부에서 정한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가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너무 느슨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김우주 교수는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방송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너무 느슨하게 한 것 같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방역 조치를 비교하면서 우리나라가 너무 엄격했다며 반성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K방역을 더는 안 하겠다는 것이다. 거리두기 단계를 더 올려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대처가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2월 3일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확진자 발생이 더 커질 거라고 했다.

김 교수는 “수능 이후 확진자 발생이 더 커질 것이고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거리두기 안 하고 이대로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하면 수능 시험장이 엉망이 될 것 같고, 병실이 턱없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자영업 생계도 우려는 되지만 정부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고, 수험생들의 방역정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마냥 손 놓고만 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시민들께서는 일상에서 더 큰 불편을 겪게 되고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 가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다시 부담이 커지겠지만, 그러나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훨씬 더 큰 위기 곧 닥쳐온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며 “어렵게 이어온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다시 한번 위기에 처한 만큼 우리 모두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며,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시든지 마스크 쓰기, 거리 두기 등 기본적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