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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패 거듭하는 치매치료제, 약효 때문일까

현대 의과학의 과제는 알츠하이머 치매다. 자본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도전이 이어졌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병인으로 가정한 도전이 주를 이뤘다. 화이자의 bapinezumab, 릴리의 solanezumab, 로슈의 crenezumab, 그리고 에자이바이오젠의 Aducanumab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가설을 근거로 한 후보물질들은 최종문턱을 넘지 못했다.


BACE(beta secretase cleaving enzyme) 저해제 계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verubecestat(제약사:머크), lanabecestat(릴리·아스트라제네카), atabecestat(J&J) 등은 임상시험에서 유의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연이은 실패는 전적으로 약효 때문일까. 이에 대해 규제당국 및 제약사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임상시험에 활용된 인지기능평가검사가 약효를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실제로 치매치료후보물질의 임상연구에서 사용된 인지기능평가검사는 지속 변화했다


bapinezumab, solanezumab, lanabecestat, verubecestat 등의 임상시험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ADAS-cog)가 사용됐다. ADAS-cog(11~14)는 인지력 손상의 심각성을 평가하는 검사다. 해당약물들은 이 검사에서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2013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알츠하이머병 전단계(prodromal AD) 치료후보물질의 효능평가에 치매임상평가척도박스총점(CDR-SB)’ 사용을 권장했다. CDR-SB가 인지와 기능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검사라는 점에 착안한 권고였다.


Aducanumab, crenezumab, verubecestat 등이 FDA의 권고를 따랐지만 실패를 맛봤다. gantenerumab(로슈)elenbecestat(에자이·바이오젠)3상 임상시험에서 CDR-SB를 평가도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FDA2018년 다시 한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를  4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별 적합한 평가법을 안내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CDR-SB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대신, 경도인지장애(MCI) 및 알츠하이머병 전단계를 치료하는 신약후보물질은 높은 수준의 민감도를 가진 신경심리검사 혹은 복합적인 평가도구로 측정할 것을 권장했다.


이런 권고를 뒷받침하는 사실도 제시됐다. 릴리는 2018solanezumab의 효능을 복합적인 평가도구로 측정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EXPEDITION3 결과를 ‘iADRS(Integrated Alzheimer’s Disease Rating Scale)’라는 도구로 평가했다. iADRS는 릴리가 개발했으며, ADAS-cogADCS-iADL(Alzheimer’s Disease Cooperative Study–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이 합쳐진 평가도구다. ADCS-iADL은 환자의 일상생활 독립적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릴리는 논문에서 “iADRS 평가결과, solanezumab 투여군과 위약군간 차이가 나타났다“iADRS는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약물의 평가척도로 적합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에자이는 아밀로이드베타 표적신약 ‘BAN2401’의 효능을 자체개발한 평가도구로 측정했다. ‘ADCOMS’MCI 진행 평가에 최적화된 툴이다. ADNI-MCI, ADCS-MCI 4개 연구에서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제약사측은 설명했다. BAN24012상 임상시험에서 ADCOMS로 효능이 평가됐다.


그 결과, BAN2401 10 투여군은 위약군에 견줘 인지기능저하 속도가 약 30%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BAN2401 10의 효능은 평가도구별로 차이가 존재했다. 위약과의 차이는 ADAS-cog 기준 47%, CDR-SB 기준 26%로 조사됐다


에자이는 올해 3BAN24013상 임상시험(Clarity AD)에 돌입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566명이 참여해 위약 또는 BAN2401 10을 투여 받는다. 연구는 총 45개월간 이뤄지며, 평가도구로는 CDR-SB, ADCOMS, 그리고 ADAS-cog가 활용된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는 “MCI에서 ADCOMSADAS-cog보다 2배 이상 민감하게 변화를 감지해냈다경증 치매에서도 ADCOMS의 민감도는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그동안 치매를 진단하는 평가척도가 많이 개발됐지만, 치료제의 효능을 세밀하게 반영하지는 못했다“약효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법이 변화해야 할 시기"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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