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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공의대 설립이 쏠림 현상의 돌파구?

폐교한 서남의대를 대신하여 전북 남원에 설립될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이하 공공의대)이 본격 가시화되면서, 보건의료계 내부 찬반이 분분하다. 금년 4월경부터 이어진 논란이 무색하게도 금년 10월 1일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설립에 쐐기를 박았다. 필수의료를 제공할 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공공의대 설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9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김태년 의장은 △공공의대를 대학원대학으로 규정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을 교육 · 실습기관으로 하며 △국가 ·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은 대학이 학업에 필요한 경비를 부담하게 하는 내용의 '공공의대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학업 중단 또는 의무복무 미이행 시 지원받은 경비를 반환하고 △대학 졸업 후 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에게 10년간 의무복무를 부여하며 △의무복무 미이행 시 의사면허를 취소하고 10년간 재발급을 금지한다.

그런데 동 법안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의료계 인사들은 서남의대 사태에 비춰볼 때 공공의대 설립은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주장 및 정치적 논리에 휘둘린 결과물이라고 했다. 또한, 49명이라는 단순 증원으로 인력 분포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10년이라는 의무복무 기간이 직업 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크게 우려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의료계의 공공의료대학 설립 반대 주장에 명분 · 정당성이 없다며, 의료인력 쏠림 현상을 극복하고 필수의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대 정원을 3백 명 이상으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11월 26일 국회에서 공공의대 설립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남원시의회 윤지홍 의장을 비롯하여 국립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범대책위원회 소속 남원시민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다소 편향된 방향으로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한국의대의전원협회 강석훈 전문위원 ·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서경화 책임연구원은 공공의대 설립이 본질적 문제는 외면한 성급한 정책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했고, 토론자로 참석한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 · 대한의사협회 김해영 법제이사도 마찬가지의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남원시민들은 남원시의 열악한 의료 실태를 언급하며 지역사회 내 필수의료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지방 병원에는 응급실 ·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의사가 부재하며, 민간의료로 중증질환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게 골자다. 보건복지부 정준섭 공공의료과장은 "공공의대로 국가 공공보건의료를 선도할 핵심 인력이 배출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공공의료 상황에서 공공의대 설립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11월 28일에 마감된 2019년도 전공의 1년차 원서 접수 현황에서 기피과 문제는 금년도에도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양상으로 나타났다. 수련병원 지원에서 인기과와 기피과가 나뉘는 현상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소위 인기과로 귀결되는 성형외과 · 재활의학과 · 정형외과는 초과 지원이 이뤄졌으나 기피과로 분류되는 흉부외과 · 비뇨의학과 등은 현저히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정 기피과 미달 현상의 원인으로는 수가 문제가 주로 언급된다. 즉, 과도한 업무에 따른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인기과 · 기피과 양극화 현상과 수도권 지역의 의료인력 쏠림 문제는 유사한 맥락에 놓여 있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열악한 근무 환경 및 고수익 보장 여부에 따른 결과물로, 의사를 비롯한 전 보건의료인력이 앓는 고질적 문제라 할 수 있다. 물론 낮은 처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들 문제에 대해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명쾌한 답이 없고, 필수의료 제공 인력의 충원은 불가피하기에 결국 정부는 일시적인 완화책을 꾀할 수밖에 없다.

산적한 문제 중 어느 하나도 시원하게 해결하기 어려운 형편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주지하다시피 정부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골간이자 정부의 역할이다. 그러나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모두가 만족해하는 대안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만족은 못할지언정 누구든 납득은 할 수 있게끔 충분한 근거 정도는 제시해야 한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이번 정책을 뒤로하고 향후에는 더 나은 판단 하에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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