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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 국민 건보 시대에 헌혈증서는 구시대 산물

헌혈증서는 혈액관리법 제14조에 의거해 발급되는 일종의 보상 개념으로, 혈액 예치제도에 의해 의료기관에 헌혈증서 제출 시 무상으로 혈액제제를 수혈받을 수 있다. 이 증서는 의료보험이 없던 1975년에 공식 도입되어 수혈받는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헌혈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1977년 의료보험 도입 이래 불과 12년 만인 1989년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을 전 국민 의료보험을 달성했다. 이후 2000년 4백 개 정도의 의료보험 조합을 하나로 통합하고, 의료보험 체계를 건강보험으로 전환하는 성과를 맞이했다.

이로 인해 적혈구제제 수혈 시 혈액제제 1팩(320cc, 400cc)의 처방 비용이 약 7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전 국민 건강보험 적용으로 암 환자의 본인 부담은 5%인 3,500원, 타 질환자의 본인 부담은 20%인 14,000원이 된다.

이처럼 과거와는 달리 건강보험을 적용한 저렴한 비용으로 수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경제적인 이유로 헌혈증서를 통한 무상수혈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또한, 헌혈증서가 필요한 사람은 수소문하여 헌혈증서를 모으지 않고도 전국 적십자사 혈액원으로 문의하여 소정의 절차를 거친 후 기증증서를 받을 수 있다.

국가혈액관리 주제로 열린 10일 국회 토론회에서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공동대표는 지금의 헌혈이 '매혈'에 가깝다면서 "헌혈증서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존재한다. 자가혈액 예치문서로 봐도 무방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혈액원은 헌혈자 한 명당 2,500원을 헌혈환급예치금으로 적립한다. 정부가 정하는 혈액수가에는 이 헌혈환부예치금을 비롯하여 기념품, 홍보비, 인력비 등을 포함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헌혈증서 발행 시 혈액수가에 포함된 2,500원을 독립회계로 관리하다가 의료기관에 증서가 제시되면 해당 기관에 수혈비용을 보상한다.

즉, 이 같은 이유로 헌혈증서를 폐지하면 현 혈액수가는 더욱 낮아진다. 물론 가장 중요한 자발적 · 무상 헌혈을 준용하는 취지에서도 폐지돼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저출산 · 고령화로 혈액 대란과 마주하고 있다. 현 헌혈자의 78.6%는 10~20대로, 수혈이 필요한 고령층은 늘고 있으나 주 헌혈층인 젊은 세대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진단검사의학과 차영주 교수는 "고등학생, 대학생, 군인 등 젊은 층의 헌혈자를 과자나 영화관람권, 외식 교환권 등의 기념품으로 유지하며, 이 같은 과도한 기념품 탓에 무상 헌혈의 이미지가 손상됐다."라고 했다.

그런데 헌혈 기념품 제공은 타 국가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가장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기념품을 제공하며, 수요도가 높은 애니메이션 포스터 등 헌혈자 유지를 위한 선물을 개발하고 있다. 자발에만 기대기에는 헌혈률이 너무도 저조하다. 헌혈 인구 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식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는 적십자사가 피장사를 한다든지 헌혈이 노화를 촉진해 수명이 줄어든다든지 등의 유언비어가 확산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헌혈의집 의정부센터 박지현 간호사는 "헌혈 시 수명이 거의 다 된 세포가 배출되면서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기 때문에 오히려 재생 부분에서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최근 500회를 맞이한 헌혈자가 있었는데, 노화는커녕 매우 건강했다."라고 언급했다.

당장의 PBM(Patient Blood Management, 환자 혈액 관리) · 컨트롤타워 도입은 어렵다. 그렇다면 보건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간의 헌혈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 또, 타산적이 아닌 이타적 헌혈이 될 수 있게끔 국민 모두가 헌혈의 본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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