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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너무 비싼 치과 진료, 치아보험은 경쟁 과열 중?

지나친 경쟁은 손해율 상승에 따른 갱신보험료 증가로 이어져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은 치과 치료와 관련해 최근 치아보험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향후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보장내용 축소, 갱신보험료 증가 등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9일 발간된 KIRI 리포트 제442호에서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은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는 치아보험 시장의 경쟁 심화 현상과 이에 따른 시사점을 지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7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치과 병 · 의원의 보험자 부담률은 각각 60.72%, 66.93%로 총 보험자 부담률인 74.89%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가 2016년 발표한 OECD 국가 평균 치과 치료비는 총진료비의 5%, 외래진료비용의 21%인데 반해, 우리나라 외래진료비 중 치과 치료비 비중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30%를 차지한다.



박근혜 정부의 고령자 대상 틀니 · 임플란트 건강보험 급여화와 관련해 바통을 이어받은 문재인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의 틀니 본인부담률을 지난해 50%에서 30%로 더 낮췄다. 금년 7월부터는 임플란트 본인부담률이 30%로 낮아짐에 따라, 노인이 내야 할 임플란트 비용이 37만 원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또한, 충치 예방을 위한 치아 홈 메우기 치료의 본인부담 비율도 30%에서 10%로 낮아지며, 금년부터는 12세 이하 어린이 대상으로 치아 색이 같은 레진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다.

김 연구위원은 "비용이 고가인 틀니 · 임플란트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 연령에 제한이 있고, 평생 2개까지만 보험적용이 되며, 뼈 이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치과 치료 보장범위 확대는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치아보험 개발 초기에 보험회사들은 치아가 부실한 소비자만 가입하는 역선택 우려로 소비자의 높은 니즈가 있었음에도 치아보험을 출시하지 않았고, 2008년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와 일부 손해보험회사는 낮은 손해율을 방패로 치아보험 시장에 안착했다.

보험회사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야 하는 보험회사에 치아보험은 기존의 사업 영역과 중복되지 않는 새롭고 매력적인 시장이므로, 최근에는 대형보험회사까지 치아보험 시장에 진입하면서 보장확대 및 보험료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즉, 낮은 건강보험 보장률로 인해 가계 부담이 컸던 치과 치료와 관련해 치아보험은 소비자의 보장 요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보험회사의 새로운 시장으로 정착했다.

치아보험 시장의 경쟁 심화는 소비자의 상품 선택권을 확대하고, 보험료도 저렴해지는 장점이 있으나, 경쟁이 과열될 경우 손해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보장내용 축소, 갱신보험료 상승으로 가입자 부담이 커지고 민원이 확대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경쟁 심화로 치아보험 시장은 빠르게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며, 이 경우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과당 경쟁이 유발될 수 있다."면서, "과당 경쟁으로 향후 손해율이 악화할 경우 갱신보험료 급증,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 등이 예상되는데, 이는 소비자 민원 확대 등 보험에 대한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했다.

끝으로 김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는 소비자의 위험보장 수요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사회 후생을 향상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이 같은 노력이 장려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라면서, "국민 실생활과 밀접하지만, 공적 보험에서 보장받지 못했던 새로운 위험을 발굴하는 한편, 정보 비대칭성 등으로 인해 진입이 어려웠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적극적 위험보장 수요 발굴은 사회 전체의 후생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를 장려 ·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