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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저출산 · 낙태 규제, 연관 짓지 말아야!"

난임부부 지원 확대는 지엽적인 저출산 대책, 총체적 프레임 조성해야

국립중앙의료원이 원지동 이전과 더불어 중앙모자의료센터를 통해 국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가 지난 14일 오후 2시 본원 연구동 9층 강당에서 저출산의 현주소와 발전적 대책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저출산 문제를 분만 · 신생아를 다루는 소아과 전문의로서 의료 측면으로 백그라운드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라면서, "저출산이 머지않아 국가적 재앙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진짜 재앙이 될까?', '왜 재앙이지?', '저출산이 왜 문제지?'라고 스스로 반문했다. 결국, 의료 관점을 제외하고 저출산 문제를 여성 · 아동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여성 · 아동을 대하는 사회문화적 인식이 대단히 부족한 환경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의료와 관련해 '난임'이라는 한 가지 대책이 과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삶의 질이 올라가면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출산율이다. 높인다고 해서 높아지지 않는다. 전체적인 삶의 방식과 그 조건들을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전부 모이고 어우러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 앞서 메디포뉴스는 정기현 원장과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 저출산 문제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 낙태 불법 행위 규제가 저출산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지?

낙태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것은 그 사회의 가치나 문화와 연관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1월 직선제 대한산부의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이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 불법 낙태를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하고 1개월 자격 정지 처분 규정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불법 낙태 전면 중단 선언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 관해서는 언급하기 싫다. 언급할 이유가 없다.

낙태와 관련해 의료 전문가 집단이 왜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내가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다. 파업하겠다는 주장에 내가 어떤 견해를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결국, 낙태를 불법 행위로 규제하는 것에는 사회문화적 가치문제가 내포돼 있고, 젠더 개념으로 보면 자기결정권을 놓고 집단 간 상충하고 있다. 또, 종교적 이유를 내세운 집단도 있다. 이렇게 각자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나 역시 개인적 견해를 갖고 있으나 얘기하는 게 맞는 것인지 확신이 안 선다.

내가 병원장으로 있었던 현대여성아동병원에서는 낙태를 단 한 건도 안 했다.

어떻게 보면 낙태가 여성 입장에서는 자기 결정인데, 결정권을 제한하기 위해 혹은 시술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안 한 게 아니다. 이를 다른 영역으로 간주해 낙태 시술을 하지 않았다. 

의사로서 물론 불법 시술로 인해 여성이 건강을 침해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분명히 있다. 낙태금지로 인해 심지어는 임신부가 중국원정낙태를 시도하다가 건강을 해치는 일도 있었다. 아무튼, 나는 저출산 문제를 낙태와 연결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의문을 갖는다. 

◆ 의료 분야와 관련해 국가 저출산 정책에서 보완점이 있다면?

지난 정부가 2015년에 '제3차 저출산 ·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의료 관련 저출산 정책으로 '난임부부 지원 확대'를 내세웠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가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결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임과 관련한 지원은 좋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의료 관련 저출산 정책으로 달랑 난임 하나만 내놨다. 이건 정책이라 할 수 없고 '대책'이며, 아주 지엽말단적인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저출산 정책의 보완점은 굉장히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취업 · 주택 · 보육 · 교육 등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복지가 필요하다.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결혼연령이 늦어짐에 따라 고위험 임산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고위험 임산부가 낳는 아이들이 대체로 건강하지 못하다. 미숙아를 비롯해 여러 핸디캡이 예상되는 아기가 나온다. 여기에 보육의 문제가 추가된다. 적게 낳더라도 나온 아이들만큼은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환경적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

그러한 부분에서 살펴보면, 보완할 게 아니라 모자란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국면을 종합적으로 보고 왜 저출산인지를 분석한 후 새로운 삶의 방식 및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총체적인 프레임을 잡아야 하는데, 중구난방으로 나온 생각들을 아이디어처럼 모아서 대책으로 제시하면 저출산 문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 농어촌 · 도서 지역에 산부인과가 부족하다.

의료적 측면에서 모성을 보호하는 대안이 무엇인지를 살필 때, 단순히 임신 · 분만 문제만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여성 삶과 관련한 모든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의료적으로 건강 문제에 접근하면 병원, 지역사회 인프라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근래 지역적으로 산부인과가 적다고 하는데, 이는 잘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이다. 실제 문제 · 수요가 없는 취약지가 있고, 그러한 문제가 산적해 있으나 필요한 것들이 들어가지 않아서 생기는 취약지도 있다. 

그런 구별 없이 취약지 또는 없는 곳 등으로 접근하면 개입 방식이 천편일률적이 되고 개입해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

◆ 의료원 차원에서 저출산 문제 대응 방안이 있는지?

현재 우리나라 여성 · 어린이 의료는 분절적이며, 분만취약지에서 의료기관 접근성이 매우 낮다. 지리적 · 경제적인 접근성을 모두 해결해줘야 한다. 

더군다나 고위험 산모와 미숙아 출산 등이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단순히 뭘 해주기보다는 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는 기초단위부터 시작해 권역과 중앙으로 뻗어 나가야 한다.

지난 13일에 모자보건법에 '중앙모자의료센터' 조항이 신설됐다. 이 조항이 오는 9월 14일부터 시행되는데, 이를 기반으로 분만취약지 사업, 신생아 집중 치료센터 지원사업, 고위험 산모통합 치료센터 등 기존 분절적으로 이뤄졌던 것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레벨화해서 하나의 완결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는 아마 금년 상반기 안에 개입돼 시행 단계를 거쳐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중앙모자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전체를 컨트롤 ·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굉장히 많이 준비해야 한다. 하다못해 임신부터 시작해 등록 단계 등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즉, 각 레벨화된 센터를 지원 · 조종하는 것이 국립중앙의료원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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