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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병원 화재 참사, 의료진 대상 재난 '교육' 의무화해야

훈련 · 실습 등 실질적 재난 교육 필요하다

밀양 세종병원, 대구 신라병원 등 연일 터지고 있는 의료기관 화재 참사와 관련해 여러 재난 대응 방안 중 재난 교육이 가장 기본이자 우선돼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31일 오후 1시 30분경 진행된 메디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브란스병원 정현수 재난의료교육센터장이 이같이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재난 대비 교육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육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기회가 가지 않고 있다. 또, 교육 관리 등이 원활히 안 되고 있으며, 교육 체계가 잘 잡혀있지도 않다. 그리고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은 체계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의 혜택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원하는 만큼 교육의 보급 · 확대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전문적인 교육을 해줄 수 있는 곳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재난 교육은 교육제공자의 준비, 노하우, 경험 등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라면서, 제공자 양성 부족을 지적했다.

현재 재난 교육이 여러 기관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전체적 · 체계적 형태는 잡혀있지 않다면서, 누가 어떤 교육을 어느 정도 받았는지에 대한 관리체계가 없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현재 시스템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불이 났을 경우 화재 지역의 기정된 병원 내 권역응급센터 의료인력이 파견돼 현장진료를 한다. 또한, 그 센터에서 관련된 교육도 하게끔 돼 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재정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결국은 모든 게 돈이다."라면서, "재난 교육과 관련해 국립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투자 · 공급이 이뤄지고 있고, 사립은 따로 운영된다. 그런데 재난이라는 것은 국립 사립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국가 주도하에 재난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설 ·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는 현재 외부 펀드로 운영되고 있다. 정 센터장은 펀드라는 게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교육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국가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교육도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 교육이어야 한다. 교육이라고 다 교육이 아니다. 훈련을 통해 교육을 몸으로 익히는 실질적 교육이 중요하다. 앉혀놓고 이론적으로 알려준 뒤 교육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앉아서 듣는 수업은 금방 잊어버린다. 그래서 훈련 · 실습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면서, "그런데 실습교육은 시간, 준비과정, 돈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행하기 쉽지 않다. 사실 앉아서 강의하면 준비과정이 쉽고 편한데, 실습하려면 여러 장비 준비와 환경 세팅, 시간 · 돈 투자 등이 뒤따른다. 그런 부분들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현재 정 센터장은 재난 교육을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시뮬레이션은 가상 상황을 재현하는 것인데, 준비 과정이 매우 힘들고, 돈도 많이 든다. 그런데도 시뮬레이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인 대상 재난 교육 의무화 등이 법적으로 명확히 명시돼있지 않다. 교육은 법과 같이 가야 한다. 그래야만 예산 투자와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원활해진다."라고 했다.

재난 발생 시 소방관만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의료진을 포함해 국민 전체가 재난 대응과 관련한 기본적 개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재난이 발생하면 결국은 국민이 희생자가 된다. 재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본 교육을 통해 재난을 상시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면서, 교육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정 센터장은 "재난 교육이 열심히 이뤄지고는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가 재난교육에 관심을 두고 예산이나 정책적인 부분들을 신경 써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