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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심부전 환자들에 더 나은 치료제 등장 알려야"

칼 스웨드버그 교수, '엔트레스토' 개발부터 의의까지 살펴본다

오랜 기간 치료효과에 있어 답보상태를 지속해 왔던 심부전 치료 분야에 획기적인 개선 효과를 나타내며, 세계 유수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에 우선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노바티스 ‘엔트레스토’가 국내에도 얼마 전 급여 출시 소식을 알려 왔다.


기존 심부전 표준치료제 대비 뛰어난 치료 효과를 입증한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의 보험급여 획득 소식은 국내 심부전 환자들에게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은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으면, 이는 한국도 다르지 않다. 심평원이 발표한 2010~2016년 질병통계에 의하면, 국내 심부전 환자수는 2010년 9만 9천여 명에서 2016년 12만 2천여 명으로 7년 사이 22.9% 이상 증가했다.


또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2005~2015년까지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은 일부 암 질환보다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으로, 국내에서도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중 6.4%가 입원 중에 사망하며, 1년/2년/3년/4년 후에 각각 15%/21%/26%/30%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 의료진과 환자들은 현재 심부전 치료에 사용되는 안지오텐신 변환효소(ACE) 억제제, 이뇨제, 혈관 확장제, 디지털리스 제제, 베타차단제, 항응고제, 안지오텐신 Ⅱ 수용체 길항제, 칼슘 채널 차단제, 칼륨 등을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옵션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려온 게 사실이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심부전 치료에 획기적인 개선 효과를 가져다 준 ‘엔트레스토’의 주요 임상 ‘PARADIGM-HF’ 연구의 주요 연구자인 칼 스웨드버그(Karl Swedberg) 교수를 만나 심부전 치료 패러다임의 변천사와 ‘엔트레스토’의 개발 히스토리, PARADIGM-HF 임상을 통해 살펴본 자세한 치료 효과, 그리고 ‘엔트레스토’가 심부전 치료 역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들어봤다.


한편,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현재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교 임상분자약학과 수석 교수, 영국 런던 임페리얼 대학교 순환기내과 교수로 역임 중이며, 약 600건 이상의 국제 학술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만성 심부전에서 베타차단제(1979), ACE 억제제(1987), ARB(2003) 그리고 ARNI 계열 치료제(2014)의 생존 이점을 최초로 보고한 바 있다.


심부전 치료 ‘ACE 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넘어 ‘엔트레스토’까지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70~80년대까지는 만성 심부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운을 뗐다. 그러나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AS, Renin-Angiotensin System)의 억제가 심부전 치료에 유효하다는 사실이 발견된 후 해당 기전을 가진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inhibitor)’가 심부전 치료제로 사용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ACE 억제제의 경우 일부 여성에서 부작용으로 심한 기침이나 알러지 반응을 나타내며 내약성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하며, “미충족 수요군을 위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해 ‘수용체’ 수준에서 RAS를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때 개발된 치료제가 바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 ARB)’인 것이다.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이외 '베타차단제'를 포함한 이 세 가지 물질이 심부전 치료에 있어 교감신경의 작용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치료제”라고 부언하며, “심부전 치료에서 의료진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세 가지 약제를 환자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부작용으로 인한 어려움뿐만 아니라 치료방법이 어려워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컸기 때문.


그는 “이렇게 주된 치료제가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내 만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 사건이 지속되고 있었고, 더 나은 치료옵션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고 개발 동기를 설명했다.


칼 스웨드버그 교수가 처음으로 시도한 것은 펩타이드 합성이었다. 심장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특정 펩타이드를 생성하게 되는데 이뇨작용과 심장의 부피를 조절하는 역할의 NP (Natriuretic Peptid)와, 심장에 혈액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는 BNP (Brain Natriuretic peptide)가 그것.


하지만 합성이 어려워 고가라는 단점이 있었고, 연구 결과 입원율 개선이 낮아 효과가 미비하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연구는 중단됐다고 전했다.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BNP를 증가시키는 작용과 ACE 억제 작용을 동시에 활용한다면, 더 나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10년 전 연구에 돌입했지만 그 역시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결국 연구는 중단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바티스가 이중 작용에 대한 복합 기전이 전혀 잘못된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타겟을 좀 더 섬세하게 잡을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고, ACE 억제제 대신에 ARB로 대체하기로 결정, 이미 당시 노바티스는 ‘발사르탄’이라는 ARB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를 개발키로 결정한 것이다.


그렇게 개발된 엔트레스토는 ‘사쿠비트릴/발사르탄’ 화합물로서 심장의 신경호르몬계 시스템에 작용하여 방어기전을 강화하고, 동시에 안지오텐신 Ⅱ 수용체를 차단하는 이중 기전의 치료제로 탄생되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엔트레스토는 심부전으로 인한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심장 기능 저하로 인한 부담을 완화시켜 치료효과를 내는 것이다.


기존 심부전 표준치료제 대비 심혈관 사망 20%, 심부전 입원 21% 줄인 ‘엔트레스토’


칼 스웨드버그 교수가 참여한 PARADIGM-HF 연구는 ‘엔트레스토’와 기존 표준치료제인 ACE 억제제 ‘에날라프릴’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하기 위해 설계된 연구다.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임상 디자인 설계 당시 ACE와 병용할 수 없는 ‘엔트레스토’ 작용기전상 위약과의 비교 임상이 불가능해 당시 표준치료제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중이던 ‘에날라프릴’과 ‘헤드 투 헤드(Head –to Head)’로 진행하게 됐다”며, “따라서 이 임상 결과 표준치료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다면 심부전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확신에 임상명 또한 ‘PARADIGM-HF’로 명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치료제와의 비교 임상이었기 때문에 확실한 효과 입증을 위해 대규모의 환자 모집에 들어갔으며, 전 세계 다기관으로부터 8천여 명의 환자를 모집했다”고 전하며, “또한 추후 대조약(에날라프릴)의 용량에 따른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고용량’의 ‘에날라프릴’을 사용하기 위해, 임상 전 모든 환자에서 ‘에날라프릴’에 대한 알러지 반응 시험과 내약성을 확보한 후 임상에 돌입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PARADIGM-HF 연구는 그렇게 모집된 전 세계 8,44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엔트레스토’군과 ‘엔트레스토’군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엔트레스토’군에서 심혈관 사망이 유의미하게 더 낮은 것을 확인되어 2014년 3월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의 조기 종료 권고하에 연구가 조기 종료됐다.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연구 결과 ‘엔트레스토’는 ‘에날라프릴’ 대비 심혈관 사망위험을 20%,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을 21%,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을 16% 감소시켰다”며, “특히 이 연구에서 인상적인 것은 분석 당시 P-value가 4.0*10-7으로 정확성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라고 부언했다.


이어 그는 “대조약이었던 ‘에날라프릴’의 주요 3상 임상 결과 ‘위약’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이 16%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엔트레스토’는 ‘에날라프릴’ 대비 16% 더 감소한 것으로, 효과로 따지면 두 배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며 우월성을 강조했다.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PARADIGM-HF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참여 환자를 연령, 성별, 인종별, 지역별, 기저 질환별 등으로 분류해 1차 평가변수와 심혈관 사망위험을 분석한 하위그룹 분석 결과에서도 모든 분류 항목에서 ‘엔트레스토’는 ‘에날라프릴’ 대비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며 확실한 우월성을 보였기 때문.



이런 뛰어난 심부전 치료 효과로 인해 유럽심장학회(ESC), 미국심부전학회(HFSA) 등은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엔트레스토’를 심부전 우선치료제로 권고한 바 있다.


사회적 비용 부담 높은 심부전 질환, 환자에 더 나은 치료옵션 있음을 적극 알려야…


심부전은 일부 암보다도 사망률이 높으며, 잦은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으로 인해 의료비용 소요가 가장 많은 질환 중 하나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도 심부전 유병률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650억 달러(약 74조 원)의 직접 의료비와 430억 달러(약 49조 원)의 간접 비용이 심부전으로 인해 소요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비용도 비용이지만 심부전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환자에게 큰 고통을 가져다 준다. 심부전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다른 만성 질환의 경우보다 심각할 뿐 아니라 삶의 만족도는 일부 암환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수면 중에도 호흡곤란이 일어나며,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피로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심부전 환자들의 삶의 질 저하는 환자 개인에게는 치료비용보다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이번 ‘엔트레스토’의 급여 출시 소식을 듣고 “한국의 심부전 환자들이 이제라도 더 나은 치료옵션을 제공 받게 된 데에 대해 축하할 일이다”라고 말하며, “중요한 것은 결국 의사가 진료현장에서 ‘엔트레스토’를 처방해야 하는 것이지만, 한국의 심부전 환자들도 기존 치료제보다 더 나은 치료옵션이 개발되었음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의사에 더 나은 치료제 처방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트레스토’가 심혈관 사망이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위험 감소 효과로 사회적 비용 부담을 경감할 수 있으며, 심부전 환자에 더 나은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칼 스웨드버그 교수는 “심부전은 복잡한 병태생리를 가지고 있는 임상 증후군으로 여러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심부전으로의 이환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인자로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꼽을 수 있다”며,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 질환 환자들에서 이들 인자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심부전이 의심되는 환자라면 뇌성 나트륨 이뇨 펩타이드(BNP, Brain Natriuretic peptide) 수치를 측청함으로써 심부전 질환 여부를 체크해 볼 수 있다. 만일 BNP 수치가 정상이면, 심부전 진행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해당 검사는 간단한 혈액검사로도 가능하며, 2015년 10월 28일부로 ‘심부전의 감별 진단과 예후 판정’에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적용 받았으므로 심부전 의심 환자들은 참고할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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