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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공보건이사직, 의협의 미래경쟁력 강화 포석

의료행위는 공익…좌든 우든 지향하는 바는 같아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20명에서 25명으로 늘어난 상임이사 5명의 자리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6개월간에 걸쳐 공보이사, 보험이사, 대외협력이사, 공공보건이사, 학술이사로 채웠다. 이번 5개 상임이사 자리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신설된 공공보건이사이다. 이미 비슷한 것으로 보이는 사회참여이사가 있는데 공공보건이사를 신설한 것은 의료는 공공성을 갖기 때문에 의사직능의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장기적 포석으로 보인다. 각 직능단체는 태생적으로 직능의 이익을 증진하고 직능과 관련된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 사회 속에서 그 직능과 관계된 공공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그 직능과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사명을 갖는다. 특히 의료는 공공성을 갖기 때문에 대한의사협회의 공적기능의 수행이 중요하다. / 메디포뉴스는 초대 공공보건이사가 된 이진용 부교수(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를 지난 13일 만나 공공보건이사의 역할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사회참여이사가 의무를 수행한다면 공공보건이사는 책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사회참여이사가 사회봉사를 한다면 공공보건이사는 공공의료를 한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그는 또 “의료행위는 일단 공익이다. 건강을 회복해주는 것이다. 좌든 우든 지향하는 바가 같다. 모든 국민이 건강한 나라, 아픈 사람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나라, 아프다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 이 세가지는 좌든 우든 의사라면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풀었다.[편집자 주]



- 예방의학을 하게 된 계기는?

충북의대 본과 2학년 때  내과 실습을 나갔는데 간경화가 있어서 복수가 심하게 들어온 환자가 있었다. 국립대라 비싸지 않은데 복수만 빼고 퇴원하겠다고 하더라. 교수님이 못가게 해서 실랑이가 붙었다. 보호자는 돈이 없다고 하고, 담당교수와 전공의는 학생들이 있으니 입원해서 경과보자고 했다. 훌륭한 일을 하겠다고 온 것은 아니지만, 그때 충격을 받았다. 

시스템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나? 잘나가는 안과 선생님이 ‘내가 1,500만원 번다. 내가 무료진료하면 3명 수술하면 끝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료진료로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전체 액수가 크니 일부의 도움으로 전체를 해결할 수 없다. 의사를 하는데 바꿀 수 있는 게 뭔가 생각했다. 그게 계기가 됐다.

(이진용 공공보건이사는 지난 2000년 2월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2년 3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전공의를 거쳐 2005년 3월 예방의학 전문의를 취득했다. 2006년 2월 서울의대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10년 5월 의료경영 석사학위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보건대학원에서 취득했다. 2010년 2월부터 2013년 4월까지 건양의대 예방의학교실에서 있었고, 2013년 5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의대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소속인데,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나?

2000년대 중반이후에 서울대병원이 공공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안규리 교수 그룹과 라파엘 천주교그룹이 노력해서 서울대에 공공의료사업단이 생겼다. 만들어가는 중이고 공공의료사업을 전담한다. 초기에는 무의촌 봉사였다. 서울대 본원은 정부와 하고, 보라매병원은 서울시사업을 주로 많이 한다.

매달 마지막 째 주 수요일에 서울시나눔진료를 하고 있다. 서울역에서 노숙자 진료를 하면 인원이 1,000여명 몰린다. 지하철이 닿는 모든 사람이 온다. 서울의료원이 주관하고, 13개 시립병원이 참여한다.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은 공공사업을 하고, 병원에서 공공성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도와주던 일을 업무분장해서 빼냈다. 진료협력실도 사업단 소속이다. 환자 의뢰부터 회송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한다.

- 의협이 공공보건이사직을 신설했다. 초대 상임이사로서 의미를 부여해 달라.

의사단체가 의사직능으로서 기본적으로 해야 될 것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예로 안규리 교수가 서울대병원 본원에 공공의료사업단 만들었다. 이후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에도 생겼다. 컨트롤타워가 생기면서 체계가 잡힌다. 이처럼 의사단체가 전문가로서의 기본,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감, 공공의료와 보건을 이야기해야 한다. 의사로서 국민에게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 추무진 회장께서 사회참여이사와 구별된 공공보건이사를 만들어 가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사회참여와 공공보건은 의무와 책무로 구분하면 될 것 같다.

- 의협에서 이사직 제안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왔나?

김형수 교수(건국의대 예방의학교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로부터 “추무진 회장이 전화할 거다. 전화 갈 테니까 받아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 추무진 회장과 과거에 인연이 있었나? 충북의대에 다닐 때 추무진 회장이 충북의대 부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수업을 들은 적이 있지만, 추무진 회장이 당시 맡은 이비인후과는 주 2회 수업인데, 교수 4명이 나눠서 수업한다. 실습 때는 외국 연수 중이셔서 기억은 별로 없다.

- 공공보건이사직을 수락하기 전에 병원 동료나, 주위 의사들의 조언을 구했을 것 같다. 어떤 조언을 받았나?

제일 먼저 와이프에게 물었다. 흔쾌히 승낙 받았다. 다음으로 교수들에게 조언을 구해보니 반반 갈렸다. 결국 내가 선택해야 했다. 젊은 혈기로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데 까지 하자. 의사의 책무, 국민에 대해 해야 할 것 정도만 전파하고 나오자. 마지막으로 원장께 말씀드렸고, 병원에서 축하해 줬다.

현재 업무 파악하는데 정신이 없다. 뭘 어떻게 해야겠다고 말하긴 곤란하다. 공공성, 의사의 책무를 기본으로 하고 이를 기준으로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 가를 고민하고 있다. 안 그러면 이익집단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 명분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국가, 국민, 의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론과 명분이 있으면, 추무진 회장이 주장할 수 있다.

- 대학병원 동료의사들은 의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기초교수는 의협을 어떻게 바라볼까? 예방의학은 기초다. 예방의학을 제외하면 별로 관심 없다. 예방의학은 정책을 바꿔야하니 관심이 있다. 예전엔 의협과 친하지 않았다. 예방의학은 과거 운동한 사람이 많다. 언제부턴가 의협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 연구조정실장은 해보고 싶은 자리가 됐다. 우리 또래에서는 싱크탱크다.

임상교수는 의협을 어떻게 바라볼까? 임상교수들은 애증이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의사니까 회비는 내야 되지 않을까? 할 의무만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최근에 의협 집행부가 온건파가 되면서 크게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개원의 시각에서는 너무 온건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대학은 안 그렇다. 또, 과마다 다르다.

- 의협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한다거나, 어떤 역할을 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는지?

의협이 그동안 공공성이 있어서 일을 해왔는데 그것을 잘 정리해서 에너지를 모아서 제안한 적이 없었다. 공공보건이사직은 만드는 게 의의가 있다. 가능하면 민간과 공공의 가교역할을 해달라이다. 현직에서 이미 공공의료사업을 하고 있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 평소 의협에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저는 의사 아이덴티티가 있다. 의대가려고 삼수를 했다. 의협회비를 전문의 시험 보려면 내야한다. 회비는 내는 스타일이었다. 의협을 비난하려면 회비는 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미국에 있을 때 AMA(미국의사회)를 봤다. AMA에서 성명이 나오면 무섭다. 흡연 같은 사안에서 국민편 들어준다. 우리도 그렇게 돼야 되지 않을까?

- 모든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의료행위는 일단 공익이다. 건강을 회복해주는 것이다. 좌든 우든 지향하는 바가 같다. 모든 국민이 건강한 나라. 아픈 사람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나라. 아프다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 이 세 가지는 좌든 우든 의사라면 모두 동의한다. 다만, 이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이 다르다. 메르스를 봐도 공공병원으로 해결이 안 된다. 민간이 공공을 서포트 해주지 않으면 공공의료를 행할 수가 없다.

- 3자 입장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내고 해석해 보겠다고 말해서 개원가에서 우려하고 있다. 의협 이사직을 맡으면서 3자라고 보기 어렵지 않나?

3자라는 표현은 말실수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의협집행부나 연구소와 소통하고 교류하겠다는 게 정확한 제 의도다. 3자라는 표현은 객관성을 강조하기 위해 썼다. ‘너 의협 상임이사니까 의협 편드는 거잖아’라는 말은 듣기 싫다. 보건소와 공공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중심의 공공의학회 편집위원장이다. 지난해 12월에 됐다. 학회지가 없어서 창간하기 위해 자리를 맡았다. 

- 지난 5월31일 기자실 상견례에서 11년간 의료기관별 외래 실적을 소개했다. 동네의원은 줄고, 병원은 늘었다고 나왔다. 어떤 자료인지 설명해 달라.

의료관리학하는 사람들은 큰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 반면 일차의료에 관심이 적었다. 그런데 논문을 쓰다 보니 일차의료를 놔두고는 전체 시스템이 안 바뀌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료전달체계 핵심은 일차의료 내에서는 보건소와 동네의원 사이가 안 좋은 게 문제고, 수직적 시스템에서는 병원과 의원이 무한경쟁하고 있는 게 문제다. 더 문제는 링에서 싸움하는 선수 중에 의원은 항상 있다는 거다. 그래서 11년간의 요양급여 오래실적을 집계해 본 거다.

지난 2014년에는 단순 경증환자 중에 병원가는 사람이 몇 명인지 확인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동료 의사들과 연구한 적이 있다. 그 결과물이 2014년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12월호 실린 논문이었다. 주요 내용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경증환자 중에 병원환자수를 계산해 봤더니 15%가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환자였다. 약 돈으로 1200억원이 병원 쪽으로 가고 있었다. 논문에서 진짜 중증이 있는 경우를 다 빼고, 만약 고혈압, 고지혈증이 함께 있으면 뺀다. 다 빼고 순순하게 고혈압만 있는 사람을 뽑아내는 거다. 그렇게 확인해보니 15%가 병원이더라. 우리끼리도 통계보고 너무했다고 생각했다. 쉽게 말해서 의원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었다. 

- 보건소 기능의 문제점에 대해 말해 달라. 예방 업무를 강화하는 방안은?

보건소에서 진료업무 없이 예방업무만 가능한가? 코어가 없는데 사이드만 하라는 건 말이 되나? 보건소에서 혈압을 쟀는데 높게 나왔다. 혈압만 재고 의원으로 가라고 할 수 있나? 진료기능 축소는 맞다. 보건소 진료가 과잉돼 있다. 보지 말아야할 사람을 보는 게 문제다. 지금은 지자체장이 100명봐라 200명봐라 압력을 행사한다. 이것은 문제다. 남양주시가 괜찮다고 들었다. 인구가 50만이 넘으면서 도농복합도시가 됐다. 보건소가 예방사업만 하고 진료는 안보겠다고 지역의사회와 합의했다.

전체적으로 보건소의 진료기능이 지나치게 확대된 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폐지하는 것은 당장 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 점진적으로 축소해서 예방사업을 진행하는데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진료만 하는 게 맞다.

- 수년전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았다. 공공병원의 수익성 논란에 대한 견해는?

좌는 형평성, 우는 효율성을 강조한다. 진료의료원은 두개가 충돌한 판이다. 처음엔 효율성이 이긴 것 같았다. 하지만 국정조사가 있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착한적자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후 신DRG에 들어오면 가산점을 주는 정책에 민간병원은 거부한 반면 지방의료원과 국공립만 들어가면서 5% 정도 순수익 증대 효과가 났다. 이에 더해 공공기관 의료기관 회계준칙에서 지방의료원은 감가삼각비를 빼줬다. 시설과 장비는 예산에서 빼라. 즉 시설과 장비를 지원해준다는 거다. 결과적으로 진료의료원이 죽은 후에 다른 의료원이 살았다.

- 공공의료사업에 있어서 민간병원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의 연계(협력) 방안은?

일차의료의 두기둥은 3만개 의원과 1,500개 보건소 보건지소다. 한쪽이 없으면 상대방이 곤란하다. 의원입장에서 보건소가 사라지면 문제 있는 환자를 다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을 읽어보면 공공의료 수행기관이란 개념을 만들어 놨다. 민간병원이어도 하는 일이 공공이면 공공의료기관으로 인정해 준다.

국립대와 민간병원의 차별이 없어졌다. 민간병원이 공공의료기관을 신청하면 된다. 그 예가 권역심혈관센터를 원광대가 전북대를 누르고 됐다. 정부가 움직이고 있는 거다. 민간을 특정 의료행위별로 외상진료센터, 심혈관센터 등 공공의료 수행기관으로 끌어들이고 합당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 시립병원이 13곳인데, 우리끼리도 환자가 왔다갔다 못한다. 서북병원이 결핵전문병원이다. 공무원병원이다보니 의사들이 가지 못할 정도로 급여가 낮다. 심장내과 교수가 없다. 보라매병원에서 심장내과 교수가 한 달에 한번 씩 간다. 서북병원은 호스피스가 강하다. 보라매병원에서 호스피스 환자를 보낼 수 있다. 보라매병원과 서북병원의 협력 사례이다. 민간병원과 협력은 전화해서 환자를 주고받고, 환자를 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경기도 화성군 보건소 환자가 심장수술 해야 한다면 아주대병원에 연락해서 받아준다면 보낸다. 수술 끝나고 동네의원으로 보낸다. 이처럼 보건소, 수술병원, 치료의원으로 싸이클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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