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0g 극소 저체중 미숙아 ‘개심수술’ 성공

2012-09-14 06:31:29

서울아산병원 윤태진 교수팀, 기존 한계 극복


1,180g의 극소 저체중 미숙아에게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한 고난도 개심(開心)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국내 선천성 심장질환 치료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개심수술은 직접 심장을 열어 치료하는 수술법으로 체중이 1,200g 이하인 극소 저체중 미숙아에게 시행하기에는 심장수술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수술로 알려져 있다.

개심수술(심장절개수술 open-heart surgery)은 심장을 절개해 심방이나 심실을 노출시키는 수술로 수술하는 동안 피를 환자의 몸 밖으로 순환하게 하고 산소를 계속 공급해주는 장치인 인공심폐장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병센터 윤태진 교수팀(소아심장외과, 사진)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근 심방중격결손과 대동맥축착을 가지고 태어난 1,180g의 최모 군에게 생후 13일 만에 개심수술을 시행해 성공했다.

이번 수술의 성공으로 1,200g 이하 극소 저체중 미숙아의 개심수술에 대한 안전성과 기술력을 입증했으며,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들과 그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모 군은 지난 8월 9일 임신 34주 5일(임신 243일) 만에 일란성 쌍둥이 중 둘째로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날 당시 몸무게가 불과 1,050g 밖에 되지 않는 극소 저체중에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심장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신생아 체중이 1,500g 이하이면 수술의 위험성 때문에 대부분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게 좋지만 최모 군의 경우 선천성 심장질환인 심방중격결손과 대동맥축착을 앓고 있고 심한 좌심실 기능 부전을 동반하여 하루 빨리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대동맥 축착(Coarctation of Aorta, COA)은 대동맥의 일부가 좁아져서 혈액 흐름에 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결손부위의 근위부(머리와 상지)의 압력증가와 원위부(몸과 하지)의 압력감소를 초래한다.

또 심방중격결손(Atrial septal defect, ASD)은 우심방과 좌심방사이의 벽(심방 중격)의 결손('구멍')을 통해서 혈류가 새는 기형이다. 폐순환을 지나서 좌심방으로 돌아온 동맥혈의 일부가 심방 중격 결손을 통해서 우심방으로 유입되고 우심실을 거쳐서 다시 폐순환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우심방과 우심실의 부담이 커지게 되며 폐혈류량이 증가한다.

다행히 산전 진단과 철저한 사전 수술 계획 등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태어난 지 13일 만인 지난 8월 22일 1,180g의 극소 저체중 상태에서도 심장을 열고 심정지하에 심폐기를 이용하여 수술을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



수술 후 최모 군은 집중치료를 받으며 현재는 기계도움 없이도 스스로 숨을 쉬고 젖병을 빠는 등 나날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개심수술의 성공은 서울아산병원이 수년간 쌓아온 풍부한 소아 심장수술 경험과 선천성 심장병센터, 태아치료센터 등 출생 전 및 출생 후 진단과 치료를 담당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이 원활한 협진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 최모 아기는 태아치료센터에서 산전 진단을 통해 선천성 심장질환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의료진의 사전 수술계획을 통해 출생 후 선천성 심장병센터에서 곧바로 수술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적인 치료와 합병증 예방관리 등을 통해 건강한 삶을 찾을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병센터 윤태진 교수는 “최근 고령 산모가 증가하면서 출산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들도 많은데, 이번 수술로 극소 저체중아의 복잡한 심장질환도 성공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앞으로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태아의 산모들도 불안과 걱정 없이 분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주었다.,

윤 교수는 “다양한 진료과의 유기적인 협력과 체계적 시스템을 바탕으로 산전 진단부터 수술 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환자의 상태에 맞춰 최적의 상황에서 이번 수술을 성공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
< 저작권자 © Medifo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본 기사내용의 모든 저작권은 메디포뉴스에 있습니다.

메디포뉴스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416 운기빌딩4층 (우편번호 :06224)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아 00131, 발행연월일:2004.12.1, 등록연월일: 2005.11.11, 발행•편집인: 진 호, 청소년보호책임자: 김권식 Tel 대표번호.(02) 929-9966, Fax 02)929-4151, E-mail medifonews@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