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 발병 원인 및 특성 규명…맞춤치료 길 열려

2007-09-17 13:06:02

‘기면병’과 ‘특발성 과수면증’, 그리고 ‘수면무호흡증을 포함한 기타 수면장애’의 생물학적 특성과 원인이 국내 의료진과 미국 공동연구팀에 의해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수면클리닉 홍승철(제1저자)․신윤경 교수팀과 미국 스탠포드 대학 기면병센터 Emmanuel Mignot(미뇨-교신저자) 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주간졸림증 환자 163명과 정상대조군 282명을 대상으로 졸린 원인에 대한 규명과 진단별 특성에 관해 비교 연구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일반인구 가운데 약 10% 정도가 주간졸림증을 갖고 있을 정도로 유병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환자군 163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 입면잠복기 반복검사(실제 낮에 졸린 환자들에게서 그 졸린 정도를 평가하는 낮 검사), 조직적합항원검사(혈액 채취를 통한 유전자 검사), 하이포크레틴검사(뇌척수액을 뽑아서 각성 호르몬의 양을 측정함)를, 정상대조군 283명을 대상으로는 조직적합항원검사와 하이포크레틴검사(50명)를 시행했다.

주간졸림증을 호소하는 환자 163명의 질환 중 기면병이 101명, 특발성 과수면증 20명, 수면무호흡증을 포함한 기타 수면장애가 42명이었다.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기면병 환자 101명중 탈력발작(폭소, 놀라움 등 감정 반응에 의해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는 기면병 초기증상)을 동반한 환자 79명 가운데 92%에서 특정 유전자인 ‘HLA-DQB1*0602’가 양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이포크레틴 측정치가 110pg/ml 미만으로 낮게 나타난 반면 정상대조군에서는 환자의 12.8%만이 ‘HLA-DQB1*0602’ 유전자가 양성으로 나타났다.

하이포크레틴 측정치는 정상치인 200pg/ml 이상을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와 관련해 기면병의 졸림증은 뇌에서 분비돼 각성을 유지시키는 호르몬인 하이포크레틴 생성 부족이 원인으로, 이는 HLA-DQB1*0602의 양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결국 HLA-DQB1*0602가 기면병 유전자임을 밝혀낸 것이다.

아울러 탈력발작을 동반하지 않은 기면병 환자 22명 가운데 36%에서 ‘HLA-DQB1*0602’ 유전자가 양성을 보이고 환자의 40%가 낮은 하이포크레틴 측정치를 보여, 탈력발작이 동반된 기면병에서 하이포크레틴의 저하와 HLA-DQB1*0602의 양성률이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편 특발성 과수면증 환자와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주간졸리움증 환자들의 ‘HLA-DQB1*0602’ 양성률과 하이포크레틴 측정치는 정상대조군의 수치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조직적합항원의 양성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하이포크레틴의 수치가 정상범위인 주간졸림증은 특발성 과수면증 또는 수면무호흡증 등에 의한 졸림증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졸림증의 원인이 다양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원인별 맞춤치료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면병과 특발성 과수면증의 경우 중추신경계 흥분작용을 갖는 약물치료가 주간졸림증을 경감시키는데 효과적이고 수면무호흡증인 경우는 지속적 양압치료(CPAP: 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나 상기도를 넓혀주는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홍승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주간졸림등을 야기하는 수면장애를 원인별로 분류하고 그 특성을 밝힌 연구로서 졸린 정도가 유사하더라도 졸린 원인이 각기 다르며, 이에 따른 치료가 다르다는 것을 밝힌 국내 최초의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지난해 11월 국제 학술지 ‘SLEEP’지에 발표됐다.




최지현 기자 jhchoi@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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