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 질, ‘운영가능성’으로 검증해야…“원자료 공개하라”

2026-02-14 05:58:58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13일 기자간담회 개최


의학교육의 질은 ‘실제 운영 가능성’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의 원자료 공개, 시나리오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13일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조윤정 회장은 조 회장은 “정책의 근거가 ‘교육의 질’이라면 그 질을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결론의 속도전이 아니라 검증의 일정표를 먼저 제시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최근 정부가 제시한 교육여건 자료가 법정기준 충족 여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조 회장은 “법정 기준은 어디까지나 최소 요건”이라며 “그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곧바로 교육 준비가 완료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의과대학 교육의 질은 단순한 정원 대비 교수 수 산출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조 회장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의정사태 이전 국내 의대교수 1인당 학생 수가 평균 2명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으며, 일부 대학은 1명대라고 언급하며 “의과대학 교육의 질은 최소기준을 넘어서 실제 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한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 의대 교수들의 근무 여건도 언급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임교원 기준은 주 40시간, 연 약 1920시간를 1 FTE(Full-Time Equivalent)로 보지만, 국내 의대 교수들은 평균 주 7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의과대학 교육의 질을 크게 네 가지 축으로 제시했다.

첫째는 실제 교육대상 규모다. 재학생뿐 아니라 휴학생, 복학생, 유급생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의학교육에서는 휴학·복귀·유급이 병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재적 정원만 보고 교육 가능성을 판단하면 실제 강의실과 실습실, 병원 현장에서 병목현상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교원 구성과 실제 교육 역량이다. 전임교수, 기금교수, 임상교수, 인턴, 전공의 등 다양한 직군이 교육에 참여하는 만큼, 전체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강의·실습이 실제로 돌아갈 수 있는 운영 계획의 존재 여부다. 시간표, 실습 슬롯, 지도 인력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임상실습과 환자 접촉 교육 수용 능력이다. 조 회장은 “의과대학은 1학년부터 병원에 나간다”며 강의와 참관이 아니라 실제 환자 접촉과 반복 경험이 의사 양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충분한 환자 경험 없이 배출된 인력은 진료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조 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자료가 2025년 시점의 통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정원 논의가 2027년, 더 나아가 2031년까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면 검증 역시 연도별 시나리오로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 ‘스냅샷’ 자료만으로는 중장기 과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의대 교수협이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보수적으로 추산한 결과도 제시됐다. 2024·2025학번 휴학생 1586명, 2025년 증원 인원 1509명, 2027년 복귀 예상 인원 749명을 반영할 경우 일부 대학에서 정부가 설정한 최대 한계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우리가 맞고 정부가 틀렸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원자료를 공개하면 언제든 검증 가능하다. 정책이 숫자로 설득되는 만큼 숫자는 더욱 투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국립대 전임교수 330명 증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조 회장은 “지방대학에서는 교수 숫자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전임·기금·임상 교수 중 직책만 바뀐 숫자”라고 했다.

또 “필수의료과에서 교수 1~2명만 남은 대학도 있다”며 “교육이 문제인 수준을 넘어 진료 유지 자체가 어려운 상황도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법 시행 이후 주 80시간 제한이 도입됐지만, 이를 보완할 전문의 채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배경에는 병원의 재정 부담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회장은 교육의 질 확보를 위한 검증 항목으로 ▲실제 교육 대상 규모 공개 ▲교원 구성 공개 ▲대학별 운영 계획 ▲임상실습 수용 능력 ▲수련 수용 능력 ▲정원 결정과 동시에 시행할 정책 패키지 및 일정표 제시 등 6가지를 제안했다.

특히 “정원은 장기 변수이고, 교육과 수련의 병목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지금 늘린 정원이 10년 뒤 의료 현장의 공백을 즉각 메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회장은 “정부가 ‘교육의 질 확보’를 심의 원칙으로 내세운 만큼, 원자료 공개와 2027·2031년 시나리오 검증을 먼저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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