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무 | |
고혈압치료와 강압목표의 의미 혈압은 연속적인 변수이기 때문에 어떤 단계의 혈압을 고혈압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임의적인 것이다. 정상혈압이나 고혈압은 그렇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생리적이고 따라서 말단장기를 보호하여 합병증을 가장 잘 예방하는 혈압이므로 이 혈압의 경계를 알아야 정의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강압목표도 정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계를 명확히 구별하는 것은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현재의 140/90mmHg이라는 일반적인 강압목표는 그것이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선 그 목표에는 최소한 도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래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중풍의 발병위험도는 90mmHg 이하인 84mmHg와 76mmHg로 낮아질수록 더 낮아지므로 실제로는 90mmHg 보다 더 낮게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유리하다. HOT 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확장기 혈압이 83mmHg이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효과적인 강압제가 개발된다면 강압목표 또한 지금보다 낮게 조정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림. 확장기혈압과 뇌졸중 및 관동맥질환의 상대적 위험도 140/90mmHg의 강압목표는 적절한가? 왜 120/80mmHg이 정상혈압의 경계인데 이를 강압목표로 하지 않고 140/90mmHg로 하는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지 않지만 그 의미는 이해할 수 있다. 강압에 따른 심혈관계질환이나 뇌중풍의 예방효과 측면의 의학적인 것과 의료경제적인 부담의 측면을 모두 고려한 조화 있는 강압목표가 현실에서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지침은 당뇨병이 있거나 신기능장애가 있으면 140/90mmHg 보다 낮은 130/80mmHg이 목표가 되며 특히 단백뇨가 심한(1일1gm이상) 신부전에는 125/75mmHg까지 낮추는 것이 권장된다. 심부전이 있으면 135/85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다.
또한 심혈관질환은 혈압이 115/75mmHg 이상일 때부터 발병한다는 연구결과나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전고혈압(prehypertension)의 경우 심혈관 사망이 정상인에 비해 3배나 더 높다는 최근의 Framingham연구결과를 감안하면 전고혈압도 적극적인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지금의 140/90mmHg인 강압목표는 당연히 높은것이어서 더 낮추는 것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강압치료에서 이같은 이상적인 면만 따질 수 없다는 것이다.
임상연구에서처럼 정확하게 관리하에 치료하는 경우에는 조절율이 높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체 고혈압환자에서 140/90mmHg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미국에서도 34% 밖에 안되어 140/90mmHg의 강압목표에 도달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에서 이보다 더 낮은 강압목표를 설정하면 더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강압목표를 더 현실적으로 낮추는 것이 심혈관질환이나 뇌중풍의 상대적 위험도를 감소시키는데 좋은 것은 알지만 이보다 조금 더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비용을 포함한 모든 노력에 비해서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의료경제적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질문에 대한 대답? 종종 개원의로부터 질문을 받는 문제로써 140/90mmHg가 목표라면 이보다 더 낮아지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일례로 진단시 혈압이 190/110mmHg 이상이었던 환자가 최근의 효과적인 강압제 덕분에 140/90mmHg의 강압목표에 쉽게 도달하였고 혈압이 120/80mmHg, 심지어 수축기혈압이 115/가 mmHg까지 낮아졌다면 이럴때 너무 혈압이 낮은 것이 아닌가 하여 약제를 줄여서 혈압이 좀더 140/90mmHg에 가깝게 할 것인가 아니면 낮은 혈압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고민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우 답은 환자의 여건이나 상태(경제적 여건, 위험요인, 연령, 동반질환 유무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적인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Framingham 연구결과처럼 전고혈압의 경우에도 심혈관 사망이 높다는 것이라던가 다른 연구결과에서 더 낮은 혈압으로 더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는 사실들은 비록 강압목표가 140/90mmHg이지만 환자가 편하게 그리고 부담없이 120/80mmHg이나 이에 가까운 혈압을 보인다면 이 혈압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혈압이 정상으로 낮아졌더라도 140/90mmHg에 가깝게 되도록 약물을 다시 조절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현실적인 방안은? 고혈압의 치료는 기본적으로 필수적응(compelling indication)의 개념을 활용하여 경제적인 그리고 좀 더 개별화된 방법을 이용하여 어떤경우에도 140/90mmHg의 목표에는 도달하여야 하고 당뇨병이나 신부전이 있으면 이보다 더 낮게 130/80mmHg 목표로 치료해야 하지만 정상혈압에 무난히 도달하는 경우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적인 것이다. 따라서 140/90mmHg이란 강압목표는 최소한 달성해야 할 목표이고 그 이하로 조절이 쉽게 되고 부작용이 없이 삶의 질이 좋아졌다면 당뇨병, 신부전, 심부전 등이 없어도 140/90mmHg 보다 더 낮은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정당화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