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없어도 부부관계에 이상 없다?...늘어만 가는 섹스리스

2006-10-30 14:44:48

‘부부싸움은 칼로 물배기’란 말이 있다. 싸우고 나도 그날 밤 한 이불을 덥고 잠자리를 같이하고 나면 아침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괜찮아 질 수 있는 게 바로 부부 사이란 말이다. 부부 사이를 더욱 돈독해 하는 키워드가 바로 섹스라는 말이다.
 
부부간의 섹스 외에도 눈을 돌리면 보이는 러브호텔과 여관들, 섹스와 관련된 키워드는 이제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큰 거대 산업을 형성했다. 이 기반에는 남녀 간의 섹스가 그만큼 절대적이며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섹스리스(SEXLESS)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섹스리스부부란 말 그대로 성관계 없이 장기간 지내는 부부를 말한다. 결혼 초 뜨거운 잠자리를 가졌던 부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부부관계 횟수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도 섹스리스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국내 한 조사에 따르면 30대 부부 4쌍 중 1쌍이 섹스리스부부인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 맞벌이 부부의 피곤함
 
섹스를 멀리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섹스리스가 된 부부 중에는 어느 한쪽의 섹스가 맞지 않아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바쁜 현실 속에서 특히 젊은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 일의 피곤함으로 인해 잠자리를 멀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 중 상당수가 너무 몸이 피곤해 아내를 봐도 함께 잠자리를 하고픈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하수체에서 프로락틴이란 호르몬이 분비되어 성욕을 떨어뜨리기도 하는데 최근 들어 이러한 부부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피곤함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즐길 수 있는 일이 많아 섹스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고학력에 경제적으로 부유한 부부들 가운데에는 자신의 일을 즐기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다 보니 섹스에 연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각자 여가생활을 즐기고 각자의 삶을 즐기는 것이다.  
 
△ 심리적 요인인 섹스리스 원인
 
그런가 하면, 부부간의 의사소통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남편은 원하지만 아내가 원하지 않는 경우이다.
 
30대 중반의 K 모씨는 아내가 자신과의 잠자리를 몇 차례나 거부하자 부부싸움으로 이어졌다. 아내가 바람이라도 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자 더 이상 아내와의 잠자리가 편치 않았다.
 
알고 보니 K씨의 아내는 남편이 성관계 전 전희 과정을 생략해 버리는 것이 싫었고 다정다감함이 없는 잠자리에 지쳐 피했던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조금씩의 배려 부족으로 섹스리스부부가 되었던 것이고 이는 대화로 풀 수 있었다.  
 
위에서 말한 다양한 원인의 공통점은 심리적 요인에서 섹스리스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 성적인 신체적 결함
 
이렇듯 심리적 요인이 섹스리스의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어쩔 수 없이 본인도 모르는 혹은 알고 있는 성적인 신체적 결함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도 있다.  
 
30살의 A 씨는 아내가 섹스 중 너무나 무덤덤한 반응을 보여 화가 난다고 했다. 결혼 한 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아내와의 잠자리는 손을 꼽을 정도이고, 요즘에는 잠자리를 피하고 있다고 했다.
 
김 모 씨는 어쩔 수 없는 섹스리스가 되어가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김 모 씨의 아내 역시 답답함에 병원을 방문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불감증이었다.
 
소음순이 너무 커 성감을 느끼는 클리토리스를 덮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시술을 받은 후 섹스리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남자의 기질적 요인으로 인한 섹스리스도 의외로 많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발기부전과 조루 때문이다. 
 
30대 초반의 J 씨 역시 이런 이유로 섹스리스가 되었다. 그는 신혼임에도 부인과의 사이가 삐거덕 거리고 있다.
 
결혼 전 성관계를 가지지 않고 여자 친구의 순결을 지켜주는 신사로 지내왔던 그였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발기한 지 몇 분 만에 혼자 반응하고 죽어 버리는 그곳이 문제였던 것이다.
 
본인은 본인대로 여러 방법을 동원 해 조루를 해결해 보려 했지만 결국 고쳐지지 않았고, 관계를 가지면 가질수록 파트너에게 자신감이 없어졌다. 결국 아내와의 잠자리를 멀리했고 더욱더 소극적으로 변해갔다. 
 
이런 고민을 하는 이는 J 씨뿐이 아니다. 우리나라 청장년층 10명 중 4명은 성교 시 사정을 빨리하는 조루증 증세가 있다고 한다.
 
즉 ‘밤이 무서운 남자’는 생각보다 많다. 2003년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보고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대의 50%, 30대의 45.8%, 40대의 30.3%가 조루증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사정을 조루로 시작하고, 이 첫 경험의 공포로 인해 그 이후에도 극도의 긴장감을 지니고 삽입하기도 전에 사정을 해버리는 것이다.
 
조루의 경우 심리적 치료를 진행해 보고 안 될 경우 소대분절 신경차단술을 통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동양인에게 예민하다고 하는 요도구 하부 귀두와 연결된 소대에 분포하는 신경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시술법이다.
 
발기부전 역시 약물복용법이나 자가 주사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고, 이 두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음경보형물을 삽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발기부전과 조루를 겪고 있는 남성들의 경우 소극적으로 혼자 해결 하려 하거나 극단적으로 섹스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연세우노비뇨기과 진옥현 원장은 “두 사람의 합의에 의한 섹스리스가 아닌 상태에서 섹스리스가 지속될 경우 섹스를 못하게 된 한 쪽의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며 “왜 자신을 피하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섹스리스가 지속될 때 자신감을 잃고 우울증까지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섹스는 어떤 운동보다도 칼로리 소모가 많고, 외국의 연구결과에도 나온 것처럼 노화도 방지할 뿐 아니라 강력한 진통효과가 있어 편두통을 비롯한 각종 통증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진 원장은 “섹스리스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한 쪽의 일방적인 섹스리스가 부부간의 넘지 못할 벽을 쌓게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섹스리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부간에 마음을 열 기회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




이영수 기자 help@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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