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화로 몸살 앓는 의대교육 현장…정부의 대책은

2026-02-12 05:56:21

政, 10일 증원안 발표와 함께 교육여건 개선안 공개
의료계, 실효성 갸우뚱…꾸준하고 충분한 지원 필요성 강조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안이 확정되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의료계가 특히 우려하는 지점은 ‘교육현장’이다. 

앞서 2000명 증원 여파로 강의실과 실습실의 수용 한계를 넘어서는 인원이 몰리면서 적정교육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여기에 내년에는 복학생까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육여건이 한층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정부는 교육여건 개선책을 발표했지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10일 정부가 증원안과 함께 공개한 개선안에는 ▲의과대학 교육 인프라 확충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 지원 ▲대학병원의 교육·연구 역량 강화 ▲24·25학번 교육 지원 등이 담겼다.

◆의과대학 인프라 확충

먼저 의과대학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정부는 국립의대에는 시설·기자재·교원 확충을 중심으로 직접 재정 지원을 하고, 사립의대에는 융자를 통해 교육환경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원 결정에 따른 대학별 교육여건 개선 수요 및 투자계획을 조사해 단계적인 여건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9개 국립의대 시설 개선에 290억원, 교육 기자재 확충에 9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임교원도 330명 증원한다는 계획으로, 기초의학 40명, 임상의학 290명을 채용해 교육 인력을 보강하겠다고 설명했다. 사립의대 교육환경을 위해선 올해 5개 학교에 786억원을 지원한다.

시설 개선은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추진된다. 단기적으로는 강의실 증석과 실험·실습실을 우선 확충하고, 교내 임상술기 실습실과 학생 편의시설, 병원 실습 교육에 활용되는 시설 등을 순차적으로 개선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학별 정원 증원 규모와 시설 노후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대 건물 신축 등 신규 시설 확충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교육 기자재의 경우 해부실습과 임상술기 교육 등 단계별 교육에 필요한 장비 확보를 지원하고, 학생들의 임상 적응력 제고를 위한 첨단 기자재 지원도 병행한다.

교육인력과 관련해서는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 시 대학별 교원 확충 계획을 평가해 적정 인력 확보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교원 총 숫자에 더불어 기초·임상 분야별 전임교원 현황과 확충 계획을 세분화해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의대 교원이 교육·연구·진료를 균형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교수 업적 평가제도 개선도 권고할 계획이다.

◆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양성 지원

지역 ·필수·공공의료 인력양성 방안도 제시했다. 증원분은 지역의사제로 선발되는 만큼 의료인력 양성의 첫 단계인 의대교육이 입학부터 졸업에 이르기까지 지역·필수·공공 의료체계와 연계해 운영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대학, 지자체와 함께 지난 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의대 교육혁신 지원사업 추진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재설계도 추진한다.

먼저 지역의사제 선발 학생은 학비와 더불어 학업지원과 진로상담, 경력관리 등을 제공하고, 지역의사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역 공공의료기관 및 병·의원 실습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공공의료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그간 대학병원 중심이었던 실습 체계에서 지역의료원과 1·2차 의료기관으로 실습기관을 다양화하고, 대학·공공병원·지자체가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통해 교육·실습 과정을 공동 개발·운영하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의대 소재지 내 실습 운영도 확대한다. 그간 대학소재지를 벗어나 타 지역 병원에서 실습하는 ‘무늬만 지역의대’ 문제가 지적돼왔다. 

이에 정부는 2027학년도 이후 정원 배정 시 주 교육병원의 소재지와 병원별 실습 운영 비율 등을 반영하고, 대학별로 소재지 중심 임상실습 운영 계획을 제출받아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필요 시 ‘고등교육법’ 등 관련 법령과 의학교육평가인증 기준 개정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지역특화 의학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각 대학의 통합 6년제 교육과정 개편 계획과 연계 적용한다. 통합 6년제 교육과정은 예과-본과 칸막이 구성 등 획일적인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대학별 통합 6년제 교육과정 설계를 통해 진로·관심분야별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운영방법이다. 공유 교육과정 플랫폼도 만들어 소속대학에 없는 강의를 수강하는 프로그램도 계획됐다.

◆대학 병원의 교육・연구역량 강화

대학병원의 교육·연구 역량 강화 방안도 함께 내놨다. 대학병원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교육·연구 역량강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국립대병원 관리체계를 보건복지부로 일원화하는 법 개정이 완료됨에 따라(2026년 8월 시행) 국립대병원을 지역 의료인력 양성의 거점기관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국립대병원 지원 예산은 2025년 1170억원에서 2026년 1284억원으로 확대된다. 시설·장비 첨단화와 새 병원 건립, 인건비 지원 등이 포함되며, 2026년에는 142억원 규모의 AI 진료시스템 도입 지원사업도 새로 추진한다. 

지역 국립대병원 특화 R&D 지원사업 예산도 2025년 110억원(5개 병원)에서 2026년 202억 5000만원으로 늘려 임상·연구·교육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권역책임의료기관(14개 국립대병원·3개 사립대병원)을 대상으로 중증·고난도 치료 시설·장비 고도화에 2025~2026년 매년 812억원을 지원한다.

교육 여건 확충도 병행한다. 정부는 대학병원 내 임상실습준비실, 세미나실, 컴퓨터실 등 의대생과 전공의를 위한 전용 교육·연구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의학교육 평가인증의 기준에 따르면 교육병원 내 학생 20명당 1개의 전용공간이 필요하다.

충북대병원(미래교육혁신센터), 충남대병원(임상연구 교육실습동), 경북대병원(생명의학연구원), 경상국립대병원(창원 임상연구동·의생명연구원), 제주대병원(임상교육실습동·의생명연구원) 등에서 관련 사업이 추진 중이다. 

또한 모든 국립대병원에 첨단 장비를 갖춘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해 학생·전공의·간호사 대상 모의실습 등 체계적 임상교육을 지원하고, 인근 사립대와 의료기관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립대병원 이관을 계기로 지역 필수의료와 인력양성의 중추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종합 육성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예산 이체와 2027년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신설 등을 통해 인프라 첨단화와 우수 인력 확보를 포괄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4・25학번 교육 지원

‘더블링’ 체제로 교육을 받고 있는 24·25학번에 대한 별도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 10월 1일 기준 의대 재적생 7634명 가운데 6048명(79.2%)이 재학 중이다. 두 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 상황을 고려해 교육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교육 여건 점검과 후속 지원 논의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2025년 9월 ‘의대교육자문단’이 발족(의대생 5인 포함)한 가운데, 2026년에는 대학별 협의체를 구성해 교육여건 개선계획 수립·이행을 점검할 계획이다. 교육부에서도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대학별 상황을 점검하고, 결과를 자문단과 공유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24·25학번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 시기(2031년)에 대비해 시험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련병원 평가체계 개편과 국가지원 강화를 통해 전공의 수련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2031년 인턴, 2032년 레지던트 진입 시점을 고려해 전문과목별 수급 추계 결과를 반영하되, 더블링에 따른 일시적 수급 상황을 감안한 유연한 정원 조정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각종 지원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정책이 나열된 만큼의 재정과 인력이 실제로 안정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주된 의견이다.

지역의료원 연계 프로그램과 6년제 통합 교육과정이 안착하려면 단기예산이 아니라 꾸준한 지원을 통해 연속성 있는 운영이 보장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대생 교육과 전공의 수련을 함께 책임지는 대학병원 역시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교육·연구 역량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두 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두 학번이 동시에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학년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대학 차원의 학생 밀착지원이 필요성도 거론된다. 1년 6개월의 공백을 겪은 24학번을 중심으로 교수와 학생 간 신뢰를 회복하고 소통을 복원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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