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醫 “부실 추계로 의대정원 확대 강행…의료 망친다”

2026-01-03 14:44:43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및 수련환경 붕괴 경고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의사인력 수급추계를 근거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데 대해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3일 성명서를 통해 ”의사인력 문제는 단순한 수적 증감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붕괴, 수련 환경의 악화 등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하는 정부의 방침을 단호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사 인력 수급추계 위원회’는 2040년까지 부족한 의사 수가 최대 1만1136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수급추계는 자료와 방법론 모두에서 심각한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치지 못한 채 산출된 이번 의사인력 수급추계는 정책 결정의 근거로 삼기에는 심각한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미 사회적·과학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의사회는 의사 인력 문제를 단순히 ‘숫자’의 증감문제로 접근하는 정부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과도한 노동 강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붕괴, 수련 환경 악화 등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추계는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제한된 자료와 짧은 논의 기간, 장기 전망에 적합하지 않은 분석 방식이 적용되면서 추계의 신뢰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충분한 시간과 사회적 논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정부와 의료계간 이견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행선을 달리다 데드라인에 맞춰 결론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중대한 국가 의료정책을 다루는 태도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러한 한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할 경우, 부실한 의사 양성과 교육·수련 환경 붕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추가적 약화, 의료 서비스 질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이를 결정하고 추진한 정책 당국에 전적으로 귀속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의사회는 “서울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함께 고민하는 전문가 단체로서, 의료 인력 정책 역시 시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임을 잘 알고 있다”며 “의사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속 가능한 의료를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인원 증원만으로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며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 진료과에서 전문의 자격을 갖추고도 현장을 떠나거나 진료를 지속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미래 의사 부족 규모가 수치상으로 제시되더라도, 수가 체계의 합리적 개선, 의료 현장의 과도한 법적 부담 완화, 형사적 책임 구조에 대한 재검토 등 근본적인 의료 환경 개선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의사회는 “의사인력 정책은 단기적 성과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민 건강과 국가 의료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대한 과제”라며 “보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추계와 함께 구조적 개선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의사회는 “국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정책 결정에 대해 분명한 문제 제기와 책임 있는 대응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와 보건의료 당국은 지금이라도 일방적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현장의 현실과 국민의 눈높이 앞에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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