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은 심장혈관 시술 시 혈관 접근 방법에 따른 시술자의 방사선 노출량을 비교한 세계 첫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관상동맥중재술은 심장혈관 질환을 치료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핵심적인 시술이다. 그러나 시술자는 시술이 이뤄지는 동안 반복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어 피폭 위험을 안고 있다.

최근 좌측 손등의 작은 혈관을 통해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시술하는 ‘스너프박스 접근법’이 시술 후 환자의 합병증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접근법은 좌측 팔의 동맥이 대동맥과 더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특성상, 기존 우측 접근법보다 복잡한 병변 시술에 유리하다. 또한, 손목이 아닌 손등 부위 혈관을 통하기 때문에, 시술 중 환자의 팔을 시술자와 가까이에 위치할 수 있어 시술자의 자연스러운 자세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간 스너프박스 접근법에서 시술자 방사선 노출의 안전성을 입증한 대규모 연구는 부족했다. 이에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오현‧노지웅‧김용철‧조덕규 교수 연구팀은 좌측 스너프박스 접근법과 기존의 우측 손목 혈관 접근법에서 시술자의 방사선 노출량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3개 기관에서 스너프박스 전문가 5명이 총 1,010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배정해 시행한 시술을 분석했다. 방사선 노출량은 시술자의 손목, 가슴, 머리에 부착한 실시간 방사선 측정기를 통해 정밀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시술 시간, 투시 시간, 조영제 사용량 등 주요 시술 지표가 동등한 조건에서 두 접근법 간 시술 후 시술자의 누적 방사선 노출량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오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너프박스 접근법이 방사선 노출 측면에서 시술자에게 안전하다는 점을 입증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연구”라며 “복잡한 병변이나 비만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철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주도해 수행한 이번 연구를 통해 스너프박스 접근법이 환자와 시술자 모두의 방사선 안전성을 높이는 새로운 표준 접근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심혈관중재술 학회인 ‘TCT 2025(Transcatheter Cardiovascular Therapeutics 2025)’에서 구연 발표됐으며, ‘주목해야 할 임상연구(Featured Clinical Research)’로 선정돼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연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논문은 발표와 동시에 국제 학술지 ‘JACC: Cardiovascular Interventions(IF 11.4)’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