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의료원은 ‘국제 유산기부의 날’을 맞아 ‘Legacy102’ 캠페인을 선포하고 국내 유산기부 문화 확산에 본격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섰고, 1인 가구 비율 역시 30%를 넘어서 자산 승계와 공익을 위한 계획 기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법률·세무 절차로 인해 실제 실행에는 제약이 많았다.
이미 오래 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20년 전부터 ‘유언장 쓰기 운동’을 통해 신탁 기반 유산기부 환경을 조성했다. 주요 OECD 국가들 역시 상속세 감면 등 세제 혜택으로 유산기부를 장려해 왔다.
중앙대의료원은 기부자가 안심하고 유산기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나은행, 법무법인 화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유언대용신탁을 기반으로 기부자 맞춤 신탁 설계부터 사후 집행·관리까지 책임지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법무법인 화우는 상속·증여, 유언 공증, 후견 업무 등 법률 자문을 통해 기부자의 뜻이 법적으로 실현되도록 지원한다. 추후 신영증권과 협약을 통해 기부자 생전 자산관리 솔루션 및 사후 기부 방안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법률·증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맞춤 신탁 설계, 법률 자문, 자산관리 솔루션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중앙대의료원은 기부자 생전에 진료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령의 후원자는 정기 방문해 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사후에는 장례·추모 지원과 명예 공간 설치 등으로 기부자의 고귀한 뜻을 예우한다. 실제 유산기부 1호 후원자의 뜻을 기리고자 중앙대병원 대강당을 ‘송봉홀’로 명명하며, 명예 공간 네이밍 예우를 시행한 바 있다.
중앙대의료원의 ‘Legacy102’는 영국에서 시작된 캠페인에서 착안했다. 영국 정·재계는 국민 10%가 유산의 10%를 사회에 기부하도록 독려해왔는데, 중앙대의료원은 이를 대한민국 현실에 맞게 발전시켰다. ‘나의 유산 10%를 의료·교육·과학·예술·사회복지·종교 등 두 곳 이상에 기부한다’는 의미로, 중앙대의료원이 추구하는 ‘함께의 가치’ 철학을 담고 있다.
중앙대학교의료원은 향후 유산기부 상담과 참여 절차를 체계화해 기부자가 신뢰 속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국내 유산기부 문화 정착을 선도해 나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철희 중앙대의료원장은 “대학병원에 기부하면 상속세 감면 등 제도적 혜택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부자가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사회적 가치를 남기는 ‘웰다잉(well-dying)’ 문화”라며, “전문 기관과 협력해 기부자의 뜻이 가치 있는 유산으로 계승되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