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 연구팀(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보건AI학과)은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8년간 한국의 C형간염 유병률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17개 시도 및 257개 시군구별 C형간염 유병률 추이를 분석하고, 우선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국내 C형 간염 유병률은 약 0.6~0.8%로 추정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C형 간염은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발견이 어려워 감염자의 상당수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내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연구는 전국 시군구별로 C형간염 유병률을 장기간 추적·분석하여 기존에 알려진 부산, 경남, 전남 지역 외에도 충북 보은군, 전북 순창군, 전남 진도군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C형간염 고유병 시군구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국가 C형간염 관리 정책 수립에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 한국의 C형간염 유병률(인구 10만 명당 기준)은 2005년 151명에서 2022년 98명으로 연평균 2.7%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연평균 10.4%로 더욱 빠른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 유병률을 살펴보면, 2022년 인구 10만 명당 기준 부산이 210명으로 가장 높았고, 경남(131명), 전남(127명) 순이었다 부산, 전남, 경남 지역이 18년 동안 지속적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여왔다. 반면, 충북(40명)이 가장 낮았으며, 강원(57명), 세종(58명)이 그 뒤를 이었다.
시군구별로는 경남 남해군(2005년), 충북 보은군(2006-2008년), 전북 순창군(2009-2015년, 2018-2019년), 전남 진도군(2016-2017년, 2020년), 부산 서구(2021-2022년) 등에서 해당 기간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가장 큰 유병률 감소를 보인 곳은 충북 보은군으로 2005년 인구 10만 명당 361명에서 2022년 34명으로 연평균 23.7% 감소하였다. 가장 큰 증가를 보인 곳은 경북 군위군으로 2005년 64명에서 2022년 87명으로 연평균 3.0% 증가하였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으나 연령이 높을수록 유병률이 증가하여 70~79세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한편, C형간염 발생률(인구 10만 명당)은 2005년 78.3명에서 2022년 16.3명으로 크게 감소하였으나, 사망률은 2005년 1.1%에서 2022년 1.6%로 증가하였다.
기모란 교수는 “한국의 C형간염 유병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지역별 격차가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C형간염 퇴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산, 전남, 경남 등 기존에 알려진 고위험 지역과 함께 최근 유병률이 증가하는 지역에 대한 우선적인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대만의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지역별 위험도에 따라 선별검사와 치료 프로그램을 차별화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특히“고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C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최신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DAA)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Public Health'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