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판결로 파면되자, 의료계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있는 의료개혁에 이어, 지난 해 12월 계엄포고령 1호 5항에 전공의 처단 내용이 포함되면서 의료계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당시 계엄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의료계 단체들은 이번 파면 결정 소식에,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의료정책을 폐기하고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나가자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탄핵 인용 결정 직후 발표한 공식 입장에서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인용은, 우리 의료계와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한 판결”이라며, “오늘이 의료계에도 청명(靑明)과 같은 날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는 이를(무리한 의료개혁) 받아들일 수 없었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각자의 자리를 떠나자, 업무개시명령과 언론 플레이로 의료계를 악마화하고, 결국에는 불법적 계엄 선포와 전공의 처단 포고령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의 의료개악으로 인해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는 처참히 붕괴되고 있다”며, “이제라도 잘못된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정책 패키지 등은 전문가단체와 재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남은 임기 동안 정부는 의료농단 사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며, 의사가 본연의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보편타당한 제도와 안정적인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윤석열표 반헌법적 의대증원 및 의료정책에 대한 전면 시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대통령 파면 결정을 환영하며 의료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의대교수협은 “윤석열 정부가 헌법적 가치를 무시한 채 강행했던 의대정원 확대와 의료정책은 바로 폐기돼야 한다”며, “정부는 의대생과 전공의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의학교육과 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의료계와의 상호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일방적인 정책 강행을 멈추고, 이제는 의정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의료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엄포고령의 직격탄을 맞았던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그는 독단적인 정책 결정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무너뜨렸고, 계엄을 선포하며 국정을 혼란케 했다. 이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우리는 전공의 처단과 관련한 포고령 내용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제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독단으로 실행된 모든 의료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보다 유연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더 이상 젊은 세대의 희생 위에 의료개혁을 설계해서는 안 된다”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합리적인 구조 개편과 건설적 대화의 장 마련을 요구했다.
이하 의협 입장문 전문.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靑明)인 오늘,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인용 판결이 선고됐습니다. 우리 의료계와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한 이번 선고를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1년 이상 지속돼온 의료농단 사태의 종식을 기대하며, 오늘이 의료계에도 청명과 같은 날이 될 수 있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4년 2월 의료계와 합의도 없이 급작스럽게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며 정책을 일방적으로 졸속 강행했습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각자의 자리를 떠나자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통해 의료계를 집중 공격하고 언론에서 악마화하며 모진 탄압을 일삼아왔습니다. 급기야 불법적인 계엄 선포와 동시에 전공의를 처단하겠다는 포고령 발표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현 정부는 무리한 의료농단을 시도하며 의료인과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으며 결과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교육부, 복지부 등 유관 당국은 아직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료개악으로 인해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의료는 처참히 붕괴되고 있습니다. 국민생명을 경시하고 국가의 안위를 위협하는 지도자의 폭주는 중단시켜야 마땅합니다. 잘못된 정책을 강행하도록 부역한 공직자들도 응당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
탄핵 인용을 계기로 의개특위 등에서 추진되던 잘못된 의료정책들을 중단하고,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정책패키지 등을 합리적으로 재논의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좌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의료현장과 교육현장으로 돌아오는 단초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현 정부는 남은 임기동안 의료농단 사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전문가단체와 논의해야 할 것이며, 의료의 정상화를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여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길 바랍니다.
지금껏 의료인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하여 유지되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 현실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대, 젊은 차세대들에게 더 이상 잘못된 구습과 관행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의사가 사람을 살리는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보편타당한 법과 제도, 안정적인 의료환경이 마련돼야 합니다.
아울러, 헌법 절차에 따라 이뤄진 이번 선고 결과를 우리 모두 성숙한 자세로 수용하고, 하루속히 정치적 혼란이 안정되고 사회적 갈등이 봉합되어, 한 걸음 더 나아간 민주주의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