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인, 치료제 복용시 시선의식‧타인이 알까 두려워한다”

2024-09-11 10:30:58

러브포원, 국내 HIV 감염인 대상 치료제 인식 조사 결과 발표
설문조사 응답자 중 68%,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 도입 원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단체인 러브포원(대표 박광서)은 국내 HIV 감염인 164명을 대상으로 ‘HIV 치료제에 대한 인식’에 대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고, 9월 11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HIV 환우들의 치료 상황을 파악하고자 2024년 7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15일간 총 164명의 국내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에 참여한 HIV 감염인은 30대가 47.8%(응답자 164명 중 78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40대 30%, 50대 13%, 20대 7%, 60대 2%가 뒤를 이었다. HIV 치료 기간은 5년 이상이 57%로 가장 높았으며, 1∼3년, 3∼5년, 1년 미만이 각각 24%, 16%, 3%인 것으로 나타났다.
  
◆ HIV 감염인 응답자 중 70% 이상, “HIV 치료제 복용으로 감염 사실 노출 두려워”


HIV 감염인이 HIV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주변 사람들에게 HIV 감염 사실의 노출이 HIV 감염인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불편함으로 조사됐다. 

73% (164명 중 119명)의 응답자가 HIV 치료제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주변 사람들에게 HIV 감염 사실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 노출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고 답했다. HIV 치료제를 매일 복용할 때마다 HIV 감염 사실이 상기 우울감이나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는 응답도 약 51%에 달했다.  

HIV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느끼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0에서 10점으로 평가해본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약 52%가 7점 이상으로 답했으며, 심리적인 부담감이 높은 이유로는 치료제 복용으로 인한 노출에 대한 두려움, HIV 감염 사실 상기 등을 이유로 꼽았다. 

◆ HIV 감염인 응답자 중 46% “치료제 복용 빼먹은 적 있어”



이러한 HIV 감염인의 심리적 부담은 복약 순응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HIV 감염인 응답자 중 46%가 최근 3개월 이내에 치료제 복용을 빼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치료제 복용을 빼먹은 이유로는 일상생활에서 복용하는 것을 깜박하거나, 혹은 출장, 여행 및 외출로 타인과 함께 있을 때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복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러브포원 대표는 “바이러스 부하를 잘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잘 유지 및 보존하기 위해서는 HIV 치료제의 복약 순응도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HIV 감염인들이 HIV 감염 사실에 대한 노출 위험, 매일 복용, 그리고 HIV 치료제 복용 시마다 HIV 감염 사실 상기 등 불안 및 우울로 일상생활에서 복약 순응도를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 HIV 감염인 응답자 중 68%,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 현재 치료제에 대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고려”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에 대한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설문에 참여한 HIV 감염인 응답자 중 68%가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로 치료제를 변경하고 싶다고 답했다.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로 변경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매일 치료제 복용에 대한 부담 완화 (85%), 노출 최소화 (75%) 순으로 변경을 원하는 이유를 꼽았다.

이처럼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은, HIV 감염인들은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를 현재 치료제에 대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 치료제에 대한 선호도’에 대해 잘 모르겠다, 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각각 26%, 6%를 차지, 기존 치료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HIV 감염인의 비율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를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2개월에 1번씩 병원을 내원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답변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88%), 그 외 주사에 대한 두려움 (통증, 부작용 등) 및 내성, 효과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답변의 비율이 각각 34%를 차지했다. 
 
러브포원 박광서 대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 HIV 치료 성과는 좋아지고 있지만, HIV 감염인들은 잘못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한 차별과 낙인때문에 여전히 HIV 치료제 복용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치료제들이 빠르게 처방 현장에 도입되기를 바라며, 궁극적으로 HIV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개선돼 HIV 감염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사회적인 차별과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러브포원(LOVE4ONE)은 1999년 설립된 HIV 감염인 단체로 HIV 감염인에게는 감염인의 인권 및 복지를 향상시키고 감염인 스스로 자존감을 가지고 질적인 삶을 살도록 돕는 활동을 하는 단체다. 이 단체의 주요 활동으로는 HIV/AIDS에 대한 HIV 감염인의 인식조사 연구, 온라인 교육, 심리상담 및 정신건강의학과 비용 지원, HIV 감염인 차별사례집 발간 등이 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 저작권자 © Medifo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본 기사내용의 모든 저작권은 메디포뉴스에 있습니다.

메디포뉴스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416 운기빌딩6층 (우편번호 :06224)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아 00131, 발행연월일:2004.12.1, 등록연월일: 2005.11.11, 발행•편집인: 진 호, 청소년보호책임자: 김권식 Tel 대표번호.(02) 929-9966, Fax 02)929-4151, E-mail medifonews@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