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복합제의 홍수 속에서 어떤 약제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한 ‘2022 당뇨병 팩트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2019년 당뇨병 단일요법의 처방률은 22.2%였지만, 2제 이상의 처방률은 39.8%, 3제 이상의 처방률은 38.0%로 나타났다. 2제 및 3제 이상 병용요법 처방률은 해마다 늘어 2002년 58.6% 수준에서 2008년 70%를 넘어선 데 이어, 2019년에는 77.8%로 거의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렇게 당뇨병 치료 시장에서 복합제의 처방이 늘고 있는 이유는, 적극적인 혈당 강하를 통해 합병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병용요법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시장의 흐름이 단일요법에서 병용요법으로 완전히 넘어온 것이다.
특히 SGLT-2 억제제의 경우 죽상경화 심혈관질환이나 만성신질환, 심부전이 동반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추가적인 혈당조절 효과 외에도 심혈관질환 발생 예방이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신기능 저하 방지 등의 이득을 함께 기대할 수 있어 다양한 조합의 복합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4월 당뇨병 치료제 병용 급여기준이 확대되면서 더 가속화됐다.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TZD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지면서 SGLT-2 억제제를 조합한 복합제들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복합제 조합은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조합이다. 두 약제는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해 병용 시 단독투여 대비 혈당(HbA1c) 강하에 이점을 보인다. 대표적인 성분 조합은 다파글리플로진과 시다글립틴의 복합제다.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복합제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의 경우에는 목표 혈당에 도달하기 위해 메트포르민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이에 복약 편의성을 강조하며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에 메트포르민까지 더한 3제 복합제들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2023년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에 발표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결과, 다파글리플로진 10mg+시타글립틴 100mg+메트포르민 1000mg의 3제 병용 환자군의 16주차 혈당(HbA1c) 강하 효과는 다파글리플로진 10mg+메트포르민 1000mg 병용 환자군 대비 약 30%, 시타글립틴 100mg+메트포르민 1000mg 병용 환자군 대비 약 3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6주차에 기저시점 대비 목표 혈당(HbA1c<7%)에 도달한 비율도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병용요법 환자군이 38.5%로,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병용 환자군이 21.3%를 기록하며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병용 환자군 12.8%보다 높게 나타났다.
16주차 기저시점 대비 평균체중 감소도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병용요법 환자군이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병용 환자군 대비 유의하게 컸다.
다만, 메트포르민은 혈당 강하 효과에 있어 용량 의존적인 약물이다. 메트포르민이 포함된 당뇨병 복합제의 경우 메트포르민의 용량을 별도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메트포르민이 포함되지 않은 고정용량의 2제 복합제를 복용하면서 메트포르민을 별도로 복용한다면 보다 편리하게 용량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메트포르민은 복용 용량이 늘어날수록 메스꺼움이나 설사 등의 위장관계 부작용(GI trouble)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작용의 경우 메트포르민을 별도로 복용함으로써 메트포르민의 용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는 한, 두가지 용량으로 고정돼 있는 약제다. 이들의 복합제는 혈당조절 외에도 심장, 신장보호작용, 저혈당의 위험 최소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메트포르민을 용량을 환자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절한다면 혈당강하 효과는 물론 부작용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