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진입 ‘인공지능 의료기기’, 환자에게 얼마나 도움되는가가 중요”

2023-12-28 05:49:35

개발 기업 측 “대부분 진단보조로 적용돼 수가 받기 어려워… 비급여 상한선도 바꿔야”
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AI-X 의료영상 진료판독 시스템 사업화전략 확산 세미나’ 개최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디지털 치료기기와 함께 미래 의료현장의 변화를 불러올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효과를 검증하기까지의 어려움과 수가의 한계로 인해 대중적으로 상용화된 기술은 아직까지 없다. 미래 가치에 비해 등재 과정에서 ‘진단 보조’로 제한되기에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최근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제도를 마련하는 등 기존의 제도로는 시장에 등장할 수 없었던 인공지능 의료기기가 시장에서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공지능 의료기기 개발사들에게 제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화전략 확산 세미나’가 최근 영등포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타임스퀘어 호텔에서 개최됐다.


2023년 8월 기준 인공지능 기반 혁신의료기술 고시로 등재된 기술은 JLK의 ‘자기공명영상을 활용한 인공지능 허혈성 뇌졸중 유형 판별’과 메디컬에이아이의 ‘인공지능기반 12 유도 심전도 데이터 활용 좌심실수축기능부전 선별 검사’ 2개이다. 

JLK는 첫 등재된 인공지능 기반 혁신의료기술을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JLK의 김동민 대표이사는 이날 성과 발표를 통해 심평원과 연계해 ‘MRI 영상 딥러닝을 통한 회전근개 및 이두근 병변 자동 분석 및 판독 지원시스템’을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동민 이사는 “최근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제도를 통해 영상분석이라는 기존 행위로 분류돼 있던 솔루션들이 수가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매달 1개 정도씩 규제 기관의 평가를 받으며 수가 정립이 될 수 있는 솔루션과 수가를 받을 수 없는 솔루션에 대해 정립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이사는 “제품의 목적을 단순 판독 보조로 가는 것은 유용성 등을 증명하기 쉽지 않아 혁신의료기기 심사 통과가 쉽지 않다. 하지만 수술과 연계하는 등 환자의 활동과 연계해서 갈 때 수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공지능 보험급여 정식 등재를 위해서는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요소가 커야 한다. 단순히 의료진의 의료행위를 단축시키는 것으로는 기존 의료기술에 비해 큰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잠재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최근 8월 혁신의료기술 요양급여여부 평가 가이드라인에서는 기존 A~E단계에서 B-X, C-X단계를 추가해 인공지능 의료기술에 대한 잠재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도 했다.

혁신의료기술은 급여, 비급여로 나눠 고시를 낼 수 있는데, 비급여 금액의 상한선은 급여의 10배에서 30배에서 이뤄진다.

의료기기 인허가 지원 기업 사이넥스 김혜진 팀장은 “전체 혁신의료기술 20건 중 6건이 인공지능 기술로, 인공지능은 혁신의료기술에서 기술이 어느정도 가치가 있는지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 임시등재 과정에서 유효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임상 시험 등의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JLK 김동민 대표는 내년 선진입-후평가 제도 개선과 함께 인공지능 의료기기가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를 통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IRB가 없는 2차병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휴런 박찬익 부사장은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5년 전 초기 시장과 비교해 긍정적인 변화들이 많다. 다만 보험의 근본적인 고민에 있어 인공지능 의료기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찬익 부사장은 ”의료는 궁극적으로는 가치기반 평가로 가야 한다. 미국에서도 가치기반 평가에 대해 2019년부터 고민했지만 실제로 적용하는 부분은 없다. 대학병원과 지역병원의 의사가 똑같은 진료를 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가치를 반영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부분의 AI가 진단보조로 적용되고 있다. B-X와 C-X 단계가 있지만 이 제도가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카테고리 D, E에 해당하는 부분이 더 많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또 비급여의 상한선 제도는 한정된 재원의 시범사업으로서 필요한 부분이지만, 해외 진출 시 가격 제약이 될 수 있어 아쉬움이 있다. 다른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형규 기자 kyu717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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