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더 나은 삶을 보장하라!”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지난 25일 대법원이 주 52시간만 넘지 않으면 하루 몇 시간을 일하든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한 것에 대해 27일 이 같이 비판했다.
먼저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대법원 판결은 ‘주 69시간 노동제’ 등 장시간 노동으로의 개악을 추구하는 정부의 코드에 맞춘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행정해석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고용노동부가 자신의 행정해석을 부정하는 판결을 즉각 ‘합리적’이라며 치켜세운 것도 정부와 큰 틀의 합의 및 의견 조율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OECD 국가들 중 중남미를 제외하면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로, 아직도 연 1900시간을 넘고, OECD 평균보다 200시간이나 긴 것에 대해 꼬집으면서 재계와 정부가 주장하듯이 노동시간이 경직된 게 아니라 가장 유연하고 지나치게 긴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평균적 장시간 노동 뿐 아니라, 이번에 대법원이 정당화한 단기간 노동시간 급증과 불규칙한 노동 자체가 노동자들의 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장시간 노동이 뇌혈관·심장질환 발병에 영향을 주고, 우울이나 불안·수면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를 낳으며, 노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산재발생률이 급증한다는 점 등은 여러 연구로 밝혀져 있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그러면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우리나라의 대법원이 이번에 하루 21.5시간 노동을 정당화했고, 정부는 이 황당한 판결을 적용하겠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정부가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은 안중에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 존재 이유”라고 발언한 점을 내세우면서 얼마 전에는 '전국민 정신건강을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초장시간 노동으로 전국민 우울, 불안, 수면장애를 적극 조장하면서 검진과 관리를 하겠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도 일터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나라에서 이런 정책은 더 많은 죽음과 산업재해를 낳을 것이라면서 노동시간 확대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