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정책처가 코로나19 유행 가능성에 대비한 병상 확보 계획을 마련하라고 보건복지위원회에 주문했다.
예산정책처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을 발간했다. 보건복지부 소관 추경예산안은 17일(오늘)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의료기관 등 손실보상 사업의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은 1조 5400억원이나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확진자 증가에 따라 병상 확보를 위한 의료기관의 손실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예상 소요액이 증가해 1조 7186억 600만원이 증액된 총 3조 2586억 600만원이 편성됐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까지는 예비비와 추경예산, 이·전용 등의 방법을 활용해 재원을 조달했으나, 2022년에는 의료기관 등 손실보상 예산을 처음으로 본예산에 편성했고,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증액했으며, 이번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도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확진자 증가로 인해 의료기관 개산급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예산을 증액 편성해 제출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의료기간 손실보상을 위한 3/4분기 소요액까지 편성이 돼 있는 상황이다.
추경안에 대해 예산정책처는 “보건복지부는 6월부터 병상 수를 기존보다 크게 감축할 계획으로 예산을 편성했으나,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22년 하반기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치명률이 높은 노인 인구를 고려한 적절한 권역별 병상 수를 확보하고, 코로나19 확산 시나리오별 병상 확보 계획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현재 의료기관에 대한 손실보상 규모는 손실 최종 확정 전 잠정 산정한 손실액 일부를 매월 지급하는 개산급 형식으로 지원되고 있으며, 지원 규모는 ① 코로나19 감염병의 유행 상황, ② 격리 치료 및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증·중등증환자의 발생 추이 및 ③ 이에 대응한 병상 확보 상황, 병상 가동률 등에 의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2022년 1월부터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의료기관 손실보상금 액수가 1월은 3396억, 2월은 4728억, 3월은 5186억, 4월에는 7495억원을 기록하는 등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0년 4월 이후 2022년 4월말까지 코로나19 환자 치료의료기관과 선별진료소 운영병원 등을 대상으로 지원된 손실보상금 현황을 살펴보면, 585개 의료기관 에 총 5조 7519억원의 손실보상금이 지급됐다.
예산정책처는 “결국 기편성된 예산으로는 부족한 상황이 발생해고,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약 1조 720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며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3/4분기 지급분까지 편성됐는데, 의료기관의 손실액을 개산해 1개월 뒤에 지급되고 있으므로, 2022년 8월까지의 의료기관이 발생할 손실을 예산에 편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전문가들이 가을(9~10월) 또는 겨울(11∼12월) 즈음 새로운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는 것을 근거로, 하반기 유행에 대비해 중증·준중증 병상 일부를 유지하고, 중등증 병상은 단계적으로 조정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예산정책처는 “현재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치명률이 0.13%까지 떨어졌고, 86.8%의 높은 백신 접종률과 확진 경험이 있는 1700만명 이상의 인구가 있는 상황에서 국가재정부담을 감안해 이러한 병상 조정 및 운영계획을 수립한 것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의 산출내역을 살펴보면 보다 구체적인 병상 수 감축 계획을 살펴볼 수 있는데, 6월부터는 중증병상은 현재의 40%, 준중증병상은 현재의 50%, 중등증 병상은 현재의 10% 미만으로 병상 수를 감축할 계획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따라 각 병상의 가동률이 중증병상은 50% 내외, 준중증병상은 80% 내외, 중등증 병상의 경우에는 가동률이 9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보건복지부의 계획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예산정책처는 “계획들을 살펴보면 세부적인 권역별 병상 확보 계획은 제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상상황을 대비한 비상대비계획과 더불어 비상시와 평시를 나눠 적정한 수준의 병상 수와 가동률을 산정하고 각 시나리오별 병상 확보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특히 이러한 병상 감축 계획에 있어 위·중증 환자의 발생 추이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코로나19 감염자의 연령대에 따라 사망자 수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전체 치명률은 0.13%에 불과한데 반해 80세 이상의 경우에는 2.68%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므로, 노인 인구를 고려한 적절한 권역별 배분을 통해 특정 지역의 위·중증 확진자가 제대로 치료받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