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병원 ‘집단감염’으로 본 대응방안은?

2021-09-09 06:00:19

계명대 동산병원·영남대병원 등 주변 대학병원도 방역 강화
정부, 종합병원급 전산등록 방식 출입통제시스템 운영 권고


지난달 22일 대구가톨릭대병원 간병인 A씨가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8일 오전 0시 기준 이 병원에서만 130명의 확진자가 나와 ‘감염의 온상지’가 됐다는 오명이 있은 지 2주 만에 병원이 다시 정상화되는 모양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89%(8월 30일 기준)라는 교직원 백신접종률에도 불구하고 델타 변이바이러스, 돌파감염, n차감염 등의 영향으로 병동이 폐쇄되는 등 곤욕을 치렀지만, 지난해 초 신천지發 대구·경북 코로나19 대유행을 몸소 체험한 경험 때문인지 신속한 대처와 투명한 정보공개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6일 대구가톨릭대병원에 따르면 원내 입원환자, 보호자, 간병인, 의사, 간호사 등 확진자가 발생한 병동 관련 접점 부서 인원 근무자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벌여 그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지난달 22일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발생하자 24일, 27일, 31일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30일 진료 정상화에 나서 지난 3일 한 차례 더 실시한 전수검사에서 대상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으며 한시름 놓게 됐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내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스텔라관 84병동,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등 감염이 확산돼 8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130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3명이다.

날짜별로 원내 신규 확진자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2일 7명, 23일 16명, 24일 45명, 25일 23명, 26일 5명, 27일 8명, 28일 7명, 29일 1명, 30일 3명, 31일 7명이다. 24일 최고 많은 확진자가 나온 이후 병원 내 신규 확진자 수는 급격하게 감소했다.

7일 병원이 공개한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구가톨릭대병원 관련 확진자 244명(6일 기준) 중 여성(139명, 58%)이 남성(99명, 42%)보다 상대적으로 많았고, 연령대로는 60대가 52명(21.7%)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70대 39명(18.3%), 80대 이상 37명(17.4%), 50대 36명(15.0%), 40대 26명(10.8%), 20대 22명(9.2%), 30대 19명(7.9%), 20대 미만 9명(3.8%) 순으로 고루 분포돼 있다.

병원 내 감염 확진자는 환자 70명, 보호자 17명, 간병인 10명, 의사 8명, 간호사 14명, 기타직원(미화원, 조리원, 조무사) 10명이다.


현재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를 수립해 운영 중이다.

비대위에서는 전체 교직원 및 환자,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주기적 전수검사 실시 ▲병동 내 신규 확진자 발생 시 빠른 이송 및 격리 관리 ▲전문업체와 자체 인력을 활용한 방역 활동의 주기적 실시 등  원내 코로나19 유행상황을 잠식시키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 총 21개 병동을 A그룹(환자, 보호자, 직원 등 환자 다수 발생한 병동/3개), B그룹(병동 내 1~2명 정도 산발적 발생한 병동/2개), C그룹(환자 발생되지 않은 병동, Clean Zone/16개), 확진자 관리 병동(1개) 4가지 병동으로 나눠 그룹별로 다른 방역 지침을 마련하고 관리하고 있다.

비대위에서는 환자 및 상주보호자의 코로나19 검사 안내 지침, 상주보호자 지침을 마련·운영해 병동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재발 방지를 위해 환자 1인당 보호자 1인으로 한정하고, 보호자는 상주보호자로 운영한다. 환자와 상주보호자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된 경우 병동 출입이 가능하다.

현재 외래와 응급실은 정상운영 중이고, 외래 당일 입원은 불가하지만 입원시 C그룹으로 입원하게끔 조치하고 있다. 또 응급수술과 정규수술은 시행되고 있지만, 정형외과 정규수술은 한시적으로 중단돼 오는 13일 재개될 예정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본원과 관련해 외부에서 확진자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퇴원환자 또는 보호자, 가족, 주변인 등의 철저한 주의와 경각심이 필요하다”라며 “기본 방역수칙 준수는 물론 자가격리 중에도 가족간의 접촉 자제, 거리두기, 만남 자제 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대위 상황지휘소 김영환(영상의학과) 실장은 “그동안 병원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자 노력해왔다. 다행히 최근 병원 내 확진자 수가 0명으로 줄었는데, 지금도 추가 확진자 발생 차단을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으며 본 사태가 잘 마무리 되도록 힘쓰겠다”며 “대구시민들께서도 방역 수칙을 잘 지켜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이창형 본부장(대구가톨릭대병원장)은 “빠른 시일 내 이 사태를 마무리 하고자 전 교직원들이 밤낮 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의료진들에게 입원 중인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안전한 치료를 통해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병원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투명하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집단감염 소식에 주변 병원들 ‘초긴장’

대구가톨릭대병원 집단감염 소식에 대구 소재 주변 대형병원들도 ‘초긴장’ 상태에 들어가며 원내 감염 방지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현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은 입원환자 및 상주 보호자는 코로나19 검사결과를 입원 예정일 3일 이내에 제출해야만 입원이 가능하고, 상주 보호자는 1명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전면 금지하고 있다. 또 병동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마다 보안직원을 배치해 출입을 꼼꼼히 관리하고 있으며, 감염 예방을 위해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교직원들의 사적모임과 대내외 행사 참석을 최대한 자제토록 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는 본지에게 “이상증상 발현 시 해당 교직원은 즉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원내 방역지침 절차를 준수하길 권고하고 있다”며 “본원은 대구가톨릭대병원 집단감염 사태 이전에도 코로나19 방역수칙을 꾸준히 준수해왔으며, 간병인의 최초 확진 소식을 전달받고 본원 간병인 출입관리와 보호자 병동 출입에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남대병원도 철저한 원내 방역조치를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본지에게 “지역에서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별도로 원내에서 자체적인 거리두기 체계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며 “병원 내부에서는 ‘4단계 거리두기’가 적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교직원 출장 전면 금지, 행사 및 교육 시행 금지, 사적모임 금지, 직원식당 내 칸막이 설치 및 대화 금지 등이 준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구가톨릭대병원 집단감염 발생 이후 위험요소가 높은 항목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예컨대 간병인의 경우 4일 이내 PCR 검사 결과 음성인 경우에만 출입 가능하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만 근무 가능하다. 현재 간병 중인 경우 일주일에 1회씩 PCR 검사를 시행해 음성 여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 실습생, 입원 환자, 상주보호자도 4일 이내 PCR 검사 결과 확인 대상자에 포함돼 있으며, 특히 실습생의 경우 타 의료기관 방문 이력이 있으면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방역당국, 의료기관 출입통제시스템 강화 주문

방역당국은 이번 대구가톨릭대병원 집단감염 발생에 따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대학병원의 집단감염 발생 관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의료기관의 방역관리를 강화해 방역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며 방역관리 강화 대책을 제시했다.


먼저, 전국 종합병원에 간병인, 상주보호자를 대상으로 전산등록 방식의 출입통제시스템을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통해 개별 전산등록 방식으로 PCR 음성증명서를 확인하고, 미등록자는 면회 및 병동 출입금지 기능을 설정하며, 상주보호자는 현행 지침대로 1인만 허용하고, 상주보호자 교대 시 72시간 내 PCR 음성결과를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간병인 근무수칙, 면회객 관리 등을 추가한 방역수칙 점검표를 모든 종합병원에 배포해 9월 중에 일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미비점은 개선토록 했다.

특히 호흡기내과 병동 근무 의료진은 마스크 외에 ‘안면보호구’를 추가 착용토록 하고, 원내 다수 확진자 발생에 대비한 모의대응 훈련을 1회 이상 자체 실시토록 했다.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추가로 신설한 간병인 근무 또는 면회객 관리기준 등에 대한 방역관리수칙을 강화하고, 복지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지자체와 합동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며 “여전히 의료인 중에서도 접종받지 않은 경우가 있다. 병원 내 의료인, 간병인, 환자 중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는 관할 보건소와 협의해 자체 예방접종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올해 추경 예산으로 6월부터 의료기관 방역인력 지원 사업을 시행 중에 있으며, 9월 중에 신규 참여 또는 인력 증원 여부를 조사해 반영할 계획이다. 또 사업기간도 10월에서 12월말까지 2개월 연장해 병원의 동절기 방역관리 강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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