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병 석
용인송담대학 의료정보시스템과 겸임교수
(주)지오파트너즈 전략경영 본부장
전략적 제휴에 대한 이론적 고찰
1. 전략적 제휴의 개념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결론은 토끼의 게으름 때문에 거북이가 승리하였다는 이야기이지만 이는 우연일 뿐이다. 오늘날 또다시 토끼가 피할 수 없는 경주를 거북이에게 제안해 온다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경주에서의 목표는 승리이다. 거북이는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경주하자고 해야 한다. 즉, 자신의 강점과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경쟁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전략이다.
오늘날 많은 의료기관들이 네트워크나 조직 간 협력에 참여하고 있다. 2008년 12월 말 기준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브랜드는 총 56개,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의료기관까지 합하면 전국적으로는 470개의 브랜드가 있으며, 네트워크에 가입한 개별 의료기관은 총 2,591개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 중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제휴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전략적 제휴(Strategic alliance)는 경쟁관계에 있는 조직이 일부사업 또는 기능별 활동부문에서 경쟁조직과 일시적인 협조관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전략적 제휴들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명확히 제시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것이다. 전략적 제휴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는 상호성(reciprocity)이다. 즉 파트너 끼리 상호이익을 위하여 경영자원을 공유, 교환, 통합하는 조직적 접근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구조상으로 보면 전략적 제휴는 항상 제휴관계조직과 어느 정도 수평적 또는 수직적 통합을 가져온다. 또한 전략적 제휴는 특정사업 및 업무분야에 걸쳐 제품과 기술 혹은 서비스를 교환, 공유, 공동개발을 하려는 조직들 간의 자발적인 협력관계로 정의 할 수 있다.
이외에 새로운 기술의 빠른 확산, 신규시장에 안정적인 진출을 위하여 제휴파트너들 간의 공동연구개발, 공동구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 및 범위의 경제효과와 위험을 분산 시키는 매력적인 매카니즘으로써 서로에게 보완적인 자원이나 핵심역량을 어느 정도 공유함으로서 얻게 되는 생산성의 향상이나 시장지배력의 증대, 그리고 조직 내에 묵시적으로 체화되어 있는 지식이전으로 인한 학습효과, 그 밖의 정부규제 회피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조직들은 다양한 목적을 충족하게 된다.
2. 전략적 제휴에 관한 일반적 접근법
조직들이‘왜 전략적 제휴를 맺는가?’를 설명하려는 여러 접근방법들이 있는데, 크게는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 자원준거이론(Resource-Based Theory), 전략적 위치이론(Strategic Position Theory), 학습효과이론(Learning Effect Theory), 네트워크이론(Network Theory)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3. 의료기관 간 전략적 제휴의 형태
의료기관 간의 전략적 제휴는 급격히 변화하는 의료 환경 하에서 병원의 효율적 운영과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하여 병원들이 추구해야 할 전략형태이다. 외국의 경우 급격히 증가하는 의료비를 절감하고 환자진료의 지속성 확보 및 의료서비스 만족도 제고를 위하여 다양한 형태로 병원 간 제휴가 추진되고 있다.1) 전략적 제휴에서 가장 단순하고 단기적 성격이 높은 제휴의 형태는 연구개발 컨소시엄 또는 기술제휴이다.
그에 반해 합작투자는 조직들의 지분참여도가 높고 제휴 당사자들 간에 몰입(commitment)하는 정도가 높은 제휴형태이다. 이와 같이 전략적 제휴는 일부 기능별 제휴보다 합작투자에서 더욱 더 긴밀한 제휴 관계를 나타낸다.2) 제휴의 형태를 유형별로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전통적인 협력형태와 조직상호 간 구속력의 강도에 따라 합작투자, 인수·합병, 협의체, 네트워크로 대별된다.
1) 합작투자
합작투자는 공동으로 투자하여 모 조직으로부터 독립된 조직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한 합작투자 방식은 기능이나 업무분야에 국한된 협력보다는 조직 활동의 여러 분야에 걸친 종합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할 때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병원업계에서는 병원 간 합작투자에 의한 검사센터의 운영, 특정환자 군을 대상으로 하는 진료센터설립 등의 협력관계가 있다.
2) 인수·합병(M & A)
인수·합병(M&A)은 “Mergers(합병) and Acquisitions(인수)”의 약자로 두 조직이 통합하여 하나의 조직으로 되거나, 한 조직이 다른 조직의 주식이나 자산을 전부 또는 일부 매입함으로써 한 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조직의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인수·합병은 재무구조의 개선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인수·합병에 많이 나타나는 형태로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조직과 재무구조가 좋은 조직간에 합병을 통하여 재무구조개선 효과의 성취를 목적으로 한다. 또한 합병을 통하여 세금을 절감시키려는 세금효과도 주요한 목적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재벌들의 계열사와 모회사간의 흡수·합병이 많은 경우가 이러한 목적에서 수행된다고 볼 수 있다. 의료계에서 인수·합병의 적용 예는 2개 이상의 병원 간 협력체계로 소유권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공유되어 있어서 하나의 경영체계 안에서 동일 법인체적인 형태로 운영되는 다수병원체계(Multi-Hospital Syst-em)3)와 병원 간 협력에 의한 수평적 통합을 동시에 추구하는 종합적 의료서비스제공 조직을 갖춘 형태의 미국의 통합의료체계(Integrated Delivery System; IDS)가 있다.
3) 협의체
협의체는 2개 이상의 조직이 서로 연관되어 자원을 공동출자하여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협의체의 특징은 협의체를 운영하기 위하여 별도의 조직을 형성하고 이러한 조직을 통하여 회원조직 간에 공동으로 추구하는 목적을 수행하는데 있다. 병원의 경우 협의체는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과는 달리 회원병원의 내부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협의체에 가입 및 탈퇴가 자유롭다. 따라서 병원들은 협의체에 가입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에 의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동시에 병원이 소유권이나 통제에 대한 자율성을 갖는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하여 미국에서는 30%에 달하는 1,600여개의 병원이 협의체에 소속되어 있다.4)
의료계에서 협의체의 일반적 형태는 병원 간 협의체와 병원과 기타 관련사업과의 협의체 등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병원 간 협의체의 구체적인 목적은 인적·물적 자원 확보, 재정적 자금의 확보, 시장 장악력의 제고, 공동 활동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공동사업개발에 의한 수입증대·비용절감, 병원경영 자문서비스 제공 등으로 병원운영에 보다 접근된 구체적 활동에 대한 협력을 목적으로 한다.
4) 네트워크(Network)
조직 전체적 측면에서 네트워크 경영은 다수의 독립적이며 상호 동질적 또는 이질적인 조직과 조직, 조직과 개인, 개인과 개인이 각자가 주어진 어떤 환경 속에서 상호간에 의사전달과 정보 및 자원을 교환하여 상호능력을 보완·조정·통제하며 이런 상호작용관계를 통하여 각자의 조직을 존속시키거나 발전을 추구하는 경영상의 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기관에서 네트워크 경영은 병원경영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의료 활동 및 병원경영에 있어서 의료 및 경영의 전문화를 이루며, 의료전달체계 등 새로운 의료협력시스템에 참여함으로써 병원과 의료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볼 것이다.
전략적 제휴를 이용한 병원 경영지원 조직의 활용
1. 병원경영지원회사(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MSO란 병·의원들의 지분투자로 설립되는 주식회사로, 의료행위와 관계없는 병원경영 전반(장비 및 물류구매, 인력관리, 진료비 청구, 마케팅, 홍보, 경영컨설팅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지칭한다.
2. MSO Model flower chart
수평적인 MSO의 경우에는 의료법개정 전이라도 개인의원들 간 MSO 설립에 관해서는 의료법상 규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단지 프랜차이즈 관련법령(가맹사업공정화법)에 의한 규정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개인의원들 간 MSO 설립은 제한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원장개인의 출자나 설립에 의한 MSO 형태의 회사설립은 제한이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주로 브랜드공유의 수준정도이고 지분을 투자해 다른 산업과의 전략적 연계를 형성하는 단계까지는 미치지 못한 상태이다.
양자 간의 경영지원 및 현금흐름은
향후 의료산업의 발전과 국제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의료의 영리법인이 시행될 경우
3. MSO의 시간대별 형성단계
1) 의료기관의 경영패러다임을 시간대별로 나누어 생각해 볼 때 과거에는 단독개원형태가 주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으며 현재는 공동개원 및 관련조직 간 네트워킹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선택과 집중에 의한 전문화 및 고급진료화와 비 보험 및 사 보험 중심의 수익/성과창출을 위한 영리조직의 체인화가 시작될 것이다. 또한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과거에는 임상적인 측면에 관심이 많았다면, 현재와 미래에는 임상외적 요인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MSO의 형성단계는 1단계 진입기, 2단계 도약기, 3단계
성숙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으며, 1단계에서는 브랜드 공동사용, 의약품 및 의료기기 공동구매 및 자원공유 등 원가절감형 또는 네트워크추구형 MSO모델이 주를 이룰 것이고, 2단계에서는 관광, 보험 등 여타산업과 의료가 연계된 산업다각화 형태의 MSO모델이 나타나고, 3단계에서는 MSO의 채권발행, 주식시장 상장 등을 통해 외부자본의 투자유치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 MSO 도입의 기대효과
MSO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첫째,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한 병원경영의 효율화이다. MSO를 통한 공동구매, 인력의 공동관리 등이 가능해짐으로써 개인별 구매나 관리보다 원가가 절감돼 병원경영의 수익구조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수평, 수직적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이다.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브랜드화가 가능해지고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를 통한 진료체계의 일원화로 경쟁력 강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비영리법인도 수익·투자행위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현행법상의 의료법인은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영리사업을 할 수 없으며, 영리사업에 투자도 할 수 없었으나 영리단체인 MSO에 대한 지분참여가 가능해짐으로써 간접적이나마 이를 통한 영리사업의 수행을 할 수 있게 되고, 병원의 경영합리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넷째, 의원급 의료기관의 네트워크화를 통한 병상구조 조정이다.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병상은 약 9만9,000개로 전체병상의 27.4%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국가적인 병상운용상으로는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MSO를 통한 1, 2, 3차 의료기관 간의 네트워크가 가능해지면 의원급에서는 고비용이 소요되는 병상을 유지할 필요성이 없어져, 결과적으로 의원급의 경영효율 증대와 병상구조조정이 가능해진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고가 의료장비의 효율화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표적인 고가의료장비 과다보유국이다. 중소병원에서 앞 다퉈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하다보니 고가의료장비의 활용도가 선진국에 비하여 현저히 낮고 이것이 병원경영악화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MSO를 통한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면 의료장비의 공동이용으로 고가의 의료장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이용률이 높아져 이러한 문제점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사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게 되고, 지금까지 미흡한 부분이었던 비 급여 중심의 민간의료보험시장이 활성화 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MSO 도입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크다고 할 수 있다.
5. MSO의 활성화를 위한 과제
의료산업은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고객 또한 개인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질 높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따라서 MSO가 서비스산업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고 병원경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의료계, 사회단체 및 관련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협력하여야 하며 특히 정부는, 정부차원에서의 의료산업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의료기관의 회계투명성 강화와 셋째, 비전속의료인의 진료허용. 넷째, MSO를 통한 의료기관의 설립이 가능하도록 과도한 규제제도를 개혁할 필요성이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수익형 의료사업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의료계도 외부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전통적인 경영방법을 벗어나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 활용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MSO의 적극적인 이용을 통한 의료기관들 간의 네트워크는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병원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화하며 경쟁력 있는 병원으로 선두를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합리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즉, 제휴는 병원의 전략과 제도적 환경, 조직환경, 경쟁환경 등의 경영환경, 그리고 기존 기회의 활용내지 새로운 기회의 탐험과 같은 제휴에 대한 경영자의 의도가 서로 영향을 미치며, 공진화 한다. 그리고 병원 간의 제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휴관계에 참여한 병원들은 각각 독립되어 있을 때보다 더 강해져 있다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하며, 기대하는 결과를 얻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즉, 제휴관계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지원이나 의존관계 보다는 대등한 수준에서의 몰입(commitment) 모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회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네트워크의 가입이나 조직구성 이전에 네트워크에 가입 또는 구성을 해야 하는 명확한 목표와 참여병원 간의 비전공유. 둘째, 네트워크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익과 비용에 대한 정확한 인식. 셋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주체의 핵심역량과 운영시스템 보유여부. 넷째, 병원운영진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다섯째, 네트워크의 운영주체와 각 병원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새로운 의술에 대한 학습과 공유를 통해 네트워크 전체의 역량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때 네트워크도 성장하고 회원들의 이탈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