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계 “약가인하 10%가 한계”…정부에 공동연구 제안

2026-03-11 06:05:27

약제개편 비대위, 10일 긴급 기자회견 개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과 관련해 영향분석과 제도개선 논의를 위한 민·관 공동연구 착수를 공식 제안했다. 이와 함께 약업계 서명운동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선다.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노연홍 비대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정책 시행속도가 아닌 방향과 설계”라며 “약가제도 개편이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입체적이고 실질적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제안한 공동연구 내용은 세 가지다. 우선 약가제도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CSO 증가와 수수료 지급구조 등 의약품 유통질서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건전한 유통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함께 논의하자고 했다. 

이에 더해 산업발전과 국민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제약산업의 지속 가능한 선진화 방안도 공동으로 도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연홍 비대위원장은 공동연구에 대해 “내일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며 “치대한 빠른 시일내로 끝내서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한다면 전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약가인하가 산업 기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비쳤다. 노 위원장은 “국산 전문의약품을 주요 대상으로 한 약가인하가 강행될 경우 연구개발 투자 위축과 품질 혁신 둔화,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 등 산업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국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2년 이전 등재의약품 중 약가가 높은 것만 40% 수준으로 낮추면 약 1조원 재정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산업 전체에 3조 6000억원 규모의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연홍 비대위원장은 “국내 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5% 수준인데, 이 정도 규모의 인하는 업계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업계가 감내할 수 있는 약가인하 수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연홍 위원장은 “산업계가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최대 10%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면서도 “큰 이익이 남지 않음에도 국민건강을 위해 약을 생산해왔던 부분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가인하 추진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비대위 윤웅섭 대외협력위원장(일동제약 회장)은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조직이나 채용, R&D 예산 등 모든 것들을 비상경영 체제에 맞춰서 바꿨다”며 “약가인하는 단순히 이익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사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번 약가인하가 일방적인 추진이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노 위원장은 “약가 사후관리체계에 대해 미시적으로 협의한 바는 있으나, 지금처럼 보험약가를 얼마나 낮추는지 등에 대해서는 협의를 한 바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특히 최근 국제정세 변화로 산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황에서 이러한 변수는 산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약사 판관비 과다 논란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노연홍 비대위원장은 “기존의 자료는 큰 오류가 있다. 판관비 등이 높고 부적절한 방법으로 마케팅한다는 의혹이 있으나 약 29% 규모로, 10개 다국적제약사의 판관비가 25%인 것 대비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국내 기업은 연구개발 비용 상당 부분이 판관비에 포함되는 회계 구조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대위는 정책 재검토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약업인 서명운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노 위원장은 “일방적인 약가인하가 보건안보와 신약개발 혁신 생태계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한다”며 “국민 건강권과 제약주권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호소”라고 전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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