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봉생기념병원이 신장이식 수술 1,400례를 달성하며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권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통틀어 최초 최다 실적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1995년 첫 신장이식 수술을 시작한 이후 30년 만에 이룬 성과로, 단순한 숫자를 넘어 생명을 이어온 노력과 집념이 담긴 대기록이다.
1,400번째 수술의 주인공은 부산에 거주하는 60대 A 씨로 10년 전 신장문제와 만성간염으로 진단받은 후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아왔다. 지속적인 건강상태의 악화로 2019년 간암 수술까지하고 완치되었지만, 만성 신장 질환이 악화되면서 지난해부터는 투석 치료를 받아야 했고, 신장이식 대기중에, 뜻밖에도 수술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8월 19일, 경북 지역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기증자의 신장이 A 씨에게 배정되면서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은 봉생기념병원 외과 백승언 명예원장이 집도했다. 백 원장은 “신장이식은 보통 3~5시간 정도 소요되는 고난도 수술로, 환자의 혈관 상태, 동맥경화 여부, 방광 크기 등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A 씨의 경우에도 이식신 동맥이 3개로 어려운 경우였지만, 수술 경과는 매우 양호하며 현재 이식된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어 회복 상태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봉생기념병원은 지난 30년간 총 1,400건의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 중엔 ‘생체’ 이식이 1,091건, ‘뇌사자’ 이식이 309건, 그리고 ABO혈액형이 다른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162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혈액형 부적합 이식은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술로, 봉생기념병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면역억제 치료 체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술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봉생기념병원은 신장이식센터를 중심으로 신장내과, 외과, 비뇨의학과, 마취과,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과 함께,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원스톱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환자 상담, 수술 전 평가, 이식 수술, 수술 후 면역치료 및 감염예방 관리까지 24시간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식수술팀 2개 조를 상시 운영함으로써, 한 명의 뇌사자에게서 기증받은 두 개의 신장을 동시에 두 명의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도 여러 차례 성공했다. 이는 봉생기념병원이 단순한 수술 성공률을 넘어, 고위험 환자와 급박한 이식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병원임을 입증한다.
김중경 병원장(신장내과)은 “이 수술이 병원에겐 1,400번째일 수 있지만, 환자에겐 단 한 번 뿐인 기회”라며 “그 무게를 알기에 전 의료진이 한마음으로 수술에 임했고, 무사히 새 생명을 이어갈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