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식품 알레르기증후군 8.9%는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반응

2025-04-23 09:54:54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이란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꽃가루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생과일이나 생채소를 먹을 때 음식물이 닿는 부위인 입술, 입 안, 입천장, 혀, 목 안 등이 가렵고 붓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봄철에 주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눈가려움증이 나타나는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사과나 복숭아를 먹을 때 입술이나 입안, 목안이 가렵거나 붓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성분과 사과, 복숭아의 알레르기 성분이 구조적으로 유사해 교차항원성을 갖기 때문이다. 대부분 원인 식품에 노출되고 5분 이내 증상이 생기지만 일부는 30분 이상 지난 후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며, 주로 생으로 먹을 때만 증상이 나타나서 열을 가해 익혀 먹게 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증상이 구강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으로 나타날 수 있어, 아나필락시스라고 하는 알레르기 쇼크 반응까지 올 수 있고 이러한 환자들은 과일이나 채소를 익혀 먹어도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자작나무 꽃가루와 교차항원성을 갖는 식품은 사과, 배, 복숭아, 체리, 살구, 샐러리, 당근, 견과류가 있고, 돼지풀은 수박, 바나나, 오이와 교차 반응하며, 쑥 꽃가루는 복숭아, 망고, 포도, 셀러리, 당근, 브로콜리, 해바라기씨, 땅콩과 교차 반응을 보인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리포트 (2025-2호)’를 통해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의 국내 실태를 소개했으며, 이러한 환자의 8.9%에서 전신반응이 나타나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반응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21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 연구에 의하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의 42%에서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을 동반하고, 이러한 환자의 8.9% 가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전신 증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했다. 연구에 의하면 봄철 나무 꽃가루(자작나무나 참나무 꽃가루)에 감작된 알레르기 환자는 흔한 순서대로 사과, 복숭아, 키위, 자두, 호두, 땅콩, 밤, 대추, 토란, 배, 체리, 수박, 잣, 살구, 메론, 파인애플, 토마토에 증상을 보이고 가을철 잡초 꽃가루(쑥, 돼지풀, 환삼덩굴) 알레르기가 있다면 키위, 사과, 파인애플, 복숭아, 수박, 포도, 토마토 등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식품알레르기는 나라별 지역별 음식 문화와 연관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토란이나 인삼, 들깻잎, 도라지, 쑥갓, 더덕, 칡, 연근 등 다양한 채소도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봄철이나 가을철 혹은 여름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비염이나 결막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생과일이나 야채를 먹을 때 입술이나 목안이 붓거나 가려운 느낌이 드는 경우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은 아닌지 의심해보아야 하며 이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재현된다면 음식물 알레르기일 가능성이 높다.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알레르기 전문가와 상담해 자세한 병력청취,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혈청 특이 IgE 검사, 성분항원검사), 경우에 따라서는 경구유발검사를 시행해 원인이 무엇인지, 어떠한 음식을 피하고 증상을 예방할지, 우발적으로 원인식품에 노출됐을 때 어떻게 치료하는지 상의하게 된다. 

특히, 식품 섭취시에 식품이 닿는 부분인, 입과 입 주변 외에 피부의 발진이나 두드러기와 같이 식품이 흡수돼 전신반응이 나타난다면, 후두부종이나 아나필락시스 같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급성반응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알레르기 전문의와 상의해 필요한 경우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렌과 같은 비상약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또한 아나필락시스 우려가 있는 경우는 천식과 같은 호흡기알레르기 여부도 확인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물 알레르기의 치료는 해당 음식물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이며, 식품항원 간의 교차항원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두과인 체리, 살구, 자두, 복숭아, 감, 아몬드는 서로 구조적 유사성이 있어 이 중 한 가지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나머지 식품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또한 라텍스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바나나, 밤, 아보카도, 키위, 감자, 밀, 귀리, 복숭아와 교차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건강식품으로 판매되는 꽃가루 과립이나 로열젤리를 먹은 뒤 꽃가루-식품 알레르기증후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꽃가루-식품 알레르기증후군을 피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다양한 생과일이나 생채소를 피할 필요는 없다. 알레르기 전문가와 상의 후 원인 음식과 섭취를 피할 음식을 구분하고 우연히 노출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영양 균형을 잃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 꽃가루 면역치료 후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이 호전된 사례들을 보고한 바가 있지만 이는 아직 완전히 입증되지는 않은 영역으로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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