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아토피, 생물학적제제-JAKi 교체투여 급여 필요”

2024-09-23 05:40:51

세계아토피피부염의 날 기념 치료환경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 성료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해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의 교체 투여에 대해 보험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환자별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중증아토피연합회와 함께 9월 14일 ‘세계아토피피부염의 날’을 기념해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치료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를 21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한태영 보험이사(노원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가 중증아토피피부염 치료환경 향상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보험기준에 따르면 성인이나 청소년 기준으로 3년 이상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1차치료제로 바르는 연고(스테로이드연고)로 4주 이상 치료해도 호전이 되지 않고, 고전적 치료제인 사이클로스포린 등을 3개월 이상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는 경우 (중증도 점수가 23점 이상일 때) 급여가 적용된다. 

또 약제 사용 후 16주 이상 지켜봤을 때 EASI 75에 도달했다면 추가투여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보험기준은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의 교체투여는 인정하고 않고 있는데, 이 부분이 치료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한태영 보험이사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다양한 치료제의 도입과 함께 더욱 세분화되고 정교한 맞춤형 치료 접근이 중요해졌다”면서 “중증 아토피피부염이 환자마다 임상적 특징과 면역반응이 다양하기에,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가지 약으로 치료 실패를 경험하는 환자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EASI 75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생물학적제제나 JAK억제제는 아토피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잘 알려져 있지만, 결막염, 건선성 발진, 얼굴과 목의 피부염, 여드름, 구역질, 감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약을 바꿔줘야 하는데 현재 보험기준으론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 실패와 관련한 슬라이드를 제시하며 “신약들의 16주 및 52주 사용 후 EASI 75 달성률은 약물마다 달랐다. 어떤 약은 80% 까지도 도달했지만 또 다른 어떤 약들은 60%, 40% 밖에 되지 않았다. 80% 정도 도달하면 많은 환자들이 만족하는 반면, 나머지 20%는 중증 환자들로서 치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환자들은 결국 약제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또 “초기 단계부터 환자한테 맞는 약을 사용하고 지켜보면 어떤 약이 가장 좋을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은 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때문에 약제 사용 후 실패 시 타 약제 사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보험이사는 해외의 교체투여 사례도 소개했다. 

한 보험이사는 “생물학적제제 실패 후 JAK억제제로 교체한 사례에서 52주차에 EASI 75에 달성한 환자들이 90%에 달했으며, 가려움증 점수는 52주차에 거의 0에 도달했다. 또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치료 실패 후 다른 JAK억제제로 교체한 환자들도 피부증상평가와 가려움 정도가 크게 감소했다. JAK억제제 실패 후 타 JAK 억제제로 교체한 환자들도 EASI 75 달성률이 12주체 거의 90%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다른 질환 중 ‘건선’은 모든 계열의 치료제들에 대해 교체투여가 허용됐다. 형평성 측면에서라도 아토피의 교체투여도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진숙 의원실이 심평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토피 치료제 4종 중 두필루맙에 대한 청구인원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약제는 고가의 약제로, 사용 중 부작용이 생겨 교체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다.”면서 “고가의 약제를 지속 사용하는 것은 급여와 재정 부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교체 투여가 활용돼야 한다”고 전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이상은 홍보이사(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는 “해외의 여러 국가들은 제한 없이 교체 투여를 허용하는 반면, 한국은 급여 기준에 따라 제한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독일, 미국 등은 2022년과 2024년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등증 이상의 환자들에게 다양한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사용이 강력하게 권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가이드라인에서 기존 면역억제제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들이 더 권장되고 있으며, 이러한 신약들은 기존 치료제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사용이 가능하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이 개정됐으며,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를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권고하는 내용을 포함해 전문가들의 동의를 받아 강한 권고수준으로 설정됐다”고 전했다. 

대한중증아토피연합회 박조은 대표는 “다른 질환들에서는 교차 투여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으나, 아토피 환자들에게만 이를 위한 데이터를 요구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면서 교차 급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현재 고가의 신약들이 급여화되면서 환자들이 가장 비싼 약을 먼저 선택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이는 재정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지만, 환자들이 다양한 치료 옵션을 가질 수 있도록 교차 급여가 필요하다”며 “교차 급여가 이뤄지면 환자들이 더 합리적이고 자유롭게 약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토피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제한되는 것은 차별”이라면서 “아토피 환자들은 신약의 도움을 받아 겨우 외부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지만,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다시 집에 갇히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을 방지하고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교차 급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강미영 약제기준부장은 “교차 투여에 대한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분석한 결과, 일부 성분에 효과가 없을 경우 다른 면역억제제로 교체투여가 가능하다고 언급돼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관련 학회와 임상 현실을 반영해 교차 투여의 필요성을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그동안 국회, 언론, 정부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와 지원정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고, 그 결과 상병코드 신설, 산정특례 지정 등 치료환경이 개선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들이 많다. 의학적 판단 아래, 치료 효과를 최대한 살려서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 선택권이 향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최응호 회장은 “아토피피부염은 단순 피부질환을 넘어 환자와 그 가족의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성적이고 복합적인 질환”이라며 “환자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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