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COPD, 의원에서도 관리할 수 있도록 수가 필요”

2024-09-05 06:00:49

호흡기질환 만성질환관리 제도 도입 추진 위한 정책토론회 성료


효율적으로 만성호흡기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흡입약제 사용을 위해 접근성이 비교적 편리한 동네병원에서 원활히 처방∙교육∙치료할 수 있도록, 적정한 수가 책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와 함께 호흡기질환의 만성질환관리 제도 도입 추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4일 개최했다.

토론회 첫 순서로 국내 천식∙COPD 치료현황 및 문제점에 대해 발표한 인천성모병원 호흡내과 최준영 교수는 효과적인 천식 관리를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을 기반으로 천식∙COPD 환자의 흡입약제 사용 교육관리를 유도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의료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문진상담료 수가 △흡입약제 교육상담 수가 도입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천식∙COPD로 인한 유병률과 사망률,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흡입약제를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사회경제적 부담이 더욱 상승하고 있다. 현재 천식의 사회경제적 부담 중 직접비용은 9620억원, 간접비용은 1조 864억원, 직업중단율은 44.4%에 달한다.

때문에 사회경제적 부담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도 천식∙COPD 초기부터 흡입약제를 사용한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최 교수는 흡입제 사용 오류 유무에 따라 환자의 입원율, 응급실 방문, 항생제∙스테로이드 사용이 달라진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환자 접근성이 가장 좋은 일차의료기관에서 흡입약제 처방 비율은 저조한 편이다. 상급종합병원에서 흡입약제를 90% 이상 처방하는 반면 일차의료기관에서는 흡입약제를 처방하는 비율이 39.7%에 그쳤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천식 흡입약제에 대한 부담 △저조한 유지치료 비율을 꼽았다.

최 교수는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가관리교육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는 천식진료지침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흡입약제 사용 교육에 대한 부담과 부작용 관리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흡입약제보다 경구제형을 선호하는 인식이 흡입약제 처방의 가장 큰 장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차의료기관의 천식흡입약제 처방일수율은 평가대상자별로 15.5%~24%로 나타났으며,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의 경우 2배 수준인 38.9%~45.1%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면 최 교수에 따르면 일차의료에서 만성호흡기질환 교육이 1회만 실시됐더라도 복약순응도가 개선됐다. 질환에 대한 인지도와 특히 흡입 사용 방법이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최 교수는 문진상담료 지원과 천식흡입약제 교육상담 수가 도입이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일차의료기관 천식∙COPD 치료에 대한 정책적 지원 강화로 흡입약제 처방 부담을 절감하고 환자 유지관리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통해 한자들의 유지치료 비율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해외 사례와 비교해 국내 호흡기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먼저 이진국 교수는 “핀란드에서는 1994년부터 국가적으로 천식치료 및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대학병원이 아닌 지역의 일반 의원에서 천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핵심이었다. 의사들뿐만 아니라 간호사, 기타 의료진에게도 천식의 치료 방법, 흡입제 사용법 등에 대해 철저히 교육했으며 인센티브도 제공했다. 국민들에게도 동네의원에서 천식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추후 실제로 천식 환자를 진료하는 병의원에서 폐 기능 검사를 실시하는지, 환자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흡입 스테로이드 약물을 1차 약으로 사용하는지 등을 점검한 결과 대부분의 지표가 상승했다. 국가차원에서 천식이 잘 관리한만큼 환자 수는 늘었지만 약물 비용은 안정적이었으며, 입원율과 사망률은 크게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영국에 대해서는 “2004년부터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료의 질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점수가 높은 병원에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 결과, 영국의 1차 의료기관에서 천식과 COPD와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서 진료 질이 향상됐고, 7년 만에 퀄리티 점수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권 국가의 제도 운영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이 교수는 “일본에서는 나가사키라는 비교적 작은 도시에서도 천식과 COPD 환자들을 위한 호흡 재활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만은 몇 년 전부터 영국과 호주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P4P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그 결과 천식과 COPD 환자의 진료 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패널토론에서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용범 교수는 “COPD는 대부분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관리되며 의원급에서는 폐기능검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나라는 천식과 COPD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 의원에 환자가 방문하면 천식이나 COPD를 앓고 있는지 문진하고 반드시 폐기능을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폐 기능 검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 정책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박 교수는 ”고위험군에 대해 폐 기능 검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면 이를 통해 숨겨진 환자를 발견할 수 있다. 잘 하고 있는 병원에 대한 개원가에 경제적 베네핏이 있으면 사망률, 입원율을 줄이고 질환의 진행을 막아 국가 경제도 큰 이득이 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곽순헌 과장은 “1차의료 중심의 만성관리제도 사업에 만성호흡기질환도 추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지연된 상황이다. 9월 30일부터 본사업이 시작되는 만큼, 만성호흡기 질환에 대한 시범사업도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어 “천식과 COPD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도 개발돼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검토될 예정이다.”라면서 “올해 2월에 발표된 건강보험 종합계획 2차 계획에서도 대상자를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전문가들과 협의해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천식, COPD는 외래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외에서는 여러 전문치료지침에서 권고하는 흡입기 처방이 일차의료기관부터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책 지원이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천식 흡입기 교육 및 상담에 대한 중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계 전문가 및 환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국내 만성호흡기질환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환경에서 질환을 관리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 저작권자 © Medifo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본 기사내용의 모든 저작권은 메디포뉴스에 있습니다.

메디포뉴스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416 운기빌딩6층 (우편번호 :06224)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아 00131, 발행연월일:2004.12.1, 등록연월일: 2005.11.11, 발행•편집인: 진 호, 청소년보호책임자: 김권식 Tel 대표번호.(02) 929-9966, Fax 02)929-4151, E-mail medifonews@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