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약사, 마약류관리료∙수가 개선 필요”

2024-07-23 05:40:31

병원약사회, 의료기관 마약류의약품 관리 최적화 위한 개선 방안 보고서 발표

국내 의료기관 약사의 전체 업무량 중 마약류 관련 업무가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마약류관리료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약사들이 인력 대비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타났다.

특히 NIMS 도입 및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안전관리 강화를 반영해 수가 인상이 필요하며, 마약과 향정은 업무량 차이를 고려해 분리해서 수가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병원약사회가 22일 공개한 ‘의료기관의 마약류의약품 관리업무 최적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의료기관 약사들의 마약류 관련 업무현황 파악 및 수가의 적절성이 공개됐다.

이번 보고서에 나타난 연구는 한국병원약사회 회원병원 중 5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 종 합병원 총 101개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연구로서 이 중 설문에 응답한 50개소(응답률 49.5%)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됐다. 

먼저 연구팀은 “의료기관 약사의 마약류 업무수행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었다. 이에 더해 마약류 관련 업무를 수행 하는 약사 인력과 실제 업무소요시간을 기반으로 산출한 FTE를 비교했을 때 0.75 FTE의 차이를 보여 인력 대비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업무 소요시간에 시간외 근무 등을 포함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3년 병원약제부서 실태조사 결과, 월평균 시간외 근무시간이 상급종합병원(40개소)의 경우 평균 707시간,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35개소)에서는 평균 228시간이 발생하고 있었다. 

때문에 마약류 관련 업무수행 인력을 소요 시간 기준으로 환산 시 인력현황을 바탕으로 한 FTE 보다 크게 산출됐고 향후 인력 기준 산정 시 고려돼야 할 부분으로 사료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국내 마약류 관련한 업무수가는 기본진료료로서 1명, 1건의 수가로 산정되고 입원의 경우 1일당 1회, 외래의 경우 방문당 1회로 산정돼, 입원환자의 경우 2.91점(2024년 240원), 외래환자 1.98점(2024년 160원)이므로 마약류 의약품의 조제 및 투약 업무량은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산출된 상대가치점수와 보상률을 고려할 때, 현재의 마약류 관리료 또한, 의료기관 약사들이 마약류와 관련해 수행하고 있는 업무량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조제 업무량을 반영하는 수가체계의 개선과 마약류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약사가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업무 현황을 세분화해 조사하고 이를 반영한 상대가치점수 산출을 통한 수가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상대가치 조사결과, 마약은 향정대비 1.33~1.56배의 상대가치를 보였고, 상대가치점수 결과값의 차이는 외래 의약품관리업무, 입원 의약품관리업무, 입원 조제복약상담업무, 외래 조제복약상담업무 순이었다. 마약은 조제복약상담료 보상률이 40.7%로 향정의 61.7%에 비하여 더 낮았으며 마약류 의약품관리료 역시 더 낮은 보상률을 나타냈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인프라 구축 현황과 관련해 연구팀은 약제부서 내외에서 높은 비율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었다. 마약용 철제 금고는 약제부서 외에도 90%가 넘는 보유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마약의 저장 및 관리가 법적 규제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처벌규정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약품창고 전체 금고화 등으로 인해 많은 비용이 부담되고 있고, 향후 그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마약보관시설 등 인프라구축비용이 상대가치체계의 진료 비용으로 추가 반영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등 현행 마약류 관리료에서는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일본의 경우, 마약류에 대한 수가체계에서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분리하고 있으며,향정 대비 마약은 9배의 차이로 차등지급 하고 있다.”면서 “마약과 향정을 분리하고 마약에 대한 추가 수가 가산을 통해 마약류관리료의 현실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약류관리시스템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나왔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으로 안전관리가 강화된 국가들의 경우, 의료기관내 능동적 마약류 관리를 위한 제도로 ‘마약성 진통제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독일 등에서 마약성 진통제의 현명한 사용과 오남용 감소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의료기관 약사들이 수행하고 있는 일들도 마약성 진통제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의 운영과 관련이 있으며 몇몇 업무는 향후 업무개발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히며 “보다 일찍 도입된 항생제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의 개발과 확립에서 약사는 처방 중재와 부작용 관리, 프로토콜의 개발, 의료인 및 환자 교육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다학제팀 내에서 환자안전 및 의료비 절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국내 의료기관내에서 가장 유사한 제도는 독립적인 마약류 관리위원회 운영”이라면서” 현행 마약류 관리자 인력 규정은 행위주체와 업무량이 아닌, 마약류 취급의료업자를 기준으로 필수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마약류 관리의 사각지대 발생이 우려되고 업무량이 많은 일부기 관에서는 소수의 마약류 관리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학제팀 활동인 정맥영양지원팀 또는 항생제 스튜어드쉽 프로그램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마약류 조제 업무 외에도 안전관리, 처방중재 업무까지 의료기관 내에서 마약류 관리자인 약사의 업무와 책임이 확대되고 있으나, 현행수가체계에서 적절한 인력규정, 보상 및 권한이 없이 안전한 마약류 관리를 위한 약사들의 업무 지속 및 강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약사의 권한 및 수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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