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의약단체장, 2024년 수가협상 위한 첫 만남… “기대와 걱정 공존”

2023-05-11 12:47:03

올해는 현행 SGR 모형 외 4가지 개선 모형 추가로 활용, 재정소위원회 앞당겨 개최하기로
각 의약단체장, 코로나 비상사태 해제 후 첫 협상서 수가 현실화 전환 및 만족스러운 결과 기대

코로나19 이후 첫 협상이자 2년간 건보재정 흑자 상황에서 돌입한 수가협상 간담회 자리에는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직무대리 현재룡)은 오늘 11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의 성공적인 체결을 위한 의약단체장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대참 김봉천 대외협력부회장), 대한병원협회(윤동섭), 대한치과의사협회(박태근), 대한한의사협회(홍주의), 대한약사회(최광훈), 대한조산협회(이순옥) 6개 의약단체장이 참여했으며, 공단에서는 현재룡 기획상임이사(이사장 직무대리),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김남훈 급여혁신선임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이 참석했다.


공단 현재룡 기획상임이사는 “지난 5월 5일 WHO에서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하며, 우리사회가 일상회복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동참한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그간 의료계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재룡 기획상임이사는 “올해는 그간 제기된 제도개선 요구에 대해 세 가지를 추진한다. 먼저 ▲수가조정모형을 다양화해 현행 SGR 모형 외에 GDP 모형 등 4가지 개선모형으로 산출한 결과값을 추가로 활용하고, ▲협상 마지막날(5월 31일) 재정소위원회 개최시간을 앞당긴다. 또한 ▲빠른 시일 내 공급자-가입자-공단 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의약단체장들의 인사말에서는 수가 협상을 앞둔 각오와 강조점이 느껴졌다. 한편 이날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간호법 제정 반대 단식 투쟁 후 건강 회복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병원협회-의사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조산협회 순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대한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은 “코로나 비상사태가 해제됐고, 병원도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병원 의료수입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필수의료체계 개선 정책과 더불어 국가 차원의 보건 수준 향상을 위한 전향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의 밤샘 협상이 안되게 배려하겠다는 말씀에 대해 감사히 생각하고, 협상 당사자로서 가입자와 공급자의 가교 역할을 잘 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급자 측에서도 기대가 크다. 모두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김동천 대외협력부회장은 “이필수 회장이 단식 후 건강회복으로 나오지 못해 대신 참석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 간담회 자리 마련에 감사드리지만, 의협 내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많은 고민 속에 나오게 됐다는 점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동천 부회장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지난해 수가협상을 끝으로 권한을 반납한 바 있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참여에 대한 많은 갈등과 논란이 있었다. 그간 수가협상이 순탄치 않았던 측면이 있고, 이번 제75회 정기총회에서는 1차 협상에서 최소 5%의 이상의 결과물을 얻어오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의료현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오늘부터 논의되는 수가협상에서 회원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고, 협상단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통보가 아닌 진정한 협상이 이뤄지고,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최선의 협상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은 “무한 경쟁의 시장에 몰린 치과계는 정상적인 수가를 받는 치과의원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돼버렸다. 비급여 진료비로 보상받는 것을 전제로 출발한 치과의료보험 정책에 대해 대대적인 손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박태근 회장은 “대한민국 발치 비용은 미국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한 대한민국 의료보험 제도의 실상은 의료인들의 희생을 담보로 시작한 것이다. 풀어져가는 치과의료 시스템에서 적정 수가 보장으로 국민건강 보호를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GR 모형을 이해하기 어렵다. 공단에서는 합리적 모형 개발에 힘써 달라. 3~5년 후에는 의료인이 대접받으며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라고, 올해가 그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보험급여가 이미 진행된 추나요법의 경우에는 80%라는 비정상적인 본인보담금액이 과중되고 있다. 21년 건정심에서 2년이 지난 지금도 보험급여 개인부담 비율이 개선되지 않았고, 재정체계 예측이 어렵다며 정상화가 주저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주의 회장은 “2018년도에 4.2%였던 한의 건강보험 진료율이 작년에는 3.1%까지 하락했다. 한의진료가 무너지지 않고 국민을 위해 기여할 수 있게 해 달라. 새로운 모형에 대한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올해 협의를 통해 서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작년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확진자 폭증으로 인해 행위료가 증가했다. 그때의 헌신이 이번 협상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도의 행위료 감소폭으로 인한 어려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훈 회장은 “작년의 약국 조제 건수 증가는 단발적인 현상으로, 올해에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 특수성과 함께 장기적인 상황을 고려해달라. 2년 연속 재정 흑자인 상황에서 재정 인상 비율을 조금씩 현실화하기를 기대하며, 국제적 비상사태 해제에 즈음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조산협회 이순옥 회장은 “우리나라의 분만비는 근처 일본, 중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작년에 줄줄이 폐업이 있었을 정도로 현실화가 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다. 오히려 소 분만 비용이 더 높은 상황으로, 분만비에 대한 국가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과 가입자, 공급자 측은 오늘 간담회를 시작으로 다음주부터 1차 협상을 진행, 5월 마지막날까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형규 기자 kyu717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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