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검진 항목, 의학적 타당성 바탕 설계돼야

2021-10-08 05:22:33

국회 예산정책저, 국가건강검진사업 개선방안 제시…
사각지대 해소, 검진기관 질 관리 등도 필요

국가건강검진은 1950년대부터 추진돼 온 사업으로 오랫동안 국민의 건강관리를 지원해 왔다. 국민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건강검진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사업의 효과적, 효율적 추진을 위해 대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가 없는지, 사업의 비효율성은 없는지 등을 정책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에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국가건강검진사업 평가’ 보고서가 제시한 검진사업 개선방안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검진설계=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유질환자에게 해당 질환에 대해 검진을 실시하는 것은 건강상태를 추가적으로 확인하는 것에 불과해 조기발견과 치료, 비용대비 효과가 있을 것을 요구하는 국가건강검진원칙과 차이가 있다.


검진주기의 경우 비사무직과 사무직을 구분·운영하는 현행의 운영방식이 근거에 기반한 검진 설계인지 불명확하고, 검진결과 유병률이나 질환의심판정률 등을 비교해 보면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검진항목의 경우 학생건강검진과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모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검진항목에 차이가 있다.


유질환자의 경우 해당질환으로 인한 발생가능성이 높은 합병증 검사를 실시하는 등 개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검진항목을 설계할 필요가 있고, 검진항목이나 검진주기는 의학적 타당성을 확보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대상자 관리=10년 동안 5회 이상 검진대상자 중 한번도 검진을 받지 않는 수검자는 약 8.6%, 65세 이상 의료급여수급권자의 건강검진은 과반의 지자체에서 검진 미실시,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은 주거가 불안정한 가출청소년의 참여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65세 이상 의료급여수급권자, 학교 밖 청소년 등은 사회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대상이고, 상대적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들의 참여를 제고할 수 있도록 절차 등 개선이 필요하다.


검진기관 관리=국가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연평균 일일 검진인원 25명당 의사 1명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국가건강검진기관에서는 민간건강검진도 실시하고 있으나 정부는 민간건강검진에 대한 정보가 없으며, 따라서 검진기관 의사 1명이 담당하는 연평균 일일 검진인원이 민간건강검진을 포함해 25명 이하인지 이상인지 정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가계는 민간에서 실시하는 종합검진 수검을 위해 연간 8000억원 가량 지출하고 있으나, 불필요한 검사를 실시하거나 방사능에 과다 노출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각종 연구보고서에서 제기하고 있다.


국가건강검진의 질 제고와 국민의 안전한 검진을 위해 민간건강검진의 실태를 파악하고, 검진항목의 필요성이나 적정성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들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해야 한다.


사후관리=수검률(74.1%)에 비해 확진검사를 받거나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며, 특히 2018년 유소견자 확진검사 절차 개선은 오히려 확진검사 비율을 낮추는 결과(45%→6%)를 초래했다.


건강검진 결과를 결과지 통보만으로 처리하고 있어, 결과지에 대한 해석이 어렵거나 검진항목에 따라 개인이 위험정도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이유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므로, 건강검진 수검 후 치료 및 건강관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확진검사 및 진료 참여 제고 방안 모색, 검진결과에 대한 상담 활성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개인의 건강정보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국가건강검진 외에 민간건강검진이나 개인이 추가한 검진항목에 대해서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누적돼 있는 정보를 활용해 패널분석, 빅데이터 분석 등을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적정한 건강검진비용, 의료비 절감 여부, 관리체계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추진체계=영유아, 성인, 노인 대상 국가건강검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학생 건강검진은 교육부에서 주관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어 건강자료의 분절, 검진기관 선택의 한계, 행정비용 발생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부처 간 이견으로 건강검진 실시체계 일원화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인데, 본인의 건강정보가 통합돼 한 곳에서 확인가능하고, 학생들의 검진기관 선택권을 넓히는 등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조속히 합의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손락훈 기자 kuni120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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