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시행 20년, 성과와 과제는?

2020-07-16 13:55:15

전문직 역할 정립, 의약품 처방 감소 등은 성과
여전히 높은 처방 건당 약품목 수 등 개선 필요

20년전 의약분업 시행으로 의사와 약사의 전문직 역할이 정립되고, 항생제 등 의약품 처방 감소 효과가 있었지만, OECD 국가 대비 여전히 높은 처방 건당 약품목 수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보건행정학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후원한 ‘의약분업 20주년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이 16일 오후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는 의약분업 제도 도입의 의의와 성과, 향후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상이 교수가 꼽은 의약분업의 의의로 성과는 ▲의·약사 역할 정립 및 서비스 질 향상 ▲의약품 오·남용 예방 ▲환자의 알 권리 향상 ▲국민 건강 향상 기여 ▲의약품 사용량과 약제비 절감 ▲보건의료 정책과정의 혁신 경험 등이다.


이 교수는 “의약분업 시행 이전에는 의사와 약사가 각각 진료·처방·조제·투약을 모두 담당하는 의료기관-약국 간 무한경쟁 관계였다. 처방전이 공개되지 않다보니 비방 경쟁도 많았다”며 “하지만 시행 이후 의사는 진료·처방, 약사는 조제·투약이라는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게 돼 직능별 전문가로서 역할이 강화되고, 의약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또 재고 부담없이 약약품 처방이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분업 이후 약국 임의조제 근절로 전체 항생제 사용량이 약 30% 감소했다. 의사의 의약품 처방에 대한 경제적 동기도 제거돼 처방이 감소했다”며 “2001년부터 심평원 약제급여 적정성평가 시행도 항생제와 주사제 등 의약품 처방률 감소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약사가 독점하던 처방전 환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처방약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되는 등 환자의 알 권리가 향상됐다”며 “약국의 조제로 치료하던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방문하게 돼 검사와 진단이 이뤄지게 됐다. 질환의 조기발견으로 국민 건강 향상, 진단에 근거하지 않은 의약품 오남용 폐해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교수는 건강보험 총 진료비에서 약품비 비중이 감소하고(1999년 32.5%→2009년 29.6%→2018년 24.6%), 국민건강보험제도 출범에 필적하는 거대 개혁 달성 등을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여전히 OECD 국가들에 비해 높은 처방 건당 약 품목 수, 임의조제와 대체조제 논란, 지역별 의약협력위원회 구성 및 처방의약품 목록 공유 등 후속조치 미흡 등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제도 측면에서 보면 의약품 공급 구조 혁신의 계기가 됐다”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관련 부처와 의·약·제약·시민사회 등이 함께 검증·논의하기 위한 테이블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손락훈 기자 kuni120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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