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이 오는 5월부터 시작될 2021년도 수가협상에 기존 SGR 모형을 보완하는 새 모형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요양기관의 경영실적 악화가 수가 인상률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최근 보건의약전문출입기자협의회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내년도 수가협상과 일차의료확대질환사업준비단 구성 등에 생각을 밝혔다.
◇수가협상 일정은 변함이 없는데. 팬데믹 공포가 된 상황에서 수가협상 기간 동안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대면 협상은 어려울 듯한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국민건강보험법에 정해진 바에 따라 5월 말일까지 수가협상을 완료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예년과 같은 수차례의 반복된 대면협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 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4월에 예정된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가입자, 공급자 간의 의견을 청취하고 협상 방식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제도발전협의체 회의는 원격화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유형별 환산지수 조정률 산출을 위한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 가능한 진료비 증가율) 모형에 대한 개선 연구가 진행 됐는데, 연구 결과가 반영되는지.
수가협상의 기초자료가 되는 연구용역 방식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작년에 있었던 제도발전협의체 회의에서 현행 SGR 모형에 대한 문제점 지적 및 개선 필요성 제기와 함께 다른 모형의 연구검토 필요성을 공감했고 이번에 진행되는 연구용역에도 이를 담아서 진행 중이다.
2021년도 수가협상이 개시되는 시점에서는 연구용역의 중간결과에 기반해서 진행되므로 기존 방식의 보완 수준에서 적용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물론, 가입자-공급자 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의 기초자료 생성과 반영이 선행돼야 하므로 장기적인 검토가 남아있는 부분이다.
◇수가협상은 전년도 청구실적을 바탕으로 진행되는데, 현재 코로나 사태에 의료기관과 약국의 경영상의 어려움을 반영해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추경 지원금이나 급여 선지급 등의 대처를 하고 있지만, 수가협상에서의 방향성은.
이번 수가협상은 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어 예년보다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은 가입자, 공급자 모두에게 공통적이다.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극복해 가야 하는 위기상황 임을 누구나 알고 있기에 서로 다른 입장의 눈높이를 적정하게 조율해 간다면, 합리적 합일점을 원만하게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역할이 공단의 몫이기에 더욱 엄중함을 느끼고 있다.
◇2년 동안 수가협상 뿐만 아니라 건보공단 내 많은 보건‧의료 사업을 해오셨다. 가장 큰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적정보장, 적정진료, 적정수가의 선순환 의료체계 정립에 기본이 되는 보장성 강화정책의 성공적 수행이라고 자부한다. 이 과정을 통해, 공단의 급여파트 역량도 더욱 강화됐고 확장성, 전문성을 더욱 보강하는 계기가 됐다.
이와 함께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안착시켰고 이를 보건의료 축으로 포함하는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의 주도적 사업수행 역할을 건강보험과 장기요양 업무 주체인 건보공단이 담당하게 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공단이 보험자로서 해야 하는 업무인, 의료서비스 공급의 적정 관리를 위해, 원가기반의 적정수가 도출을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패널 의료기관을 107개소로 확대했으며, 원가시스템 구축 및 원가계산 방법론 정립 등 객관적 보상체계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의약품 협상력 강화와 더불어 ‘환자보호협약’ 및 ‘공급의무’ 조항을 신설해 모든 협상약제에 공급의무 계약을 적용해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환경을 조성하게 된 것도 큰 성과였다.
한편, 요양급여비용 누수방지를 위한 노력으로, 병협의 협조 하에 입원환자에 대한 신분증 확인제도를 도입해 부정수급을 사전차단 하고 있다. 20~30대 검진 및 폐암 검진을 최초로 실시하는 등 검진 사각지대 없는 생에 전 주기 검진체계를 24년 만에 완성했으며, 보건소와 중복된 건강증진사업의 모형을 개선해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사업과 같은 사후 관리 사업에 치중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올해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확대와 동시에 ‘일차의료확대질환사업준비단’을 구성하고 계신다. 조직의 성격과 향후 맡아 수행할 업무는 어떤 것들입니까.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신설된 보장지원실에 대한 업무를 소개해 드리겠다. 공단은 작년에, 급여업무 재설계를 위한 토론회를 조직단위로 진행했고 그 결과 간호간병통합사업, 만성질환관리사업, 요양병원 지원사업, 사전연명의료 및 호스피스 지원사업을 총괄하는 보장지원실을 발족하게 됐다.
중요한 것은 만성질환관리사업, 요양병원지원 사업 등이 지역기반의 사업으로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과 직접 연계되는 급여파트의 통로 역할을 수행할 목적성을 함께 가지게 됐다.
그중 만성질환 확대를 위한 시범사업 준비를 목적으로 공단 내부의 인적인프라 마련과 전문가 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 그리고 관계기관 간 협력․조정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강청희 급여이사님이 업무를 맡은 신 후 건보공단 내에서는 보험급여 업무가 특히나 강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급여전략실 설치가 대표적인데 올해 해당 부서에서 주력해 개선할 업무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급여전략실의 업무를 크게 대별하면, 원가조사업무, 약가협상업무, 급여비 지출 모니터링 업무 외에 새롭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물품 수급체계 지원 플랫폼 구축 사업이다. 이미, 지난 대구 방문이후 수렴된 요구에 따라 확진자의 기저질환 데이터 제공업무를 통해 입원 우선순위 결정에 많은 도움을 드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코로나 19 대응 지원을 위한, 신속한 급여지원, 고도화된 정보제공 및 연계 그리고 향상된 업무편의 제공을 위해 전력을 다 하겠다. 어느 정도 엄중한 상황이 해결되면, 당연히 원가사업의 진전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개선할 점이 있다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적재적소에 인원을 보강해 한 단계 더 업무고도화를 이룩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한다. 전문가 보강도 필요하나, 근무여건과 직제 상 문제로 충원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인력은 모두 열악한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올해 임기가 1년 연장되면서 급여이사로서는 마지막 수가협상인데 각오 한 말씀 해달라.
의시출신 최초 공단 급여상임이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더구나 의협 임원 출신이 공급자 입장에서 다시 가입자, 보험자 입장으로 바뀌어 수가 협상에 임하게 되는 특이한 경험자가 또 다시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만큼 어렵고 무거운 마음을 항상 가지고 수가협상에 임하게 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의료의 상대 축에 있는 가입자, 공급자, 보험자가 모두 제대로 평가받고 서로 이해하고 또 하나가 되어 보듬어 줄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는데 적임자가 바로 저라고 생각한다. 모든 현장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그렇다.
첫해는 보장성강화 안착에 기반이 되는 수가협상을 했고 작년엔 보장성 강화 확대를 위한 수가협상에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면,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과 의료계에 희망과 위안을 주는 수가협상 당사자 겸 조정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항상 그래왔듯이 타결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과정의 공정함과 합리성에 중점을 두고 협상에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