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갑상선기능이상을 흔히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으로 나누게 된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중독증의 일부이고,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혈액 내에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져 말초조직에 과다 공급되어 나타나는 현상들을 갑상선중독증이라고 정의한다.
즉, 갑상선중독증에는 그레이브스병과 같이 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의 생성 및 분비가 증가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의한 경우뿐 아니라 갑상선염과 같이 갑상선세포가 파괴되어 호르몬의 생성 증가 없이 혈액 내에 다량의 갑상선호르몬이 방출되어 나타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Table 1). 또한, FreeT4의 증가가 대게는 TSH의 감소와 동반되지만 때로는 정상범위의 TSH 혹은 TSH의 증가 소견을 보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감별해야 할 질환들이 있다. 본 강좌에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갑상선중독증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본론
1.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의한 갑상선중독증
1) 그레이브스병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중독증 및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서, TSH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하여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혈중 freeT4의 증가와 TSH의 감소 소견을 보이면서, 특징적으로 갑상선자극항체 (thyroid-stimulating antibody, TSAb)가 증가되어 있는 경우 그레이브스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참고로, 주로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나 무통성 갑상선염에서 증가되어 있는 TPO항체와 Tg항체도 각각 그레이브스병 환자의 90%와 60% 이상에서 상승되어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서 그레이브스병을 진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매우 경미한 그레이브스병에서 갑상선자극항체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으며, 진단이 애매한 경우, 방사선요오드 섭취율 및 갑상선스캔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갑상선에 결절이 있는 갑상선중독증 환자에 있어서 방사선요오드 섭취율 및 갑상선스캔은 그레이브스병과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중독증 그리고 중독성 갑상선종을 감별진단하는데 중요한 검사이다. 또한, 미만성 갑상선종 및 안구 돌출 등의 안구병증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그레이브스병을 좀 더 의심해볼 수 있겠다.
그레이스병의 치료로는 약물치료, 방사선요오드치료, 그리고 수술이 있다. 어느 한 치료 방법이 다른 치료에 비해서 우월하다고 할 수는 없고,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에 환자의 연령, 갑상선종의 크기, 증상의 정도, 나이, 성 그리고 외과의사나 방사선요오드치료의 가용성 등을 고려하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초기 치료로 항갑상선제가 가장 선호되며, 장점으로는 비교적 안전하고, 임산부 혹은 수유부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수술이나 방사선요오드치료 전처치 때 그리고 중독발증 때 사용할 수 있는 한편, 재발율이 매우 높고,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백혈구 무과립증, 전격성 간염, 답즙정체성 간질환 등과 같은 중증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방사선요오드치료는 항갑상선제 치료 후 재발했거나,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중증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임신, 수유중이거나 빠른 시일내에 임신을 원하는 여성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활동성 안병증이 동반된 환자에서 이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대게는 결국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와서 갑상선호르몬 보충이 필요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수술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갑상선호르몬수치를 정상화 시킬 수 있으나, 수술에 따른 합병증의 위험이 있고 갑상선전절제술을 해야 하므로 역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게 된다.
2) 갑상선 중독성 선종, 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
한 개 혹은 여러 개의 갑상선결절에서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를 의미하며, 요오드 결핍지역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대게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정도가 경미하며, 무증상 갑상선기능항진증인 경우도 있다. 갑상선중독증인데 갑상선자가항체가 모두 정상이고, 갑상선초음파에서 갑상선결절 소견이 보인다면 의심할 수 있다.
진단을 위해 갑상선스캔이 필요하며, 열결절 소견을 보인다. 갑상선중독증이 있는 경우 환자의 나이, 동반질환, 주위 조직 압박증상 등에 따라 방사선요오드치료와 수술에 중 선택하여 치료하게 된다.
3) TSH 과잉분비에 의한 갑상선중독증: TSH-분비 뇌하수체선종
뇌하수체선종에서 TSH분비가 과도하게 나타남으로써 갑상선항진증이 나타나는 경우로서, 매우 드문 질환이다. 대부분 미만성 종대 소견을 보이고, 일부 안구 돌출이 동반되어 그레이브스병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고 부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감별이 중요하다.
진단은 임상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 증상을 나타나면서 free T4가 증가하면서, TSH가 정상이거나 증가되어 있는 경우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하여 뇌하수체 종양이 있으면 진단할 수 있다. 다른 뇌하수체호르몬들의 과다 분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TSH-분비 뇌하수체선종은 갑상선호르몬에 대한 내성과 감별을 반드시 해야 하는데, 갑상선호르몬내성증후군이란 갑상선호르몬의 작용에 대해 뇌하수체 혹은 말초 조직이 부분적으로 내성을 갖고있는 유전질환이다. 뇌하수체에서 갑상선호르몬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경우, 갑상선호르몬이 증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TSH 분비가 억제되지 못 하게 되고, 이는 TSH-분비 뇌하수체선종과 매우 유사한 임상양상을 보이게 된다. 혈청 alpha-subunit 혹은 alpha-subunit/TSH molar ratio (alpha subunit concentration (ng/mL) x TSH (mU/L)), 그리고 sex hormone-binding globulin (SHBG)가 증가되어 있는 경우 TSH-분비 뇌하수체선종일 가능성이 높고, TRH stimulation test시 TSH 가 자극되지 않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TSH-분비선종의 특징이다.
치료는 뇌하수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여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불완전한 경우에는 방사선치료 및 somatostatin을 통한 약물치료가 도움된다.
2.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동반되지 않는 갑상선중독증
1) 아급성 갑상선염
갑상선중독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갑상선에 동통이 동반되고 수 주 이내에 상기도감염의 병력이 있었다면 아급성 갑상선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갑상선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염증으로서 대게 갑상선중독증 증상이 나타나기 1달 전에 근육통, 발열, 피로감, 인후통 등의 상기도감염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특징적으로 갑상선에 동통이 나타나는데, 비교적 갑자기 시작되고, 갑상선 전체에 나타나거나, 한쪽에만 나타날 수 있고, 한쪽에서 시작되었다가 반대로 옮겨 가기도 한다. 턱밑, 귀, 턱 등 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하며, 경부 촉진 시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freeT4의 증가와 TSH의 감소와 더불어 ESR와 Thyroglobulin Ag이 증가되어 있다면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자가항체도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역가는 대게 낮고, 갑상선 요오드섭취율이 매우 억제되어 있다. 대게는 갑상선중독증이 나타나는 급성기, 정상 갑상선기능, 갑상선기능저하증, 그리고 회복기의 4 단계를 거쳐 8~16주에 거쳐 다시 정상기능을 회복하지만 10% 미만에서는 영구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행된다.
치료로는 갑상선 동통에 대해 NSAID 혹은 단기간의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하며, 갑상선중독증 증상 조절을 위해서 beta blocker를 사용 한다. Steroid 치료는 대게 20~40 mg를 1주일 간 투약하고, 갑상선 동통을 추적하면서 1달 내에 감량하면서 끊는다. Steroid를 줄이거나 끊고 나서 재발하는 경우 다시 증량하여 투약한다. 저하증이 심하게 생긴 경우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할 수 있다.
2) 무통성 갑상선염, 산후 갑상선염
갑상선중독증 환자에서 임상양상과 혈액검사 수치로 그레이브스병과 감별이 어려울 수 있는 것이 무통성 갑상선염이다. freeT4의 증가와 TSH의 감소를 보이면서, 자가항체 (50~80%에서 anti-TPO(+), 25%에서 anti-Tg (+))가 증가되어 있으나, 그레이브스병과 달리 갑상선자극항체는 정상소견을 보이고, 방사선요오드 섭취율 감소 및 스캔에서 갑상선이 조영되지 않는다. 또한, 아급성 갑상선염과 달리 상기도감염 병력, 경부 압통, 그리고 ESR의 증가가 없다. 대게 갑상선중독증 증상이 3달 이내에 저절로 좋아지고 약 40%의 환자에서는 일시적인 혹은 영구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게 된다.
치료로는 갑상선중독증 증상 완화를 위해 beta blocker를 사용할 수 있고, 저하증이 심하게 생긴 경우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할 수 있다. 산후 갑상선염은 무통성 갑상선염이 출산한 후에 생기는 걸 의미한다.
3) 약제유발 갑상선염
여러 약제들이 갑상선기능에 변화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중 일부가 갑상선 자체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자가면역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아미오다론, 리튬, 그리고 interferon-alpha, 그리고 tyrosine kinase inhibitor들이 갑상선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약제들이다.
아미오다론은 요오드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약제로, 부정맥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미오다론은 갑상선기능항진증 및 저하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와 같이 요오드 섭취가 풍부한 지역에서 저하증을 특히 잘 일으킨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기능이상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정상 갑상선기능인 사람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자가항체가 있는 경우 저하증 발생 위험율이 현저하게 증가한다. 아미오다론 복용중인 사람에서 저하증이 발생하는 경우, 갑상선호르몬제를 보충하면서 정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으며, 대게 일반적인 용량보다 더 많은 양의 호르몬이 필요하다.
이전에 갑상선질환이 없던 환자에서 C형 감염 치료 등을 위해 interferon-alpha 치료를 하는 경우 치료 중 anti-TPO Ab가 생성되거나 갑상선기능장애가 생길 수 있으며,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항진증, 그리고 갑상선염이 모두 유발될 수 있다. 기능저하증이 생기는 경우, 갑상선호르몬제의 보충이 필요하겠으며,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중독증인 경우, beta blocker를 사용하면서 저하증이 발생하는지 모니터링 해야 하고,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항진증으로 진단되는 경우 방사선요오드치료 혹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중독증이 심한 경우는 인터페론치료를 중단해야할 수도 있으며, 재투약시 주의를 요한다.
리튬 역시 그레이브스병 및 갑상선염에 의한 중독증, 그리고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항암제로 사용되고 있는 sunitinib, sofafenib, nilotinib등의 tyrosine kinase inhibitor들은 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일으키지만, 일부에서 갑상선염으로 인한 일시적인 갑상선중독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약제들을 사용하는 경우, 치료 전 미리 갑상선기능 및 자가항체를 검사하고, 치료 중간, 그리고 치료 종료 후에도 추적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요약 및 결론
혈액검사에서 freeT4의 증가와 TSH의 감소 소견을 보이는 경우, 갑상선중독증으로 진단할 수 있고, 원인에 대한 추가 검사를 하게 된다. 다음 검사로는 대게 갑상선자가항체를 측정하게 되는데, 갑상선자극항체 (thyroid-stimulating antibody, TSAb)가 증가되어 있으면 그레이브스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TSAb가 정상소견을 보이면, 갑상선염에 의한 갑상선중독증 (경부 압통이 동반되어 있고, 최근 상기도감염의 병력과 ESR 증가소견을 보이는 경우 아급성 갑상선염; 통증이 없으면서 TSAb 없이 TPO Ab가 증가되어 있는 경우 무통성 갑상선염; 아미오다론, interferon alpha, tyrosine kinase inhibitor, 리튬 등의 여러가지 약제에 의한 갑상선염)과 중독성 선종이나 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을 감별해야한다 (Fig. 1).
갑상선스캔 및 요오드섭취율 검사는, 국내에선 비교적 드물지만, 중독성 선종이나 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을 진단할 때 꼭 필요하며 그레이브스병과 갑상선염을 감별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freeT4 만 증가되어 있고 TSH는 정상이거나 함께 증가되어 있는 경우, TSH분비 뇌하수체선종 혹은 갑상선호르몬내성증후군도 고려해야 한다.
갑상선중독증을 비롯한 갑상선저하증, 그리고 여기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임신 시 갑상선기능이상 등 갑상선기능이상에 대한 국내외 가이드라인들이 꾸준히 개정되고 있다. 갑상선질환 환자를 진료할 때 이들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자세한 병력청취 및 신체검사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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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디아트리트 VOL. 17 NO.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