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내과] 심방세동 치료의 최신지견

2016-08-22 15:14:11

권창희 (건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심방세동 치료의 최신지견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병태적 부정맥으로 심방의 여러 부위에서 맥이 만들어져 심방 전체가 균일하게 수축하지 않고 심방의 각 부분이 무질서하고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맥박이 불규칙해지고, 맥박수가 분당 100~150회 정도로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을 보이는데, 심전도를 시행하면 정상적인 P wave가 관찰되지 않고 R-R 간격이 불규칙하게(irregularly irregular) 나타난다(Fig. 1).





심방세동의 유병률은 전 인구의 1~2%에 해당하며, 60세 미만에서는 1%의 유병률을 보이나 75~85세 사이에는 그 유병률이 12%까지 높아지고, 80세 이상에서는 1/3이 심방세동을 지니는 것으로 보고된다. 심방세동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로는 심방세동을 지닌 환자가 정상 환자에 비해 뇌졸중 위험율이 5배, 심부전 위험은 3배, 사망률은 2배 정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심방세동의 치료는 크게 증상 조절과 합병증인 뇌졸중을 포함한 전신색전증 예방, 이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고, 증상 조절은 다시 맥박수 조절(rate control)과 맥 조절(rhythm control)로 나눌 수 있다. 본고에서는 심방세동의 치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심방세동의 치료


1. 증상 조절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증상 조절은 크게 맥박수 조절과 맥 조절로 나눌 수 있으며, 이 두 가지 치료 전략 중 어느 방법이 더 우월한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립된 바가 없다. 2002년 AFFIRM trial의 결과를 빌리자면, 4,060명을 대상으로 맥박수 조절과 항부정맥제를 통한 맥 조절, 이 두 가지 치료의 임상적 효과를 비교하였는데, 통계학적 유의성은 없지만 맥 조절이 맥박수 조절에 비해 사망률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후속 분석 연구에서는 정상 맥으로 유지되는 경우에서 사망률이 절반으로 감소하였으며, 심방세동이 뇌졸중 위험률을 1.6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에 AFFIRM trials의 결과를 종합해 보자면 항부정맥제를 통해 정상 동율동을 유지한다고 하여도 사망률에는 차이가 없는데, 이는 항부정맥제의 항부정맥 효과가 약제의 유해 효과에 의해 상쇄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상 동율동이 유지만 된다면 맥 조절이 뇌졸중에 예방에는 맥박수 조절에 비해 우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부작용이 적으면서 정상 동율동을 유지할 수 있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 맥박수 조절 (rate control)
맥박수 조절의 목표는 개략적으로 resting HR < 100 bpm을 목표로 할 수 있으나,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안정 시 분당 80회 미만의 엄격한 조절(strict control)을 목표로 하며, 환자가 증상이 없고 좌심실 기능이 유지된다면 안정 시 분당 110회 미만으로 맥박수를 조절하는 것(lenient control)도 허용이 된다.


발작성, 지속성, 영구형 심방세동에서 맥박수 조절을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제는 베타차단제(beta blocker)와 칼슘차단제(non-dihydropyridine)이다. 응급 상황일 경우, preexcitation이 없다면 상기 약제의 IV 주입을 통해 맥박수를 조절할 수 있다. 만약,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할 경우에는 전기 충격(electrical cardioversion)이 필요하다. 환자의 전신 상태가 나쁠 경우에는(critically ill patients) 아미오다론 정맥 주입을 통해 맥박수를 조절할 수 있다.


<Fig. 2>에서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맥박수 조절에 있어 기저 질환에 따른 약제 선택에 대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으며, <Table 1>에서는 대표적인 약제의 용법·용량이 기술되어 있다. 이에 주치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목표 맥박수 조절을 위해 약제 선택 및 처방을 할 수 있다.






2) 맥 조절(rhythm control)
맥 조절의 방법은 동율동 전환과 유지로 나눌 수 있고, 동율동 전환 방법은 약제를 통한 방법(pharmacological cardioversion)과 전기 충격을 통한 방법(electrical cardioversion)이 있다. 동율동 유지를 위한 방법으로는 약제를 통한 유지 방법이 대표적이며, 심방세동에 대한 근본적 치료로 전극도자절제술(radiofrequency catheter ablation)이 있다.


동율동 전환을 위해서는 먼저 전신색전증에 대한 예방이 필수여야 한다. 심방세동이나 심방조동이 48시간 이상 지속되었거나 지속기간을 알 수 없을 때는 동율동 전환 전 3주간 충분한 항응고 치료가 선행되어야 하며, 동율동 전환 후 최소 4주간 항응고 치료가 지속되어야 한다. 만약, 심방세동의 발생 시기가 48시간 미만이라면 IV heparin 사용 후 동율동 전환 시도가 가능하며, 이때에도 동율동 전환 후 4주간의 항응고 치료가 필수이다. 4주 이후의 항응고 치료 지속 여부는 전신색전증 위험(CHA2DS2 VASc)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전기적 동율동 전환은 midazolam이나 propofol IV를 통해 환자를 충분히 sedation 시킨 후 통상 biphasic 100 J의 에너지부터 시작할 수 있다. 기저에 동성맥 부전이 있는 경우에서는 전기 전달 이후 sinus pause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항부정맥제를 통한 동율동 전환 시도는 한번에 고용량을 복용하는 방법으로 동율동 전환까지의 시간이 일정치 않으며, 동율동 전환 후 약제의 부작용으로 인한 동성맥 휴지(sinus pause), 방실 차단(AV block)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 모니터링이 가능한 곳에서만 추천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많이 이용하지는 않는다.


동성맥 유지를 위한 방법으로는 항부정맥제 처방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V-W Class IC 약제인 flecainide, propafenone과 V-W Class III인 sotalol, amiodarone을 들 수 있다. 최근 개발된 약제로는 pilsicainide (IC 제제), dronedarone (III 제제)도 처방이 가능하다. 구조적 심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통상 Class IC 약물을 사용하며, 구조적 심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Class III 약물을 우선 처방한다.


<Fig. 3>에서는 기저 심질환에 따른 맥 조절 방법의 모식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Table 2>에서는 맥 조절을 위한 항부정맥제의 용법·용량을 설명하고 있어 환자에 따라 약제를 선택, 처방할 수 있다.





3) 전극도자절제술(radiofrequency catheter ablation)
항부정맥제 복용을 통한 동율동 유지율은 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1년 동성맥 유지율, 4~43%) 통상 1년 동성맥 유지율이 50%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항부정맥제는 약제 자체의 항부정맥 효과도 있으나 반대로 부정맥 유발 부작용(proarrhythmic effect)도 있어 심실빈맥, 전도장애, 동성기능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부작용은 적으면서 효과적인 동성맥 유지를 위한 치료 방법으로 전극도자절제술이 추천되고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의 치료 개념은 1998년 프랑스의 Haissaguerre의 연구에서 자리잡았는데 심방세동의 trigger로 폐정맥에서의 trigger가 대부분이라는 보고를 통해 폐정맥을 전기적으로 고립시켜 심방세동을 치료 및 예방한다는 개념이다. 이후 기술적인 발전 및 시술적인 발전 등을 통해 2006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방세동 치료에 있어 약물치료에 이은 이차적 치료 방법으로 제시되었으나, 2014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유증상의 발작성 심방세동에서는 초기 치료로 제시될 정도로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발작성 및 지속성 심방세동에 따라 성공률 및 유지율에 차이가 있으나 통상 시술 후 1년 동성맥 유지율이 70% 이상 된다고 알려져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부정맥 전문의에 의해 시술이 이루어지고, 통상 4~5일의 입원기간이 필요하며, 3차원 영상장비를 통해 안전한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전극도자절제술이 보험 기준에 따라 시술이 가능하여 “항부정맥 약제(Class I 또는 Class III) 중 한 가지 이상을 6주 이상 충분한 용량으로 투여한 이후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심방세동으로 약제 투여 전후에 심전도검사에서 심방세동이 증명된 경우”에서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2. 전신색전증의 예방(prevention of thromboembolism)
심방세동인 경우 심방은 정상적인 수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피가 고이면서 혈전이 심방 안에 잘 생기게 된다. 이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동맥을 타고 나가 뇌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이 발생하게 된다.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는 젊고 심질환이 전혀 없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정상인에 비하여 뇌졸중의 위험도가 5배 가량 높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의 약 20% 정도는 심방세동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혈전(피떡)이 다른 부위의 혈관을 막게 되면 그 위치에 따라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사지 및 폐의 혈전색전증 등).


심방세동 환자에서 전신색전증의 위험은 CHA2DS2 VASc를 통한 점수 합계로 예측을 할 수 있다. CHA2DS2 VASc는 Congestive heart failure, Hypertension, Age (≥75 years old, ≥65 years old), Diabetes, Stroke history, Vascular disease (myocardial infarction, peripheral artery disease, aortic plauque), Sex (female) 여부에 따라 점수를 합산하여 연간 뇌졸중 위험을 예측한다(Table 3).





현재 가이드라인 발작성, 지속성, 영구형 심방세동에 상관 없이 판막성 심방세동(중등도 이상의 승판막 폐쇄증 혹은 기계판막수술)의 경우에는 와파린(warfarin)을 통한 항응고 치료를 권고하며, 비판막성 심방세동의 경우에는 CHA2DS2 VASc 1점 이상(여자만 1점 제외)인 경우에는 와파린 혹은 novel oral anticoagulants (NOACs) 복용을 통한 항응고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Fig. 4).





와파린은 전통적인 항응고 치료제로서 약가가 저렴하고(1달 비용 3천 원 내외) 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와파린 복용으로 인한 혈액 응고 시간 연장의 치료적 범위가 좁아 혈액검사를 통한 프로트롬빈 시간(prothrombin time, PT) INR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다른 음식물이나 약제에 쉽게 영향을 받아 복용에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르는 단점이 있다.


새로운 항응고제는 와파린 복용에 따르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되었고, 국내에 시판된 것은 2012년부터이며 현재까지 프라닥사(성분명; dabigatran), 자렐토(성분명; rivaroxaban), 엘리퀴스(성분명; apixaban), 릭시아나(성분명 edoxaban)가 통용되고 있다. 이들 새로운 항응고제는 와파린처럼 혈액 응고 시간의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은 장점을 가지며,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와파린과 비교하여 뇌졸중 예방에 있어서는 비슷하거나 우월한 효능성을 보여주었으며, 뇌출혈을 포함한 대량 출혈의 위험은 유의하게 감소시켜 우월한 안전성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새로운 항응고제는 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와 투석 환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국내 보험 기준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CHA2DS2 VASc 2점 이상인 환자에서만 보험 적용이 되어 이외의 환자에서는 1달 약가가 대략 8만 원으로 경제적 부담이 있는 단점이 있다.


항응고제뿐만 아니라 전신색전증 예방 방법으로 기구를 이용한 좌심방이폐쇄술도 최근에 소개됐다. 비판막성 심방세동에서 혈전의 90%가 좌심방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혈전의 주 발생지인 좌심방이를 폐쇄하여 전신색전증을 예방하는 방법으로서 세계적으로 그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국내에는 왓치만(WATCHMAN) 기구와 ACP (Amplatzer Cardiac Plug) 기구가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시술 과정을 간략히 요약하면 좌심방이 폐쇄 기구는 대퇴정맥을 통해 심방중격을 천자하여 좌심방으로 진입하여 좌심방이 입구를 막는 방식이다(Fig. 5).





이 시술의 적절한 대상자로는 항응고 치료의 금기가 되는 환자이거나 적절한 항응고 치료에서 주요 장기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혹은 전신색전증이 발생한 경우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심방세동은 60세 이후 연령 증가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발생 증가를 보이는 질환으로, 크게 증상 조절과 합병증인 전신색전증 예방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 조절은 환자의 증상, 연령, 기타 전신 질환, 심방세동의 지속기간 등을 고려하여 맥박수 조절을 우선으로 하거나 맥 조절을 우선하여 치료하면 될 것이다.



출처: 디아트리트 VOL. 16 NO. 2 (p6322-6330)



권창희 medifonews@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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