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아라 컨설팅/아라에듀 교육이사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누구의 교육인가?]
요즘 부쩍 병원들의 교육의뢰가 늘고 있다.
대부분이 직원교육을 문의하고 의뢰하며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인데 대체로 원장님의 지시(?)를 받은 실장님들의 상담요청이 주를 이룬다.
병원의 상황이라고 하는 것이 Case by Case로 다르고 병원마다의 문화가 다르며 기존의 학습이력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대부분의 교육이 맞춤형으로 진행되기 나름이다.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디자인하기 위해 실장님, 혹은 원장님을 만나보면 대부분의 교육 needs는 직원들의 needs가 아니라 원장님의 needs인 경우가 다반사이다.
하기야 병원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도 교육을 원하고 요청하는 직원들은 거의 없기 때문에 원장님들의 교육needs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병원이 기업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교육의 needs뿐만 아니라 교육의 실시에 있어서도 직원들의 생각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원장님들은 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직원들의 고객(환자)를 대하는 태도, 스킬 그리고 고객들의 심심찮은 피드백을 통해 ‘교육이 필요 하구나’라고 느끼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교육을 통해 변화해야 할 사람, 즉 대상은 누구인가?
병원의 원장님들일까? 아니면 실장님들일까?
아니다. 바로 그 병원의 직원들이다. 교육이 필요한 그 대상자들이 바로 교육을 받고 변화해야 할 주체인 것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이치를 원장님들은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 예로 교육과정 즉, 커리큘럼을 디자인할 때 원장님들은 단 한두 번 보게 된 직원의 부족한 태도를 교육의 필요성으로 연관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렇게 짜여진 교육과정을 실시함에 있어서 교육시간 또한 원장님들 임의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교육이 직원들을 대단히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진정 누구를 위한 누구의 교육인가? 묻고 싶다.
직원교육이 그 효과를 보려면 몇 가지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첫째, 직원들의 교육needs를 파악하라.
교육을 받아서 행동의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주체적인 대상은 원장님이 아닌 직원들 자신이다.
그렇다면 본인들이 병원 내에서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역량을 진단하고 그에 필요한 교과목을 선정하는 [직원 역량 분석] 혹은 [수행요구 분석]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교육이력과 직원들간의 선수학습 Gap을 파악하며 이를 통하여 직원들 사이의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는 목표를 선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 병원이 이 과정을 생략하고 상담을 통해 바로 교육과정을 설계해 주기를 요청하곤 한다.
왜 교육이 필요하십니까? 하고 물으면 ‘우리 직원들이 너무 부족해요.” 혹은 “우리 병원직원들은 이러이러한 부분이 너무 떨어져요.” 또, “우리 직원들이 너무 못해서 걱정이예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실제로 그런 요청을 받고 모니터링을 해보면 오히려 직원만의 문제보다는 고객 응대나 친절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적이 없는 경우가 더 많은것이 사실이다.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은 고객(환자)응대를 위한 아주 기본적인 매뉴얼도 준비되지 못한 곳이 더 많았으며 하물며 전화응대를 위한 표준 인사말도 정해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결국은 직원들이 제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지원된 것 없이 직원들의 태도와 접객 스킬을 무작정 평가절하 하여 ‘교육 한번 하자’라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교육needs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하게 어떤 것이 꼭 필요한가를 찾는 것도 이유가 되지만 이 과정은 직원들에게 간접적인 교육의 동기부여를 유발시키게 된다.
대부분 병원의 직원들은 자의에 의해 교육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한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타의에 의한 교육은 그 내용의 깊이나 필요성에 상관없이 부정적으로 인식이 되고 결과적으로 이것은 그들의 행동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되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셈이 되고야 만다.
즉, 심혈을 기울여서 구성한 교육과정이 결국에는 ‘남에 다리 긁는 소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을 받고 행동의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 직원들 당사자의 교육 needs 파악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함은 물론이요 나아가 교육에 참여하고 집중하는 동기부여의 효과도 줄 수 있는 중요한 첫 단추임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교육이 또 다른 보상임을 인지 시켜라.
병원 교육의 특성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한 교육이라는 것이다. 병원근무 시간을 피해서 교육을 하려다 보니 교육시간이 대부분 아침 open 전이나 저녁에 근무 후 시간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교육장소도 병원의 로비 혹은 직원들 휴식공간에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직원들로 하여금 교육을 교육이 아니라 업무의 연장선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원장님들은 병원의 현실이 하루 문닫고 교육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근무시간 전이나 후에 장소를 바꿔서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곤 한다.
분명, 병원의 현재 상황이 종일 교육을 할 수도, 평일 근무전이나 후에 장소를 바꿀 수도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당연히 여겨 직원들이 교육을 근무의 연장으로 생각하여 고삐 끌려 나온 소처럼 억지로 받게 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방법은, 교육을 급여나 인센티브처럼 하나의 보상으로 인식 시키는 것이다.
즉, 병원이 나서서 내 직원들의 커리어를 개발하고 향상시키는데 앞장서는 것이다.
직원들의 교육이력을 관리함으로써 변화가 습관처럼 쌓여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룰이 필요한데, 생각날 때 혹은 필요할 때 불쑥 실시하는 단타식 교육이 아니라 연단위 혹은 그 이상의 장기적인 계획에 의한 교육체계를 설계해야만 한다.
즉, 호미로 막는 식의 교육에서 벗어나 병원의 비젼과 일치되는 장기적 교육프로세스를 갖고 있어야만 직원들에게 교육이 하나의 보상으로써 자리매김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은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이직율을 낮추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들의 교육needs를 파악하고 교육과정이 설계가 되었다면 이 교육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직원들 모두에게 어떠한 benefit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인지시켜 시간을 할애한 교육훈련이 스스로에게 어떤 보상으로 되돌아 가는지를 알 수 있게 해야만 한다.
옛말에 소를 물가까지 가게 할 수는 있으나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로 교육시간에 그 장소에 앉아 있게는 할 수 있지만 그 교육에 참여하고 그 교육을 온전히 흡수해서 변화를 일으키게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스스로의 문제이기도 한 반면, 교육을 필요로 하는 병원장님들의 역할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셋째, 교육의 필요성을 다 함께 공유하라.
교육은 결코 부족함을 메우는 수단이 아니다. 따라서 교육을 설계하는 바로 그 단계에서부터 우리 병원에 교육이 필요한 외적, 내적 필요성을 반드시 공유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직원들도 교육이 작게는 자신의 경력과 커리어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교육이 또 다른 고객 마케팅의 한 수단임을 인식할 수 있다
능동적인 직원이 병원의 문화를 이끌어갈 때만이 병원은 활기를 띄고 고객을 끌어오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다 함께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면 가는 길이 힘겹거나 지루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 길을 어떻게 가야 더 즐겁게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직원들이 교육을 통해 병원의 변화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교육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 교육이 궁극적으로 병원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를 다 함께 알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많은 병원들이 고객(환자)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마케팅비용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도 그 지속성이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대외적으로 제아무리 훌륭한 마케팅 전략과 기법으로 고객을 불러와도 그 고객을 위한 인적 서비스 마케팅이 뒷받침 되어지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를 바가 없다.
가장 훌륭한 마케팅은 잘 훈련된 직원들의 세련된 서비스가 대외적으로 빛을 발하는 그 순간 가장 큰 시너지를 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교육 한번 합시다! 가 아니라 ‘교육’이라고 하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기법을 제대로 한번 멋지게 활용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