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빈혈‧폐질환‧위궤양 동반 여성환자,‘무증상 단백이상’ 진단 시 혈액암 주의

2025-09-03 05:40:07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 혈액질환자의 다발골수종 진행 예측모델 개발
최근 보건의료 빅데이타 기반, 15년간 대규모 정량분석, 위험인자 동반 시 다발골수종 발병 위험 2.5배 높아



 무증상 단백 이상 질환자가 난치성 혈액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인자가 처음으로 규명되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연구팀은 무증상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Monoclonal Gammopathy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환자가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될 위험을 높이는 5가지 위험인자를 규명하고, 이를 점수화 한 ‘다발골수종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하였다고 2일 밝혔다.

 혈액병원 혈액내과 박성수‧민창기 교수와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한승훈‧최수인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MGUS가 진단된 환자 5,361명을 대상으로 예후를 분석하였다. 

  MGUS은 혈액 속에 비정상적인 단클론 면역글로불린(단백질)이 검출되는 질환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종래 의학계에서는 진단되어도 환자에게 증상이나 병적 증후를 유발하지 않아 바로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동시에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골수 내에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만큼, 매년 약 1%의 확률로 악성종양으로 진행할 수 있어 혈액암 다발골수종의 전구 질환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어 왔다. 

 연구 결과,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MGUS 환자의 악성 진행 위험도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상자 중 345명 (6.4%)이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되었다.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 중 253명 (73.3%)은 실질적인 증상이나 장기 손상이 나타나는 증상성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MGUS 환자의 다발골수종 진행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위험인자는 ▲여성, ▲만성 폐질환, ▲위궤양 질환, ▲당뇨병, ▲비종양성 혈액질환(빈혈, 혈소판감소증 등) 으로 조사되었다. 연구팀은 위험인자를 점수화하고 예측 점수에 따라 환자를 저위험(0-3점), 중간위험 (4-5점), 고위험(7점 이상) 세 그룹으로 분류한 결과, 고위험 환자군은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될 위험이 2.5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함께 진단기술 발전으로 MGUS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지만, 혈액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실질적 도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다양한 진료 현장에서의 조기 예측을 돕도록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R-Shiny) 으로 무료 공유하고 있어, 국민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수 교수는  “그 동안 MGUS로 진단된 환자 중 이번 연구로 밝혀진 위험인자를 동반한 여성 고령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보다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며 “하지만 그동안 의료진들이 환자를 관찰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없어 의료진의 판단이 어려웠는데, 위험인자를 분석하여 개발한 이번 평가 도구로 개별 환자를 보다 면밀히 추적 치료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민창기 교수는 “이번 예측모델은 단일 인자보다는 복합 건강 상태에 기반하여 정량화하므로 진료 현장에 직접 적용 가능한 도구인만큼, 1차 진료기관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어 MGUS 고위험 환자의 조기 식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반의 정량적 분석과 예측도구 첫 개발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아 유럽종양학회 공식 학술지 ESMO Open (Impact Factor=8.3)에 최근 게재되었다.  


조수현 기자 jsh60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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