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케다제약은 지난 14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Beyond Zero Bleeds: Wider vision with deeper insights(무출혈을 넘어: 혈우병 치료의 더 넓은 시각과 깊이 있는 통찰)’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혈우병 A 치료는 지난 30년간 비약적인 의학 발전을 통해 출혈 없는(Bleed-Free) 시대로 나아가고 있어, 이제 출혈 조절을 넘어 혈우병 환자의 장기적인 삶의 질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번 심포지엄은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낮은 골밀도와 관절 건강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하고, 혈액응고 8인자 예방요법과 신체 활동이 골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심포지엄의 좌장은 한국혈우재단 부산의원 박상규 이사장과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진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첫번째 세션에서 한국혈우재단 재단의원 구홍회 원장이 지혈 관리를 넘어 혈우병 환자들의 합병증 예방 및 삶의 질 관리로 나아가는 치료 방향성을 제시하며 혈우병의 치료 목표를 재조명했으며, 두번째 세션에서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소아혈액종양과 한승민 교수가 환자의 관절 및 골 건강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8인자 결핍의 영향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8인자 예방 치료의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한국혈우재단 재단의원 유기영 원장이 골 건강을 위한 신체 활동의 중요성과 운동 중 출혈 위험을 감소시키는 맞춤형 예방요법에 대해 발표했다.
혈우병 치료의 새로운 방향, 지혈 넘어 환자의 장기적 삶의 질 고려 필요
이날 심포지엄의 첫번째 연자로 나선 한국혈우재단 재단의원 구홍회 원장은 혈우병의 치료 목표가 단순한 지혈을 넘어 관절 건강과 동반 질환 관리 등 장기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홍회 원장은 “혈우병 A환자에게 혈액응고8인자 맞춤형 예방요법을 적용하는 경우 무출혈 환자의 비율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며 “효과적인 출혈 관리 덕분에 20세기 초에는 11세에 불과했던 혈우병 환자의 기대수명도 2010년대 이후 65세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구 원장은 “하지만 기대수명 연장에도 불구하고, 2024년 리서치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 수명(QALY)은 여전히 비환자군보다 7년 더 짧으며, 환자가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미세출혈들이 제때 지혈되지 않는 경우, 이로 인해 관절이 서서히 악화되고 골 건강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받는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따라서 혈우병의 치료 목표 역시 관절 건강과 동반 합병증 관리를 통해 동반 질환 예방과 신체적·심리적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전했다.
혈우병 환자의 골 건강, 치료 성과의 핵심 지표로 부상
두 번째 세션에서는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소아혈액종양과 한승민 교수가 골 건강을 혈우병 치료 성과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혈액응고 8인자는 체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 결핍은 여러 경로를 통해 혈우병성 관절병증과 관절 건강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8인자의 결핍은 혈우병 환자의 낮은 골밀도와 높은 골다공증 위험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골밀도가 낮아지므로 사춘기 시절 충분한 골량을 형성하는 것이 낮은 골밀도를 예방하는데 중요하다. 특히, 혈우병 환자는 골다공증에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사춘기 동안 충분한 골량을 축적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체중 부하 신체 활동을 통해 뼈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최대 골량(peak bone mass)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교수는 “혈우병 환자는 출혈과 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반인에 비해 신체 활동이 현저히 낮으며, 운동 부족과 비타민 D 결핍으로 골 건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낮은 신체 활동은 골다공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주요한 요인이며 70% 이상의 혈우병 환자가 일반인 대비 골밀도가 낮은 만큼, 혈우병 환자의 골 건강을 혈우병 치료 성과의 핵심 지표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혈액응고 8인자 제제를 정기적으로 투여하는 예방적 치료를 통해 관절 형성의 정상화를 도울 수 있다. 실제 8인자 예방요법은 치료목표를 혈액응고 8인자 최저 활성도 1~3% 또는 8~12%로 설정한 두 치료군 모두에서 6개월 이내 혈관 기저막 재형성, 관절 활액막염 매트릭스 재형성 등이 관찰되며 관절 건강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관절 건강 개선 위해 환자마다 적절한 신체활동이 필요
마지막 세션에서는 한국혈우재단 재단의원 유기영 원장이 혈우병 환자의 장기적인 골 건강을 위해 주 2~3회 중고강도 신체 활동이 필요하며, 이때 혈액응고 8인자 예방요법이 혈우병 환자의 보다 안전한 신체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세계혈우연맹(WFH) 가이드라인에서도 골량 형성과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젊은 환자들에게 체중 부하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전신 근육량이 증가하면 골밀도가 높아지고, 골다공증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신체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근육량이 1kg 증가할 때 골다공증 위험이 0.74배 감소하고, 제지방량이 1kg 증가할 때 골다공증 위험이 0.80배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원장은 또한 “수영과 같이 체중 부하가 없는 운동은 골밀도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스쿼시·배드민턴 등 중고강도 이상의 운동이 골 형성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국내 연구에서는 청소년이 덤벨과 같은 저항성 운동이나 점프 및 줄넘기와 같은 강도의 운동을 주 2회에서 3회, 5~6개월 이상 지속한 경우 최대 골밀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혈우병 환우들은 운동 강도에 따라 요구되는 8인자 활성도 레벨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중고강도 신체 활동을 하는 경우 개인 약동학(PK, Pharmacokinetics) 기반 8인자 예방요법을 활용해 해당 시점의 8인자 활성도 추정치가 각 신체 활동에 요구되는 레벨 이상으로 유지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스스로를 출혈로부터 보호하는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다케다제약 희귀질환사업부 김나경 총괄은 “이번 심포지엄은 혈우병 치료 목표를 새롭게 고민하고, 출혈 예방을 넘어 환자의 골 건강과 장기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최신 지견을 논의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한국다케다제약은 앞으로도 혈우병 환자들의 더 건강한 일상을 위한 치료 전략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할 것이며, 혈우병 A를 비롯한 다양한 희귀질환 치료에서 더 나은 치료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기여하고자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